앵커 :대규모 채소 재배지인 연포온실농장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선전과 조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노동당 창건일에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대대적인 선전을 이어오고 있지만 북한 농업 전문가들은 실제 이 온실농장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민심을 잡기 위한 성과 부풀리기라는 분석입니다.
천소람 기자가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인 ‘굿파머스’의 조충희 연구소장 그리고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김혁 선임연구원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기자]안녕하세요, 김혁 선임연구원님, 조충희 연구소장님.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온실농장'의 기념 우표 발행, 새집들이 행사 등 연포온실농장 띄우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계속해서 선전하는 이 연포온실농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이익을 줄까요?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김혁]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아예 없다고 이야기 할수도 없습니다. 연포온실농장은 (일반 채소 재배와 비교해) 소규모의 토지를 사용하잖아요. 온실은 사계절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만큼 공간 안에서 효율성이 좋아지는 거거든요. 북한이 과거 남새(채소)를 어떻게 생산했냐면 농장 밭에서 가을에 가을 채소를 심어서 그걸 배급을 줬어요. 그러면 온실보다 훨씬 더 비효율적으로 많은 땅을 활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온실은 그만한 땅을 훨씬 (효율적으로) 식량 생산하는 쪽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효율화가 된' 남새 온실이 가지는 영향은 토지의 활용도를 식량 쪽으로 더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다만, 남새 온실이 생산을 하려면 관련 기반시설들이 잘 갖춰져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남새농장을 준공했지만 실제로 가동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경성에 있던 준평남새농장 같은 경우에도 영향력을 굉장히 집중했는데 준공식이 있고 나서 바로 추진이 되지 않고, 몇 개월 지나 설비가 하나둘씩 갖춰지며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작물이 생산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잖아요. 그래서 2020년(부터 생산을 시작하고 그) 이후부터 생산량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조충희]온실농장 건설로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이 현재 가지고 있는 온실 재배 기술, 온실 재배에 필요한 채소 품종 등을 가지고는 실질적으로 북한 전반적인 식량난에 온실농장이 기여할 수는 없고요. (온실농장을) 연포, 청진, 함흥 지역에 건설했습니다. 청진 지역에 건설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청진에 건설한 온실농장이 실제로 청진시 주민들의 식생활 개선, 식량문제 등에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 걸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온실 자체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온실농장을 짓는다고 해서 주민들의 식량문제가 해결되긴 힘듭니다.

[기자]그렇군요. 잘 활용되면 효과는 크지만, 아직 북한이 제대로 활용하기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김혁]그렇습니다. 기술적인 한계와 재원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온실농장을 연포에만 건설하는 게 아닌 도별로 지으려고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도시가 밀집된 지역 근처에 만들어요. 준평남새농장은 청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도심이 굉장히 많잖아요. 70만 명이 넘는데. 그리고 이번 온실은 함흥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걸 목표로 하는 겁니다. 다음은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도마다 그런 것들을 하나씩 만들어 놓으면 주요 도 소재지에 필요한 남새 공급에 유리하다, 그만큼 전국단위로 따지게 되면 토지를 식량 생산에 활용하는데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온실농장을 유지할 기술도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당국이 왜 이렇게 선전하고 있는 걸까요?
[조충희]김정은 총비서가 집권한 뒤 성과가 별로 없습니다. 미사일, 핵 개발에 집중하고 실질적으로 김 총비서가 집권하며 다시는 허리띠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단 말이에요. 근데 최근 코로나 기간에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고 실질적으로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거든요. 온실농장 건설하는데 최고지도자가 가는 거 자체가 정말 성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기 밖에 갈 곳이 없는 거예요. 피망 2개 들고 좋아하는데, 북한 주민들은 냄새난다고 피망은 잘 먹지도 않습니다. 근데 그런 작은 성과도 김정은의 성과로 부풀릴 수밖에 없는 북한의 사정입니다. 너무나도 성과가 없으니까….

[기자]연포온실농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농장 규모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면적(약 84만평)과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연포농장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김혁]온실 농장 자체가 규모가 굉장히 큰데, 그만한 땅에서 생산되는 채소이기도 하고. 일반 밭에 뿌리는 양과 땅을 이용하는 규모가 완전히 다르죠. 온실농장에서 키우는 생산량만큼 밭에서 키운다고 생각하면, 밭이 엄청 더 커야 합니다. 상당한 많은 규모가 있어야 합니다. 온실농장의 가장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는 수경재배입니다. 수경재배를 위해 영양분을 물을 통해 공급하다 보니 땅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또 그만큼 효율성도 높고, 생산성도 굉장히 빨라집니다. 그래서 온실농장을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중요한 건, 그걸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원료 등을 얼마큼 지원할 수 있고 얼마큼 자동화 시킬 수 있는지는 불명확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말하는 '스마트팜(자동화 온실농장)'이라는 개념 자체는 사실 반자동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람의 손이 필요하고, 사람이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생산성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장점도 분명하지만, 온실농장의 한계도 분명한 듯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식량 문제는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조충희]북한에서 주민들이 식량문제가 해결되려면 채소가 많이 생산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축산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쌀을 적게 먹잖아요. 그런 방식으로 1인당 식량 소비 기준을 낮춰야합니다. 북한이 시도하고 있지만,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식생활 방식을 밀가루 섭취로 바꾸면 상당한 도움이 되고요. 그 다음, 실질적으로 북한이 산이 많아서 지금 가지고 있는 경지면적에서 생산량을 높이는 방식보다는 모자란 건 다른 걸 팔더라도 쌀을 (외부에서) 사 오는는 게 제일 쉽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미사일에 사용하는 그 돈으로 중국 혹은 국제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서 주민들에게 주는 게 실질적인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네, 지금까지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 조충희 연구소장 그리고 김혁 선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