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젊은층도 스마트폰 과사용 탓 디스크 환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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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기자]최근 영국 매체에서 39살 김정은 총비서가 '중년의 위기'를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김 총비서가 술을 마시고, 울고, 외로움에 시달린다는 건데요. 체제 유지에 대한 압박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김 총비서의 '중년 위기',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자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총비서의 나이와 건강에 대한 이슈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총비서가 39살로 곧 40세가 되기에 이런 보도가 나온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중년의 위기'를 살펴보면 '신체 노화에 따른 정서적 변화가 있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보인다'. ' 건강 염려증이 있어 체제 유지에 대한 압박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리고 '과체중을 비롯해 각종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데 부인 리설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자주피우고 과음하는 습관을 끊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점은 실명을 밝힌 한국의 북한 연구자가 '김 총비서가 술을 많이 마신 후 우는 등 아주 외롭고 압박받는 상태'라고 전언하고 있다는 건데요. 북한 최고지도자의 일상, 예를 들어 술을 마시는지, 우는지, 외로운지 쉽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근거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는데요. 북한 최고지도자의 일정이나 동선도 완벽한 통제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개석상이나 매체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최고 지도자의 건강 상태와 연관 짓는 건 논리적인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총비서가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에 대해 건강염려증, 후계 구도 문제 등이라고 하는데요. 이것보다 국가 경영 및 경제 문제, 국방 관련 문제가 오히려 북한 최고 지도자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년의 위기라고 말했는데요. 이것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사실 40대가 중년이 아니죠. 실제 정치권에서 40대는 청년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현재 신체적 나이와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나이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달라진 게 사실입니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기자] 2023년 새해를 맞아 김정은 총비서가 또 딸을 미사일 참관 현장에 데리고 나왔습니다. 보건 의료적인 측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경수]저는 김 총비서가 작년 말에 딸을 대동한 것을 보고 단순히 한 번 보여주기식이 아닌 꾸준히 앞으로 데리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화적인 이미지를 통해 이미지를 중화시키는 의도가 있고 북한의 출산율, 가정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번에도 북한의 출산율과 가정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가 열렸는데요. 이 아이들에게 준 선물이 화제가 됐습니다. 일본 시계를 줬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에 대해 국가 최고지도자가 다독여주고 쓰다듬어주고 자애로운 모습을 보여준 거죠. 최고지도자가 아이들이 국가의 미래라는 것을 주입하며 그 아이들은 이에 대해 화답하는 상황과 김 총비서가 딸을 종종 데리고 나오는 모습을 노출하는 게 연관성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 북한 내부 상황을 봐도, 결혼한 가정에서 2명 이상의 아이를 가지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요. 최고지도자는 자신과 딸의 모습을 보여주며 가정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인자한 아버지라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북한 보건 당국이 올해 의약품 및 의료기구 보급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듯합니다. "지금 실정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자체로 생산 보장하면서 필요한 의약품의 소요를 원만히 충족시킬 수 있는 대책들이 강구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체 생산뿐만 아니라 필요시에는 해외 수입 등으로 조달하겠다고 해석이 되는데요. 눈여겨 봐야 할 점이 있을까요?

[안경수]북한은 작년에 코로나 비상 상황을 공개하고 (의료체계를) 바꿨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의약품과 의료기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보장하는 문제는 강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자체 생산을 보장하면서 의약품의 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킬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자는 건데요. 북한은 아무리 자체적으로 생산을 보장하자는 말을 해도 결국, 해외 또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점을 인정하는 것보다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그렇군요. 또,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아동 영양결핍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탁아소, 유치원 어린이들을 연령별로 영양학적으로 성장, 발육시키기 위한 사업을 책임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는 느낌을 받는데요. 국제사회를 의식한 발언일까요?

[안경수]국제, 국내를 다 의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 출산율과 가족 문제가 연관돼있는 겁니다. 아이들이 영양학적으로 잘 성장해야 하고, 잘 발육시키기 위한 사업을 책임지고 해나가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꾸준히 언급되고 있지만, 올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 이유는 출산율과 가족 문제를 북한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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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금수강산 잡지 2023년 1월 10일 자 기사 캡처. / 안경수 센터장 제공

[기자]최근 북한에서 발간된 잡지에 평양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주목할만한 내용이 실렸다고요?

[안경수]올 1월에 발매된 금수강산이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한 의사의 홍보 기사가 특집처럼 소개됐습니다. 평양의학대학 척추 및 아동 행동 발달장애 치료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이 의사가 평양의학대학병원 회복 치료과에 배치돼 척추 질환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 중에 시술로 치료할 수 있는 여러 척추 질병을 교정 치료로 얼마든지 완치시킬 수 있다고 논증했다고 합니다. 약물, 온열, 수술, 광천 치료 등을 체계화해서 수술 뿐만 아니라 비수술 치료를 통해 척추 관련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홍보성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의미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로 이렇게 북한에서 발행되는 공식 매체에 특집 기사 형식으로 실리는 북한 의료인에 대한 기사는 수요와 필요에 의한 일종의 광고, 홍보 효과 기능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북한에서 이 척추 관련 질병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서 언급된 척추 질병이 즉 허리 디스크인데요. 허리 디스크 관련 질병 환자가 많다는 걸 보여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점이 중요한데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서구 쪽은 원래 이 척추 관련 디스크는 노화 질병으로 구분되곤 했잖아요. 하지만 현대 사회가 되며 20~30대 환자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죠. 컴퓨터를 장시간하고, 스마트폰을 장시간 이용하면서 이 디스크 질환이 많아지는데, 북한도 세계적인 추세와 마찬가지로 이런 척추 관련 디스크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