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한 손전화기(휴대전화) 사용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면서 이제 손전화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습니다.
편리함과 신속성을 앞세워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손전화는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북한 사회에 미칠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지만, 사용 기능과 범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RFA 심층 보도: 북한 손전화 급증] 오늘은 첫 번째 '폐쇄 사회의 빗장을 여는 열쇠' 편으로 북한 손전화의 사용 실태와 북한 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생활의 일부분이 된 북 손전화
- 신의주 여성 "이미 가질 사람은 다 가져"
- "손전화 저장 번호 100여 개는 된다"
- 북부지방 남성 "휴대전화 없을 때 어떻게 살았나 싶어"
[현장음: 중국 단둥 시내]
북∙중 교역의 최대 거점 도시인 중국 단둥시.
가슴에 김일성·김정일 휘장을 단 북한 주민 가운데 자연스럽게 손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중국 세관에서 물량과 도착 시간 등을 확인하거나 지인과 연락하는 수단으로 손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매우 익숙한데, 이들은 북한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입니다.
북한에서 손전화 사용인구는 최소 300만 명으로 이제 손전화는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단둥에서 중국 손전화로 북한 신의주에 사는 여성과 직접 영상통화를 시도해 북한 내 손전화의 사용 현황을 들어봤습니다. (북한 여성도 중국 손전화로 영상통화에 응했습니다.)
자신을 40대라고 밝힌 이 여성은 현재 손전화를 가질 사람은 다 가졌다며 이제 손전화가 없으면 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주로 장사할 때와 지인과 연락할 때 손전화를 사용한다는 이 여성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가 100여 개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요즘 북한에서는 손전화기를 얼마에 살 수 있나요?
[신의주 여성] 200달러부터 1천 달러까지 나왔습니다. 손전화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다 가졌고, 최신 전화기가 나오면 젊은이들 가운데 자기 전화기를 팔고 새 전화기를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는 손전화를 어떤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합니까?
[신의주 여성] 장사 목적, 연락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장사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막대전화기를 사용합니다. 터치가 아닌 것. 대체로 그 전화를 사용합니다. 처녀 총각들은 액정을 사용하죠. 자기 수준의 평가를 위해서.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북한 북부 지방의 한 남성도 손전화의 사용으로 생활이 아주 편해졌다며 이전에 없을 때는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합니다.
손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는 50~100명으로 장사를 위한 연락 수단으로써 가장 많이 사용하고, 경제 활동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이 남성은 설명했습니다.
2014년까지 양강도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했던 탈북 여성 이선화(가명)씨도 앉은 자리에서 전화 한 통으로 물건값과 물량을 알아보고, 서비차(서비스 차량, 택배 차량) 운전사에게 배달을 부탁해 물건을 받을 정도로 손전화는 경제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선화(탈북자)] 저는 앉아서 장사해야 하는데 물건을 채워야 하잖아요. 그럼 전문적으로 서비차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차가 몇시에 가니까 물건을 얼마에 몇 개 해달라고 이야기하면 운전사에게 돈을 주고 물건을 받는 거예요. 그렇게 손전화를 쓰는 거죠.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물건값을 알아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그렇게 사용하죠.

북 손전화의 주요 사용기능은 통화와 문자
- 북한 돈 150원 내면 한 달에 음성통화 200분∙문자(통보문) 20개
- 음성 메시지와 영상통화도 가능
- 사진∙동영상 전송 가능하지만, 등록 절차 필요하고 요금도 비싸
- 손전화 사용료 전송 방식으로 송금도 할 수 있어
북한 주민이 주로 사용하는 손전화의 기능은 음성통화와 문자입니다. 북한 돈으로 150원($0.018)의 이용료를 내면 한 달에 200분의 음성통화와 20개의 문자(통보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을 사용하고 싶은 사람은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데, 문자 서비스는 아직 널리 사용되지 않는 추세입니다.
한 번에 30초까지 녹음할 수 있는 음성메시지와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영상통화도 추가 요금 없이 할 수 있습니다.
손전화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려면 '체콤'이라는 손전화 봉사소에 등록해야 합니다. 요금도 비싸고, 제약이 많다 보니 사진과 동영상 전송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북한 현지 주민의 말입니다.
기자: 사진 전송은 가능한가요?
[신의주 여성] 가능하긴 한데 '체콤'이라는 가장 큰 손전화기 봉사소에 가입해야 쓰게끔 되어 있습니다. 가입된 사람만이 주고받을 수 있는데, 전화비가 많이 나가니까 사용을 잘 안 합니다. 가입도 잘 안하고요. 연락 위주로만 (손전화를) 쓰지요.
연령층에 따라 사용하는 손전화의 기능도 다릅니다. 2017년까지 함경북도 청진에서 손전화를 사용한 20대 탈북자 김진우(가명) 씨는 북한 젊은이들이 멋을 부리기 위해 최신형 손전화를 구매하고, 이성간 교제나 게임, 백과사전 검색 등에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우(탈북자)] 맵시를 부린다거나 멋으로 최신형을 써요. 남들에게 멋있게 보이잖아요. 저는 한달에 돈 150원을 내면 음성통화 200분에 문자메시지 20개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여자친구와 통화하면 모자라거든요. 게임은 많았고요. 인터넷이 안되는 대신 백과사전을 썼습니다. 공부할 때 모르는 것은 백과사전을 써요. 자본주의를 검색하면 자본주의 사상이 나오고요. 현재 인물에서 한국 대통령에 관해서도 다 나왔습니다. 백과사전이 좋더라고요.
손전화 사용료를 이용한 송금도 가능합니다.
돈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손전화 사용료를 원하는 만큼 충전해 보내면 받은 사람이 이를 현금화할 수 있는 겁니다.
2017년까지 평양과 양강도에서 손전화를 사용했던 탈북자 김진성(가명)씨도 돈을 송금할 때 손전화를 많이 이용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성(탈북자)] 저는 돈을 보낼 때 많이 썼어요. 여기서 돈을 주고 전화를 걸어 어디 가서 받으라고 하면 돈을 갖고 오는 거죠. 또 손전화끼리 전산으로 전송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전화기에 1만원을 넣는 겁니다. 손전화끼리 전산으로 전송이 가능하거든요. 그러면 장마당에 휴대폰 191, 195라 쓰인 손전화 가게가 있는데, 그곳에 가면 돈을 빼서 현금으로 주는 겁니다.
한국의 대북 매체인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북한 손전화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과 서비스의 범위가 다양하다고 분석합니다. 음성 통화 외에 다른 기능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일반 주민부터 온라인 송금과 앱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소수 부유층까지 있다는 겁니다.
[이광백 대표]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배달 앱을 이용하는 사람도 소수 있을 것이고, 통화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일반적인 주민도 있는 것이죠. 사진과 동영상 전송∙문자 서비스도 있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사용하기 부담스러워 일반 주민은 기능조차 모르거나 안 쓰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진을 찍어서 주고받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손전화 사용자 "경제 활동과 정보 전달에 큰 도움"
- 북한에서 손전화 사용 경험 탈북자 126명 설문조사
- 연령대 낮을수록 최신형 스마트폰 사용하고, 저장 번호 많아
- 주요 사용 목적은 '연락수단'과 '경제활동'
- 손전화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로 '장사에 도움', '정보전달', '생활의 편리'

자유아시아방송은 한국의 탈북자 정착 지원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과 함께 북한에서 손전화를 사용해 본 탈북자 126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응답자들이 북한에서 사용한 손전화의 기종은 터치형 스마트폰(68명)이 음성통화 중심인 일명 막대기폰(58명)보다 많았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손전화에 저장된 연락처가 몇 명이었느냐는 질문에 '50명 이하'라고 말한 응답자가 74명이었지만, 각각 '50명~100명'이 32명, '100명~150명'이 11명이었고, '150명 이상' 저장돼 있었다고 답한 탈북자도 9명이나 됐습니다.
[신미녀 대표(새조위)]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가 몇 명이냐는 질문에 적게는 2~3명도 있었지만, 100~150명이 된다는 답변에 깜짝 놀랐어요. 그 정도는 사회생활을 많이 해 본 사람이잖아요. 이번 조사에서 30대의 저장 번호가 많았다는 점, 또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많이 이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손전화 사용의 가장 큰 목적은 주로 '연락수단'(66명)과 '경제활동'(63명)이었으며 사진∙동영상을 찍거나 오락∙영화감상에 이용했다는 응답도 소수 있었습니다.
손전화가 북한 사회에 가져온 획기적인 변화와 역할을 묻는 말에 '장사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71명) '정보전달'(57명)이 뒤를 이었으며 앞으로 손전화가 북한 사회에 미칠 영향에서도 '경제활동'과 '정보전달', '생활의 편리성'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또 응답자들은 부연 설명에서 손전화가 시장 가격의 정보를 공유하거나 손님 예약을 받고, 물량과 물건의 이동을 확인하는 등 경제 활동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 점을 압도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한국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서소영 연구원도 손전화의 확산이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간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서소영 연구원] 실제로 탈북자의 증언을 살펴보면 손전화로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이 상거래였습니다. 지방 간 상거래는 물론 물건의 수요, 가격 차 등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어서 내부 시장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 이동통신 가입자의 증가 배경은?
- 손전화 사용자 최소 300만에서 최대 600만 명 추정
- 개인이 이동 통신 수단 가지면서 편리함과 신속성에 매료돼
- 당국이 정책적으로 손전화 사업 장려한 것도 이유
- 한 사람이 2~3대의 손전화 보유하기도
북한에서 손전화 사용자는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08년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지난 2월, 북한의 손전화 보급률은 약 15%로 3백만 명까지 늘었다고 밝혔지만, 최대 600만 명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에서 손전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보급∙확산한 배경으로 개인이 통신수단을 가졌다는 편리함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개인이 어디든 가져갈 수 있는 통신수단을 한 번 사용하면서 필수품이 되어 버리는 거죠. 한 번 갖게 되면 포기할 수 없는 겁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생활에서 정말 편리하니까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탈북자 이선화 씨도 북한에서 처음 손전화를 가졌을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이선화(탈북자)] 처음에는 신기했죠. 그 전에 체신소에 가서 유선으로 전화할 때 한 번 통화하려면 줄을 서고 통화했는데, 손전화로 걸어가면서 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한 거예요.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선임연구원은 손전화의 사용범위와 계층이 넓어지고, 북한도 이를 정책적으로 활용하면서 확산단계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교통과 정보의 공유가 발달하지 못한 북한에서 손전화는 이를 극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력을 제공했고, 이는 다시 북한의 국가 경제에도 도움을 주면서 손전화의 확산을 불러왔다는 것이 이 선임연구원의 분석입니다.
[이춘근 선임연구원] 북한은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고, 지역 정보 수집이 아주 어려워요. 정보를 입수해서 가져가면 상당한 차익이 생긴단 말이에요. 손전화를 활용해 장사하니까 수익이 많이 올라가더라는 거죠. 이것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국영기업이 이를 판매해 달러로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좋은 것이고, 국가가 이를 세금으로 회수해 가져가면 경제가 잘 돌아가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손전화가 급격히 확산했다고 보는 거죠.

북한 손전화의 시작번호는 크게 191과 195가 있습니다. 평양에서는 191, 지방에서는 195를 사용하는데, 애초 191번호의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195번호가 생겼습니다.
191로 시작되는 손전화는 지방에서 제한이 심해 며칠 동안 사용이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또 191번호의 전화기로 195번호에 전화를 걸면 받은 사람도 비용을 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단둥 시내의 손전화 수리점에서 일하면서 북한을 자주 오가는 한 기술자는 이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대의 손전화를 소유하게 된 것도 이동통신 가입자의 증가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휴대전화 수리점 직원] 북한 사람이 손전화를 많이 써요. 우리 집도 두 사람이 세 개를 쓰는걸요. 신의주에 오면 191과 270부터는 차단을 먹는단 말이에요. 한 주일 동안 막아놓는단 말이죠. 제가 원래 쓰던 261체계는 전국 각지를 다녀도 차단을 안 먹는단 말입니다. 나는 또 195체계로 쓰는데, 전화하고 장사하려면 이것도 사서 3개를 쓰죠.
[김진성(탈북자)] 평양은 앞번호가 191이 많아요. 지방은 195. 처음에 저도 191로 시작했는데, 전화기가 많아지면서 195가 나왔고, 지방은 전부 195를 썼습니다. 191이 지방에 내려오면 로밍이 됩니다. 제한을 받는 거죠. 지방 사람이 191번호의 손전화를 갖고 있으면 일주일, 열흘 간격으로 제한을 받는 거죠. 그래서 195를 같이 갖고 있는 때가 많습니다.
북 손전화 보급이 경제적 확장성 제공
- 개인이 휴대전화 판매와 서비스 제공
- 전화기 수리, 송금 대행, 앱 프로그램 개발 등 새로운 사업 생겨나
- 손전화로 할 수 있는 영역 계속 확장하기도

'아시아프레스'가 2018년 12월 말, 북한에서 조사한 손전화기 기종과 가격입니다.
체콤 기술합영회사가 만든 '평양' 전화기와 아리랑 공장에서 만든 '아리랑' 전화기 외에 막대기폰이라 불리는 T95와 퉁퉁이폰이라 불리는 F107까지 다양합니다. 이 밖에도 북한에는 20여 기종의 손전화기가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봉사소 가격과 개인 판매 가격이 다른 것도 눈길을 끕니다.
[이시마루 지로] 조사 내용을 보면 국영기업소, 봉사소보다 개인 거래가 조금 더 비쌉니다. 그래도 장사가 되는 것은 봉사소에서 공식 판매를 하는 것보다 편리하고 서비스가 좋거나 수속을 빨리해주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개인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죠. 이 같은 이중 시스템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북한 시장경제의 발전과 확산을 생각할 때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 손전화의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사업이 생겨나는 경제적 확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송금과 수리,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과 설치 등으로 새로운 일감이 많이 생겨났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김흥광 대표] 자기 손전화에 사용료를 충전해서 상대방에 전송해요. 송금이 이뤄지는 과정이라는 거죠. 손전화가 많아지면서 수리소들이 서비스를 해야 하잖아요. 또 재미있는 앱을 깔아준다든지, 고장 났을 때 수리를 해준다든지…손전화가 많아지면서 일감이 많아졌을 겁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도 최근 발견한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북한 스마트폰은 전자서명을 거치지 않고서는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 없는데, 이를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본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또 시청 기록을 삭제하는 프로그램도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손전화의 확산과 보편화에 따라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이광백 대표] 스마트폰으로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봤다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죠. 그 프로그램을 누가 만들었느냐? 북한 내부에서 만든 것이었어요. 이런 식으로 북한 내에서 이동통신을 둘러싼 민간경제 영역의 활성화, 산업화가 불가능하진 않겠죠. 또 간단한 수리는 민간이 훨씬 쉬울 테고,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손전화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늘어났습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손전화 프로그램은 북한이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손전화로 요금을 부과하는 체계나 전자 결제를 할 때 보안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특허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소영 연구원] 과학기술 자료를 검색하고 열람하거나 당국이 북한 주민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는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활용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2017년부터 만물상이란 프로그램은 평양 주민을 중심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 같고, 실제로 활용했다고 언급하는 분도 있었고요. 북한의 특허 동향을 살펴보면 요금 부과체계나 손전화를 통해 전자 결제를 할 때 보안 강화나 안정성을 제공하는 특허들이 2017년부터 보이더라고요.
이처럼 손전화의 빠른 확산은 북한 주민의 생활과 사회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편리함과 신속성을 동반한 정보의 공유와 확산은 북한 주민의 경제와 사회 활동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줌은 물론 일상생활과 문화적 측면에도 재미와 유익을 더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여전히 한계는 있지만, 북한 손전화가 삶과 환경을 바꿔놓은 것은 인정합니다. 또 제한적이지만 개인에게 통신의 자유를 허용함으로써 시장경제의 활성화와 북한 사회의 변화를 촉진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이광백 대표] 스스로 먹고살아야 하는 자기 생존, 장마당 시대를 살면서 누군가와 거래하고 통신하는 것이 경제활동의 기본적인 시스템이 됐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통신이겠죠. 시장경제의 활성화가 통신사용의 양을 늘리게 되고, 그 통신이 북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의미가 더 가속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춘근 선임연구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식경제, 전문과학기술 인재화란 말도 쓰고 있고, 국제적인 추세에도 잘 맞습니다. 북한에서도 잘 보는 것 같아요. 그런 차원의 국가발전에서 휴대전화의 역할도 잘 보리라 생각하고요. 다만 통제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넘어서는 것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인정하고...
이미 손전화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북한 사회.
개인 통신 수단으로서 손전화가 지닌 기능으로 북한 사회와 주민의 생활에 가져온 변화와 영향력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