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두 차례 미사일 발사, 사전 계획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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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반도 톺아보기'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5일 시험 발사 성공한 뒤 김 총비서 초대해 또 발사한 듯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기자>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엿새 만에, 또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쏘아 올렸습니다. 2022년이 시작된 지 2주도 안 돼 벌써 두 번째입니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담긴 북한의 의도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과) 너무 비슷한 미사일을 6일 만에 또 발사했다는 건 이해하기 좀 어려운 부분인데요. 보통 미사일의 문제점을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분석한 후에 다시 발사하니까 (미사일 재발사까지) 몇 개월이나 필요합니다. 그리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총비서가 극초음속미사일을 연구개발한 중심 일원을 평양에 있는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 초대해 기념사진도 찍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제가 느꼈던 것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 내부를 강하게 의식한 행동이 아닌가'라는 부분입니다. 북한이 작년에 새로운 5개년 경제발전계획도 시작했는데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유엔 대북제재나 국경 폐쇄 조치때문에 경제 분야의 안 좋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죠. 그 사이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필요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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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1일 김정은 총비서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가운데 TV화면에 “극초음속미싸일 시험발사계획”지도가 보인다. /AP

그리고 이번 보도를 보면 김 총비서나 극초음속 미사일 연구 개발의 중심 일원들이 하루 만에 자강도에서 평양까지 이동했다고 합니다. 보통 일반 시민에게는 하루 만에 이동하기 어려운 거리거든요. 북한은 철도도 정리되지 않았고요. 그건 최고 지도자와 미리 이동을 준비해왔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11일 미사일 발사도) 며칠 전부터 계획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처음부터 두 번 발사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지난 5일에 미사일 발사를 연습하고 성공해서 확신을 얻어낸 후에 지난 11일 다시 김 총비서를 초대해서 발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계획"이라는 미사일 궤도를 표시한 지도가 나옵니다. 북한은 지상 감지기밖에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궤도를 관측하지 못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성과를 과시하고 싶었구나'라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5일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다시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기 위해서 11일에 미사일을 재발사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사람이라면 만약 5일에 발사한 미사일이 실패했는데, 불과 6일여 만에 최고 지도자 앞에서 또다시 실험하자고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5일에 발사하고 그 성공 하에, 11일에 최고 지도자도 초대해서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비서 , 사진 통해 건강이상설 견제

<기자>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등장했고, 김 총비서의 뒷머리도 강조됐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같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은 가죽 코트가 아닌 다른 간부와 똑같은 외투를 입고 있었습니다. 지난달에 열렸던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승진했다는 보도는 없었지만, 김 총비서의 최측근으로서 중요한 정치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동시에 김 총비서와 같은 가죽 코트가 아닌 다른 간부들과 같은 디자인의 외투를 입고 있었다는 건 김여정 부부장에 대한 당이나 일반 시민 일각에서 나온 반발을 신경을 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보도에서 재미있는 것은 7장의 사진 중에서 4장에 김 총비서가 등장하는데, 그 4장 중 3장은 김 총비서 뒷머리를 강조한 사진이었습니다. 이것은 아마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된 사진에 김 총비서 뒷머리에 반창고의 흔적들이 확인되고 나서 건강 불안설이 다시 나온 것에 대한 견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진 중에는 재떨이도 있는데, 이번 보도를 통해 북한은 김 총비서의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그런 의도가 담겨 있는 사진이었기 때문에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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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1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KCNA)가 12일 보도했다. 오른쪽 아래에 김정은 총비서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재떨이가 놓여있다. /AP

<기자>이번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데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공개회의 직후 발사됐다는 점에서 안보리 회의에 대한 반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물론 북한은 유엔의 제재 결의에 위반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상, 국제적인 영향을 당연히 의식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는 미국이나 한국, 일본, 유엔 같은 표현은 없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미사일발사계획) 지도가 나와 있는데 거기서도 일본, 한국, 미국 표시는 없었습니다. 물론 북한은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이중 기준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의식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발사는 북한 대외 관계보다 국내 관계를 강하게 의식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방발전전람회서 선보인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

<기자>그런데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 외형이 지난 10월 국방 전람회에서 공개한 미사일과 유사하다면서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작년 9월에 발사한 미사일은 상단부에 붙어있던 날개가 사다리꼴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 나온 미사일과 이번 달에 발사한 두 발의 미사일 모두 날개가 삼각형 모양이었습니다. (다 비슷하다는 것은) 똑같은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북한으로서는 국방발전전람회서 전시한 무기는 모형이 아니고 다 사용 가능한 무기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노림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북한은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전시한 여러 가지 미사일을 앞으로도 계속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도 이렇게 선전·선동하면서 유엔이나 국제사회가 위협을 느끼도록 연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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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5일 발사한 미사일(상)과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 전시된 미사일 (하) 이다. /Reuters

, 패럴림픽도 불참할 듯

<기자>한편, 북한이 최근 베이징 올림픽 불참을 공식화했습니다. 그 배경과 북·중 관계 전망을 짚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에 조선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이 중국 올림픽위원회에 베이징 올림픽 불참을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중국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손상하기 위한 비열한 행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철저히 배격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선올림픽위원회는 중국과의 왕래를 강화하면서 이번 조치가 북·중 관계와 관계없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만큼 북한은 신종 코로나 비루스 방역 조치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패럴림픽에도 북한이 선수단을 보내는 것은 없으리라 생각하고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는 북경에 나와 있는 북한 대사가 참가하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북한은 외교적 보이콧을 비난하면서 중국 입장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어서 앞으로 더 중국에 접근하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작년과 똑같이 봄에 예정된 모내기 전투 전에 긴급 비료 지원을 요청하려는 움직임도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일본의 '전수방위에서 적극방위', 다시 수면 위로

<기자>일본과 미국이 최근 (7일) 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일본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렸습니다. 일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의 추진 가능성,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기시노 부오 방위상이 11일에도 이른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도 포함해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하면서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본에서는 "적기지 공격 능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이동식발사대를 200대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여러 가지 이동식발사대나 탄도미사일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정찰위성이나 고도정찰기술을 다 사용하더라도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을 사전에 다 탐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지금 중국과 맞대결하는 것이 어려우니까 북한 때문에 적기지 공격 능력을 확보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진짜 위협은 중국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가진 수많은 탄도미사일과 위성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일본 정부의 적기지 공격 능력으로 사실상 막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적이 일본을 공격할 경우 일본이 입은 피해와 똑같은 규모의 반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일본은 올해 말에 개정되리라 예상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 중 일본이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전수방위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기자>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