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연합훈련 중 전투기 출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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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북 , 10년 전처럼 미군 기지 사격용 전투기 출격할 수 있어"

<기자>북한은 9일부터 14일까지 6일간 세 차례에 걸쳐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전략순항미사일 총 10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모두 요격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한국군은 이에 대응한 'SM-6' 함대공 요격미사일과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를 구입했는데요. 이러한 한국군의 안보 강화 정책을 북한도 예상했으리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SM-6'는 이지스함 탑재용 탄도탄요격미사일인데요. 요격 고도는 35km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SM-6를 도입한 것은 요격고도 30km부터 150km를 수비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설인 사드를 강화하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F-35A'도 이미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은 이 정도의 한국군 방위력 강화는 당연히 예상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를 돌파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이동발사대뿐만 아니라 터널 근처에 있는 고속도로나 철도, 호수 등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한국군이 사전에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것을 막으려는 노림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6발을 발사했는데요. 이는 한꺼번에 대량 미사일을 발사해서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무력화시키려는 포화공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변칙 기동을 할 수 있는 미사일이나 극초음속활공비행체(HGV) 등을 개발하려는 것도 한국 미사일 방위를 무력화시키려는 노림수가 있습니다. 북한은 앞으로도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를 무력화시키려 여러 가지 군사 도발을 계속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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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assault drill in North Korea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서부전선의 중요작전임무를 담당하고있는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0일 보도했다./Reuters (KCNA/via REUTERS)

<기자>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7일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의 시험발사에 군사적 대응이 따를 경우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며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 태세에 있다"고 밝힌 바 있죠. 즉, 연합훈련 동향에 따라 북한의 세세한 대응이 예상되고 있는데, 훈련은 아직 일주일여간 남았습니다. 북한이 강도 높은 도발을 계속하리라 전망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3월 7일에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격추하려고 시도하면 선전 포고라고 생각한다"는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의 군사 도발을 예고한 의미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기억하는 북한 소식통 말로는 2013년 4월 12일 동해 쪽 북한 공군기지에서 전투기가 출격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제1비서였던 김정은 총비서가 3월 29일에 "미군기지를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도록 사격 대기 상태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2013년 4월 초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을 동해 쪽으로 이동시키고 미군도 이지스함을 한반도 근처에 파견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4월 7일 미사일 발사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미사일 파괴조치명령을 지시한 바 있고요. 일본 정부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2013년 4월 12일 항공자위대 레이더는 북한 동해 쪽 기지에서 몇 대의 비행기를 포착했다고 합니다. 원래 패턴과 다른 행동이었고, 북한 비행기들은 직진으로 일본 영토로 다가오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항공자위대 고마쓰 기지에서 F-15 전투기 두 대가 비상출격(스크램블·scramble)했고요. 그런데 북한군은 갑자기 비행기 방향을 북쪽으로 반전시켜 일본 영공에 침범하지 않았고 F-15와 북한군 기의 접촉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발견됐던 비행기는 북한 공군 477부대에 소속된 미그-23 전투기 11대라고 했었습니다. 그때 목표는 재일 미군 요코스카기지였다고 하고요. 미그-23의 한정 거리는 2천 km 정도이었기 때문에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자폭 공격을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북한 미사일이 요격당하는 경우에 요코스카에 있는 미군과 해상자위대 함정을 공격해야 한다"고 명령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사일은 무사히 발사됐고 일본과 미국도 요격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출격은 취소됐다고 합니다. 477부대 기지에는 그 당시 작전을 기념해 미그-23이 비행하는 상황을 재현하는 기념탑도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이러한 행동을 갑자기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의 감지 기술 부족으로 정찰기와 공군기 충돌 위험도

<기자>체제를 지키는 것이 우선인 북한에, 도발에도 상한선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도 강경한 입장인 가운데 북 도발 수위는 어느 정도까지 고조되리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예전에 제가 만났던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었던 데이비드 스트로브는 "북한은 절대 자살 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나 트럼프 정권 때 계획된 '블러디 노즈(Bloody nose·코피) 작전' 같은 경우에도 북한은 유화 정책을 취했습니다. 2013년 사건도 만약 북한의 미그 전투기가 정말 요코스카 미군 함정을 공격했으면 북한은 전면 공격을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향후 ICBM 발사나 공군 훈련도 하리라 생각하지만, 한미연합훈련 부대의 방향으로 발사하거나 근처에서 훈련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 신경 쓸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한미 연합훈련의 군사 활동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발적으로 충동할 가능성도 높아질 거로 생각합니다. 북한군은 감지력도 약하고 조기경계위성이나 고고도 정찰기도 없습니다. 따라서 한미 연합군의 행동을 100%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미국의 무인 항공기와 러시아 공군기가 접촉한 사건과 똑같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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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딸 '주애'와 전술유도무기 훈련 참관…南군비행장 겨냥 김정은 총비서는 9일 서부전선의 중요작전임무를 담당하고있는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둘째 딸 '주애'도 훈련 현장에 동행했다. 훈련 현장에서 김 위원장은 "언제든 압도적으로 대응하고 제압할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키워나감으로써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충돌위험을 철저히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 (나경근/YNA)

<기자>한편, 김정은 총비서는 화성포병부대 화력 훈련에 딸 김주애와 또다시 동행했습니다. 김주애 등장에 북한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재등장했는데요. 이번 동행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김주애는 거의 군사 부문 활동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군이 모든 것보다 우선한다'는 선군정치의 부활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과거 당 중앙위원이나 정치권에서 수많은 군인을 배제하고 노동당이 주도하는 정치를 지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식량 생산능력과 외화가 줄어드는 상황에 김 총비서는 권력 기반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주애를 동행시키는 것은 '북한군이 김정은 총비서뿐 아니라 로열패밀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이러한 사진을 보는 북한 사람들은 군이 지켜야 하는 것은 원래 나라와 주민들의 삶과 재산인데 왜 로열패밀리만 지키려는 건지 의심스럽게 보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군이나 로열패밀리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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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Suk Yeol, Fumio Kishida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022년 11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 (Vincent Thian/AP)

"한일 정상회담서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 정상화 논의될 듯 "

<기자>오는 16일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직접 만나 한일 관계 강화에 대한 논의를 가질 예정인데요.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북한에 대응한 안보 분야 협력 강화 방침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이 논의되리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하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정상화하는 문제입니다. 일본, 미국, 한국은 작년 세 나라 정상회담 때 발표한 공동 성명에 의해 세 나라가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협의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군의 조기경계위성으로 탐지하고, 이를 미 본토뿐 아니라 한국 오산 주한미군 기지와 일본 요코타에 있는 주일 미군 기지에 동시에 정보를 보내게 됩니다. 이를 한국군, 미국군, 일본군도 공유합니다. 그런데 한일 지소미아가 불완전하면 미국 위성이 탐지한 정보를 미국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지만, 한국과는 못 한다는 말입니다. 한국 위성이 탐지하는 정보도 일본과 실시간으로 공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일 지소미아가 정상화되면 어떤 방향으로도 세 나라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세 나라는 앞으로 정보공유뿐 아니라 공유한 정보를 토대로 공동 격추 체제를 구축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미사일에 대해서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합니다.

<기자>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