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반도 톺아보기'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기자>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최근 2차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화성-17형'의 동체를 이용한 성능 실험으로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ICBM격인 화성-17형의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먼저 현재까지 파악된 화성-17형의 특징부터 짚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12일 무기 전람회에서 공개된 미사일입니다. 그때 화성 17형에 탑재했던 이동 발사대는 한 바퀴에 11개의 타이어가 있었고, 세계 최대 규모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 발사대라도 한 바퀴에 8개 타이어밖에 없거든요.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화성-17형이 대규모 미사일인 것은 엔진에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화성-17형의 외관은 미국의 '미니트맨' 미사일이나 중국의 '둥평-31' 같은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과 달리 1960년대나 1970년대쯤에 구소련이 배치했던 오래되고 낡은 ICBM과 가장 비슷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화성-17형은 북한이 2017년 3월 개발에 성공한 백두산 엔진 4개를 탑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두사 엔진은 우크라이나 국영 기업이 1960년대에 개발한 'RD-250형' 엔진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반세기도 전에 개발된, 오래된 엔진이라서 기체가 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북한이 2017년 5월에 시험 발사해 미국 괌을 공격할 수 있다고 했던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은 백두산 엔진 1개, 2017년 11월에 발사한 ICBM '화성-15형'은 백두산 엔진 2개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화성-17형이 너무 크고 위험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사실은 오래된 미사일입니다.
<기자>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북한이 오전 9시 반쯤 순안 일대에서 미상 발사체 발사하였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이달 5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정찰위성이라 주장했지만,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고 지난달 27일 공개한 사진도 해상도가 매우 낮아 군사정찰용이 아닌 탄도 미사일 개발이 목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랐는데요. 북한의 최근 잇단 시험 발사는 어떤 노림수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은 16일 실패한 시험 발사까지 포함해 총 3번 시험했습니다. 북한은 과거 6차례 위성 운반 로켓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는데 이번처럼 예비 시험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실제로 16일 시험은 실패했는데 미사일 자체의 불안정한 부분이 있어서 예비 시험을 되풀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시험 간격이 너무 짧다는 점이 좀 눈에 띕니다. 그러니까 두 번째 시험은 첫 번째 시험으로부터 6일 후, 그리고 세 번째 시험은 두 번째로부터 12일 후에 진행됐다는 말입니다. 군사 전문가 말로는, 한 번 시험에서 실패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고, 개선하기 위해 보통 수개월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2017년 채택된 대북 유엔 결의에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원유 수입 제한을 더 강화한다고 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예비 시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물리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북한이 위성 운반 로켓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유엔 결의 중 제재 강화 조항에 반대할 수 있는지 아닌지 그리고 미국이 어떻게 판단할 건지를 예비 시험을 통해 지켜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한편, 미국과 동맹국들은 러시아 기업에 대한 투자와 수출 통제에 이어 러시아 정계와 수뇌부, 그들의 가족까지도 규제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11일) 미국은 러시아와의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도 종료하고 나섰는데요. 현 상황에서 미국이 더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미국은 해외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군사력뿐 아니라 종합적으로 억지하는 '신속억제전력(Flexible Deterrence Option; FDO)'이라는 유연한 조치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2015년에 발표된 미일 방위협력 지침에도 나오는 개념입니다. FDO는 군사력을 행사하는 것 뿐 아니라 군사 훈련, 경제 제재, 정보 공개를 통해서 상대방의 도발을 억제하는 전략입니다. 최근 15일에도 일본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하는 미국 제7함대가 한반도 서쪽에 있는 서해에서 함재기를 동원한 비행 훈련을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는 FDO의 일환이고 이를 통해 미국은 북한에 '미사일을 발사하면 군사적인 긴장은 피할 수가 없다'라는 신호와 중국에는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1일 미국이 일본, 한국과 함께 북한이 2월 25일과 3월 5일에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이었다고 발표한 것도 '북한의 행동은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임을 밝히면서 (추가 도발을 억지)하는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제재도 똑같이 FDO 정책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미국은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북한에도 군사력을 행사할 생각이나 여유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서방과 러시아와의 대립으로 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은 과거 위성 운반 로켓이라면서 6차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그 중에서 4차례는 사전에 발사를 예고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도 전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고 하는 명목하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싶기 때문에 규칙은 지키려고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북한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유엔의 제재가 강화되거나 러시아나 중국 같은 우방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은 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최근 (11일) 서해 위성 발사장을 시찰한 것도 위성 발사가 임박했다는 뜻을 전달하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북한에는 4월 김일성 주석 110번째 생일과 김정은 총비서의 노동당 최고지도자 취임 10주년이라는 중요한 행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4월에 일단 위성 운반 로켓이라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군사 정찰 위성을 운용한다고 했던 5개년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다음에, 5월 15일에 대규모 군사 행진도 기획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참고로 북한은 2012년 3월 16일에 위성 운반 로켓 '은하 3호'를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한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같은 시기에 그런 발표가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기자>그렇다면 북한의 이런 행보에 한미일은 어떤 대응책을 강구하리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아쉽지만, (북한의 도발을) 방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최근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했다는 것 이외에 외교나 군사적으로 북한 도발을 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말입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이고 시선을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있었는데 그때 아프리카 여러 나라나 인도가 결의에 찬성하지 않고 기권했습니다. 이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대한 유럽의 정치나 미국-일본-호주-인도 사이의 안전보장 대화인' 쿼드(QUAD)'를 추진해왔던 미국의 전략이 잘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한반도에 집중할 힘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북한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신속억제전력 (FDO)를 행사하면서 전략폭격기나 원자력 잠수함을 한반도 부근에 배치하고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 적대시 정책 철회나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를 구하려고 하는 북한 요구를 사실상 승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 바이든 정권은 이미 동시·단계적인 북한 핵 폐기를 주장했지만 사실상 핵 군축 정책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기자>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