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반도 톺아보기'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기자>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를 복구하는 동향이 계속 포착되면서, 북한의 핵실험 재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6차례의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 역량은 어느 정도까지 성장했다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2006년 10월 처음으로 핵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때 폭발력이 (TNT 폭약) 0.5~1kt 정도라고 평가받았습니다. 히로시마 원폭의 폭발력이 15kt 정도였기 때문에 거의 실패에 가깝다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그 후 두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 실험에서는 2~7kt 정도였기 때문에 히로시마 원폭에 미치지 않는 폭발력이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9월에 진행한 다섯 번째 핵실험에서는 11~12kt 정도의 폭발력이라고 평가받았고, 2017년 9월에 했던 여섯 번째 핵실험에서는 약 160kt 즉, 히로시마 원폭의 10배 이상의 폭발력이 관측됐습니다. 북한은 당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요. 실험 직전에는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수소폭탄이라고 볼 수 있는 핵폭탄을 시찰하는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한미일은 폭발력만 두고 봤을 때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북한이 핵미사일 제작 중 핵심 부분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을지 의견이 분분한데요. 핵탄두 소형화 성공 여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방위성은 2020년도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핵을 탑재한 탄도미사일로 일본을 공격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 '노동 미사일'의 탄두 탑재량은 700~1천 200kg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적어도 북한은 탄두를 그 정도까지 소형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자면, 1945년부터 핵실험을 시작한 미국의 경우에는 6년간 12번 핵실험을 하면서 처음에 4.7t 정도였던 핵폭탄을 1.4t까지 소형화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1964년에 처음으로 핵실험을 시작했는데 2년간 세 번 핵실험을 하면서 1.5t까지로 소형화했습니다. 현재의 북한 핵실험은 중국이 핵실험을 시작한 지 60년 정도 지난 시기인 것을 감안하면 소형화는 거의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기자>지난달 16일 북한 관영 매체들은 "전술 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이는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죠. 이외에도 최근 북한은 "전술핵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듯한데요. 전술핵은 어떤 것이고 또 북한이 이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전략핵하고 전술핵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면, 전략핵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위력의 핵무기'를 의미하고요. 전술핵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힘은 없지만 여러 전투 하나하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도의 핵무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전략핵과 전술핵 사이의 폭발력에 대한 명쾌한 기준은 없습니다. 운반 수단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게 전략핵이고, 단·중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것은 전술핵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미 수소폭탄 실험에도 성공했다고 하니까 핵탄두 소형화도 완성됐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그러면 저출력 전술핵을 만들려고 새로운 핵실험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다탄두 핵 탑재 미사일을 제작하려면 새로운 핵실험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다탄두 핵 탑재 미사일을 만들려면 동그라미 모양이 아닌 조금 다른 모양의 핵탄두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좀 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군사력을 생각하면, 미국을 다탄두 핵 탑재 미사일로 공격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사적으로 북한이 이에 집중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북한이 전술핵을 강조하는 이유는 새로운 핵실험을 위한 ‘명분 찾기’라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보면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시험에 성공했던 상황과 비슷하게 긴장을 조성해, 미국이 북미 대화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련하려는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그렇다면 북한의 핵실험 재개는 언제로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복구 작업은 이르면 몇 주 내에 늦어도 두 달, 석 달 안에 끝날 거라고 전문가분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과거 핵실험을 했을 때,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신경 쓰곤 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과 북미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역으로 중국이 화가 나 미국과 협력하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류샤오칭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4월에 워싱턴에서 미국의 성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담을 가졌을 때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안 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갱도 복구 작업이 끝나자마자 북한은 바로 핵실험을 하리라 생각하고 있고요. 이르면 6월에라도 북한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기자>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그중 특히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재개에 어떻게 대응하리라 전망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중국은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는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안에 찬성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일곱 번째 핵실험을 하더라도 유엔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2018년 때처럼 미국이 쉽게 북미 대화에 응하지는 않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2018년 당시에는 남북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줬던 문재인 정권이 대화를 적극적으로 중개했고, 미국 트럼프 당시 정권도 외교적인 공명심이 강한 정권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바이든 정권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는 한, 북미 대화에서 대가를 주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 공화당도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북한이 응하지 않는 한, 바이든 정권도 양보하면 안 된다고 주장할 것 같습니다. 한편, 북한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2020년 7월 담화에서 "대화의 조건으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는 북한을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요구도 있고요. ‘북한의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고 대화에 임하는 것은 거부할 것 같습니다. 이를 보면 북미 대화는 쉽게 시작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핵실험은 가까운 시일 내에 진행될 것 같고 당장은 한반도 긴장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