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 군대 공동운용 가시화”

4월 27일 한국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한미일 3국 공조에 관한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AP
4월 27일 한국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한미일 3국 공조에 관한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AP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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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은 지난 5월 7일에 있었던 한일 정상 간의 셔틀외교에 대한 평가를 해봤으면 합니다. 마키노 기자님께서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2011년에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서울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을 한 지 12년 만에 이뤄진 한일 셔틀 외교였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인들이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그 표현은 아키히토 일왕이 1990년 5월에 노태우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방일을 환영하는 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통석의 염"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수 없다)이라는 말로 한일과거사에 대해 사죄 발언을 했습니다. 저는 그 표현과 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때 합의문을 직접 읽는 것을 거부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비교하면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좋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달(19~21일)에 열리는 G7(주요 7개국 협의체) 정상회의에서는 히로시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로비를 같이 방문한다는 것도 합의했습니다. 히로시마에는 기시다 총리의 선거구가 있고, 기시다 총리도 원폭 피해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처럼 지도자 사이에 강한 신뢰관계가 있을 때 관계가 많이 발전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담은 높이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한일정상회담이 동북아 지역의 안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 현재 미국은 대만 유사시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올해 2월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끝내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미국은 육∙해∙공군과 핵편대를 소형화하고 분산화하는 새로운 구상을 하고 부대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일본,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지금 한국, 일본과 어떤 효과를 기대하느냐 하면, 미국은 현재 해병대 해병연안연대(MLR-Marine Littoral Regiment), 미 육군의 다영역임무군(MDTF-Multi Domain Task Force) 등 새로 재편이 진행되는 부대가 자위대와 같이 군사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대만 유사시 때 활약할 미군의 새로운 부대가 일본 자위대와 같이 활동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군이 그때 자위대가 탄약이나 연료를 보급하는 등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미국이 한국군과 대규모 군사훈련을 5년 만에 다시 시작했지만, 그 훈련의 시나리오를 보면 수십년 전 인천상륙작전과 똑같이 미군이 항공이나 해군 분야에서 우세한 상황을 전제로 훈련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부대는 한국군과 훈련에 참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건 미국이 대만 유사시 때 한국군과 같이 활동하자고 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 중국군과 호흡을 맞추면서 한반도에서 군사 행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미국은 한미일 3국이 협력하고, 일체화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국방부는 JADC2(합동 전영역 지휘통제)라는 새로운 정보 연결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그건 육∙해∙공군과 핵편대, 우주, 사이버와 같은 여러 가지 정보를 통합하는 지휘 시스템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7일에 있었던 한일정상회담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머지 않아 같이 운영을 시작한다는 보도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그것뿐만 아니라 더 발전되고, 미국이 개발하고 있는 JADC2에 자위대와 한국군이 연결되고 세 나라 군대가 같이 공동 운용되는 시대가 다가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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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한국 대통령실

<기자> 북한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어떻게 볼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일의 안전 보장 협력이 진전된다는 것은 나쁜 소식입니다. 일본에 있는 7개 유엔군 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보급이나 수리에 대한 중요한 장소가 되며, 대피하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 일본과 한국은 앞으로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뿐만 아니라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 그리고 한국군과 자위대의 상호 원활화협정(RAA)와 같은 것을 체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미일 JADC2로 연결되면 한국군이 미국의 정찰능력을 전면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전투기나 전차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많이 격파당한 것은 미군의 정보 제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4월 2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지력 강화에 대해 합의했습니다. 전술핵무기를 실전배치하면서 한국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북한 입장으로는 좋은 뉴스가 아닙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10일, 기시다 총리의 한미일의 군사협력강화 자세를 비판하면서 동북아시아가 불바다가 될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것도 북한이 한미일 협력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일관계나 한미관계가 개선될수록 한국 내 보수와 진보 세력의 분열이 심각해지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분열을 이용하려고 "한일관계나 한미관계의 개선이 한반도의 전쟁을 유발한다"는 허위 정보를 많이 발산할 것 같습니다. 한국 내 분열을 심화하고 북한 입장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분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최근 일본의 북한 납치피해자 가족분들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정부 측에 납치피해자들의 귀국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번 방문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가족분들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납치 피해자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귀국이 인정되면 일본 정부가 북한에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방침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이해를 얻었다고 합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납치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해했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시민들은 납치 피해에 대해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는 납치 피해자 가족분들은 납치 피해자를 한꺼번에 일괄 귀국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북한 내에 납치 피해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북한과 협상수단도 없고, 연락사무소도 없기 때문에 이를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또 납치 피해자 모두를 귀국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앞서 일시적으로 인정했던 납치 피해자들의 귀국도 아직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납치 피해자 문제의 진전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일본 정부가 하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한미일 협력이 강해지면 북한은

반드시 러시아, 중국과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납치 피해자 가족의 상황에 공감하지만, 실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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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3살 나이에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남동생 타쿠야씨와 1살 때 어머니가 납북됐던 코이치루 이주카씨는 이번 방미 일정 중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RFA

<기자> 최근에 끝난 한미정상회담과 한일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어떤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보십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먼저 한미일 3국을 분열시키려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가짜 정보를 포함해 윤석열 정권과 한일 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스캔들을 발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심화하는 여러 가지 움직임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바이든 대통령에게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비난한 것처럼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는 G7 정상회의를 맞아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나 군사 정찰 위성 발사, 핵실험 등 군사적 도발 행위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7월 27일은 북한에게 전승전 70주년이라서 그때는 열병식을 할 가능성도 있고요. 또 중국과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려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끝나면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당국자들과 교류도 다시 시작할 것 같고요. 머지 않아 김정은 총비서가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