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반도 톺아보기'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한미 연합훈련 시 대규모 야외기동 , 기술 점검 위한 필수 선택
<기자>지난 22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일명 '을지프리덤실드'(UFS, 을지 자유의 방패)이 오는 9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한미훈련에서 4년간 중단됐던 야외 실기동 훈련도 재가동되는데요. 이는 한미 양국에 어떤 의미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얼마전 한국 육군중장이셨던 국민의힘의 신원식 국회의원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신 의원은 이번 훈련이 "한미동맹이 완전하게 부활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시다시피 2018년 6월에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 공동 훈련을 하지 않기로 (북한에) 약속했습니다. 그 후 한미 실기동 훈련은 대대급 이하 규모에 머물렀습니다. 1천 명도 동원하지 않는 규모였고요. 일본 자위대 간부에 따르면, 소규모 훈련의 경우에는 (비상시에 대비한 준비상황을) 제대로 점검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비상 상황 아래서) 도로에 주차된 수많은 군용 트럭을 동시다발적으로 출발시키려고 할 때 (평소) 훈련이 충분하지 않으면 트럭들이 멈추게 되고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규모 훈련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군사훈련은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높은 기술이나 숙련도를 갖추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미 군사훈련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7월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북미 관계를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으로 몰고 간다"고 직접 반발한 바 있지 않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 입장으로서는 한미 군사훈련은 너무 큰 위협입니다. 한반도에 대규모 미군 병력이 투입되고 바로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경우에 따라 전략 자산으로 취급되는 미 원자력 항공모함이나 아니면 미 원자력 참수함이 훈련에 참여할 수도 있고요. 과거 1983년과 1993년의 한미군사훈련 당시에는 '팀스피릿'(20만 명이 넘는 병력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군사 기동훈련)을 했는데 그 기간 동안 북한은 전시 태세를 취한 바 있었습니다. 탈북자들의 말로는 당시 북한 주민들은 잘 때도 전부 군화를 신고 잤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북한군의 최전방 부대들은 터널 안에 들어가서 한미 연합 공격에 대비했다고 합니다. 북한 입장으로서는 너무 과도한 긴장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경제 활동도 평소대로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북한으로서는 (한미연합훈련으로) 군사적인 위협을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에도 문제가 생길 테니까 군사 훈련에 강하게 반발한다는 말입니다.

사이버전∙전자파 공격 등 새로운 전쟁 형태에 맞춘 전술 작전
<기자> 과거 미군이 남한을 돕기 위해 한국전쟁에 참여해 한국군과 합동작전을 펼치기도 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한미 전술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과거 20여 년 전까지는 '공동작전계획 5027'이 한미 연합군의 기본 전략이었습니다. 이는 한국전쟁과 비슷하게 대규모 육상 전투가 일어난다는 전제하에 만든 작전 계획이었습니다. 북한이 한국을 침략하면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먼저 한국을 방위하고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의 제3 해병사단을 먼저 한반도에 급파하고 나머지 다 합쳐서 70만 명 가까운 미군이 한반도에 파견되어 반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핵 개발에 이어 연평도 포격 사건처럼 국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지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내에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다거나 아니면 정권이 붕괴하는 등 돌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지적된 바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미 연합군은 '공동작전계획 5029'나 '5015'를 작성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시키고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에 새로운 작전계획을 더 만들기로 한미 양국이 합의한 바 있습니다. 아마 제가 보기로는 새로운 작전 계획에 사이버전이나 전자파 공격 그리고 우주 내 전투 등 새로운 전투에 대한 작전도 반영되리라 예상합니다. 따라서 이번 한미 군사훈련에도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 훈련이 포함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는 23일 논평을 통해 한미가 실시한 군사훈련에 대해서 반드시 상응한 군사적인 대응이 일어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도 지난주 한국의 담대한 제안을 거부하면서 윤석열 정권을 심하게 비난했습니다. 따라서 군사적인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은 절대 자살 행위는 안 할 겁니다. 한미가 공동으로 훈련하는 동안 북한이 군사도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9월 1일 군사훈련 끝난 후에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다만 북한으로서도 도발하는 경우에 성공시켜야 하니까 여러 가지 단순한 군사 행동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는 발전소나 도로 등 중요한 사회기반시설 즉, '소프트 타깃' (군사 또는 테러 공격에 상대적으로 보호되지 않거나 취약한 대상)에 대한 공격이나 사이버 공격 등을 벌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이에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 중국 대만 침공 시 방어하기 위한 중요한 길목
<기자> 한편, 중국도 한미연합훈련을 견제하는 듯합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22일 "한미연합훈련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또 중국 당국은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종료된 '대만침공' 훈련 기간을 연장하면서 훈련 지역을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반도로 확대하는가 하면, 러시아군이 주도하는 군사훈련 '보스토크(Vostok)'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 한반도 안보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리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일단 중국은 미국과의 대립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 등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단 북한 핵실험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을 옹호하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군이 서해에서 했던 군사훈련은 대만 위기 사태 중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중국 해군 함대 중 북해 함대는 산둥반도에 있는 칭다오에 사령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해 함대가 대만으로 이동하려면 서해를 통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동하는 사이에 주한미군이나 한국으로부터 공격당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훈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이 대만 위기와 같은 유사시에 북한군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리라고 미국에서 기대하고 있고요. 또 한편 중국이 한국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한국 영토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때 한국은 중국에 대해서 선전 포고할 수 있는지 아닌지 어려운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자>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