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반도 톺아보기'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북 , 7차 핵실험 부각하려 다양한 신형탄도미사일 쏘아 올릴 것
<기자>북한이 25일 아침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1발을 쏘아 올렸습니다. 6월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113일만인데요. 이는 지난 26 일에 진행된 한미연합해상훈련을 겨냥한 도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방위성 발표에 따르면 미사일은 변측 궤도로 650km 정도 비행했다고 합니다. 북한 내륙 지대에서 발사해서 일본 배타적경제수역 밖에 위치한 북한의 동쪽 바닷가에 낙하했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러시아제 이스칸데르와 비슷한 단거리 미사일 KN-23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경 시각으로 오늘 (28일) 밤에 북한이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또 발사했다고 합니다. 지난주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북한에서 8월 말 정도부터 탄도미사일 발사징후가 나타났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징후도 드러났다고 하고요. 이번에 26 일부터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시작했기 때문에 직전인 25일에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미연합훈련이 없어도 원래 발사하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1월부터 2월에 걸쳐서 탄도미사일을 28발 발사했습니다. 이는 7차 핵실험을 강조하기 위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당시 단거리탄도미사일부터 ICBM까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핵실험의 일환으로 작은 전술핵부터 큰 전략핵까지 다양하게 시험한다는 것을 시사하지 않았을까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요. 또 오는 10월에 예정된 중국 공산당 대회 이후에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거라고 예상하는데요. 이 핵실험 전에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이나 ICBM 그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북 , 미사일 보도 하지 않은 이유… 코로나는 아닌 듯
<기자> 지난 6월 5일 미사일 시험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만 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화려한 편집 영상을 방송하기도 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과 반대되는 행보인데요. 어떤 노림수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네, 북한은 6월 5일과 비슷하게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세 가지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첫 번째는 신종 코로나비루스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선전하면 민심이 악화할까 걱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고요. 두 번째는 중국 공산당 대회가 10월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배려라는 분석도 있고요. 세 번째는 미사일 발사가 일반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특별하지 않다고 강조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다만 북한 김여정 당 부부장은 8월 18일 발표한 담화에서 "하루 전에 진행된 무기시험발사 지점은 남한 당국이 발표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때는 북한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언급했다는 말인데, 이는 8월 10일에 신종 코로나비루스를 다 박멸시켰다고 선전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코로나비루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져서 미사일 발사를 발표했다는 해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발표하지 않았으므로 신종 코로나비루스와 관계없다고 볼 수 있고요. 중국 공산당 대회에 대한 배려이거나 아니면 미사일 발사가 일반적인 활동이라고 강조하고 싶은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간 철도 화물 운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하고,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무기 거래 정황이 포착되기도 하는 등 북·중·러 간 밀착 행보가 최근 더 돋보이는 것 같은데요. 반대로 현재 한미일 공조 상황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일 방위 협력을 재확인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동경에서 한덕수 한국 총리와 회담도 하고, 29일에는 한국도 방문해 남북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26일부터 29일까지 한미공동군사훈련도 진행하고 있고요. 이렇게 보면 일본과 미국 그리고 미국과 한국 각 두 나라 사이에 방위 협력은 강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한일 관계도 개선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징용 배상 문제가 올해 안에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11월 초 일본 자위대가 관함식을 진행하는데 현시점에서 한국 해군 함정 두 척이 참가할 전망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미국은 동아시아의 안전 보장을 개별적으로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최근 대만 유사시에 주한미군 공군을 도입할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이는 미국의 전략을 알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관계를 개선한다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어느 정도 밝은 전망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성 대사의 미국 비난 …북미 협상까지 북한의 '시간 벌기'
<기자>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26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전쟁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행위"이고 "미국의 이중 잣대를 철회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과거에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 응해오지 않았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 일단 북한은 절대 자살행위를 안 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미국과 전쟁할 생각은 전혀 없고요. 반드시 앞으로 북미 협상을 진행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은 자기가 원하는 상황에서 북미 협상을 진행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핵 폐기 협상이 아니고 핵 군축 협상을 하고 싶다는 말입니다. 핵 군축 협상의 특징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겁니다. 이러한 협상 상황을 확실하게 설정하기 위해서 북한은 가능한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 할 겁니다. 9월에 북한이 발표한 '핵무기 사용에 관한 원칙의 법제화'와 지금 하려는 7차 핵실험도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이 끝난 다음에 북한은 반드시 미국에 협상을 제안할 거라 생각하고 있고요. 김성 대사의 발언도 북미 협상을 제안할 때까지 '시간 벌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한미는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중단에 응할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은 자기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끌고 나가려 하지만, 우리는 이에 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긴장 완화는 필요하니까 대화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조건 아래 협상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해야 하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거부한다고 하면 핵을 둘러싼 협상 이외에 신뢰 구축이나 관계 개선에 관한 대화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해야 하고요. RFA도 보도하는 바와 같이 북한이 인도에 식량 지원을 구하는 등 북한은 좋은 경제 상황이라고는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장기적인 대화가 될 것을 인정하고 비핵화를 협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미국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핵 군축 협상을 인정하면, 일본이나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핵 개발을 해야 한다"거나 "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한미일 사이의 방위 협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대만 유사시처럼 동아시아의 안전보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