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 봅니다. 일본에서 북한 전문 언론인으로 활동중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 당국이 부쩍 경제성과 독려에 나섰습니다. 그 동안 코로나로 경제상황이 나빠진 점을 감안해 하루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엿보인다는 지적인데요, 문 박사님, 북한 당국의 성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북한을 둘러싼 국내외적 경제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은 듯합니다.
문성희 네, 북한이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다 믿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이 성과를 과시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것도 사실이겠지요. 국가발전5개년계획을 진행중이니까요. 5개년계획은 노동당 8차대회에서 선언한 것인데 아직 2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경제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할 수 없지요. 그러니까 억지로라도 독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코로나비루스의 확산으로 경제활동 자체가 침체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시점에서 독려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있겠는가, 그런 의문도 가질 수 있겠지요.

< 기자 > 그런데 이렇게 독려만 해댄다고 경제성과가 나올까요?
문성희 그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독려를 했다고 경제건설을 위한 자재나 에너지 등이 나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경제성과가 나오자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밑천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것이 없이 독려만 한다고 해서 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필요한 것이지요. 아마도 코로나비루스의 확산도 있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도 경제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더더욱 경제적으로 곤란해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자주 북한을 다닐 때도 경제 전망에 대해서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공개되자,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셨다" 뭐 그런 반응이 많았어요. 그만큼 지도자의 동향이 경제에 직접 관련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거야 그렇지요. 계속 생활이 좋아지지 않는데 '경제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었으면'하고 생각하겠지요. 하여튼 북한 사람들이 지금 정치에 그리 관심이 없습니다. 위에서 무엇을 하든 자기 생활에 직접 관련이 없으면 반발도 없다고 할까요. 대신 자기 생활에 관련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민감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성들의 연령제한 같은 것에 대해서는 규정이 달라지면 정말 반발이 크다고 할까요. 무슨 문제든 자기 생활, 경제생활과 관련시키려고 하지요.
< 기자 > 그런가 하면 특히 주택건설 부문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 눈에 띄는군요. 북한 당국이 특히 주택건설에 집중하는 배경은 뭔가요?
문성희 그건 간단합니다. 주택이 모자라니까요. 평양에서조차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주택 문제의 해결은 예로부터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어왔습니다. 과거 북한 당국은 한 때 '10만세대 주택 건설'을 과제로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멘트 같은 원자재도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게 주택을 많이 세우지는 못하지요. 그러니까 어느덧 10만 세대의 목표는 5만 세대 건설 목표 정도로 줄어들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 친구는 가족이 6명이나 되는데 작은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불만은 컸지요. 결국 그 친구는 평양 중심에서는 좀 떨어지지만 넓은 방이 있는 평양교외에 사는 사람과 집을 바꾸었지요.
또 하나는 주택들이 노후화하고 있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노후화해서 이제 사람이 못 사는 집은 다시 고치고 쓰던가 아니면 새로 세워야 합니다. 노후화한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새로운 주택을 공급받기를 많이 기대하지요. 그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주택문제를 해결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택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주민들의 인기도 끌 수 있으니까, 필사적으로 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먹는 문제와 함께 주택 문제는 북한 2대 과업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보통강구역에 새로 생긴 아파트에 유명 방송인인 이춘희 씨가 새로 집을 공급받고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집을 돌아보는 장면이 공개되었지 않습니까? 저는 약간 의문을 가졌어요. 지금 주택이 부족해서 집 공급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인데 이춘희 씨 같으면 이미 과거에도 좋은 집을 받았을 것인데, 어째서 다시 새로운 집을 공급받는 것인가하는 것이었습니다.
< 기자 > 건설부문과 함께 농업도 북한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인 듯합니다. 올 해는 코로나 확산 탓에 주민 동원이 어려워 봄 철 모내기에 특히 어려움이 있었을 듯한데요.
문성희 아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4월 말부터입니다. 마침 이 시기는 북한에서 모내기 등 농촌이 가장 바쁠 때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전국적으로 동원된 사람들이 농촌에 가게 되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이 쉽게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농촌 지원에 가고 싶어도 이동이 제한되면 가지 못하지 않습니까. '하필 이런 시기에 코로나가 어째서 확산되었던가' 하면서 속상해하고 있는 농민들도 많을 것이에요. 특히 평양 사람들이 지방 농촌에 가는 것은 많이 제한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자 > 엎친데 덥친 격으로 올 봄 북한 전역에서 가뭄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 해 북한의 식량사정이 벌써부터 걱정스럽습니다.
문성희 네 가뭄상태가 심각하다고 듣고 있습니다.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에서 가뭄이 심각하다고 해요. 이제 올 해 식량이86만톤 정도 모자란 것이 아닌가 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다시 식량사정이 어려워지지 않을 지 걱정입니다.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곡물 수입이 막히고 있는데 국내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데 그것마저 부족하다면 어찌할까요.
그런데 가뭄이라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수도 없는 것이지 않습니까?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에서도 기후를 어느 정도 예견해서 대책을 세우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가뭄이나 수해 등 자연재해를 여러 번 받아온 그런 경험에서 오고 있지요. 그리고 가뭄이 심각하다면 논과 밭에 물을 댈 장비를 잘 꾸린다든가 그런 노력을 해야 하지요. 그런 것이 과연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