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민병원→종합병원’ 변경…의료 현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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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북한 당국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보건의료 체계를 재정비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면서요?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2022년 북한 보건을 관통하는 주요 단어는 단연 코로나겠죠. 5월에 코로나 (확진자) 인정을 대외적으로 했잖아요. 비상방역체계를 거치고 8월에 승리했다고 선언했잖아요. 그 일련의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자신들의 보건의료 체계에 관해 정비했다는 정황을 발견했는데요. 제가 문헌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2022년 8~9월 들어서 '도 인민병원'의 명칭을 '도 종합병원'으로 바꿔서 부르고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시, 군 인민병원도 인민이라는 명칭을 뺐습니다. '시 병원', '군 병원'으로 바꾼 거죠. 이것도 시기가 비슷합니다. 왜 바꿨을까 생각해봤는데요.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비상방역체계를 겪으면서 북한당국이 자각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 체계를 현대화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도, 시, 군 병원을 일신시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래 재구성을 할 때 우리는 이름을 먼저 바꾸곤 하잖아요. '네이밍'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분명히 도, 시, 군 병원의 명칭이 달라진 거 보면 내부적으로 북한 최고지도자, 즉 김정은 총비서부터 시작한 의지가 작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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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2일 자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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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4일(사진 왼쪽), 2022년 9월 15일(사진 오른쪽) 자 노동신문 (Kyung Rhee)

[기자] '인민'이라는 단어를 뺀 게 어떤 의의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북한다움을 조금 뺐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안경수]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인민'이라는 걸 빼는 게 쉽지 않습니다. 명칭을 바꾼 게 그만큼 의지가 강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북한다움을 뺀 것이) 김정은 총비서부터 강조하고 있는 현대화의 느낌이죠. 남들이 볼 때 세련되게 바뀌어야 하잖아요. 세계 기준처럼 바꾼다는 게 그만큼 북한의 최고지도부부터 이런 코로나 과정을 겪으면서 북한의 병원, 보건의료 체계를 변화시키자는 의지가 더 반영됐다는 증거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기자]한국 윤석열 정부 들어 3개월 연속 대북 지원물자 반출이 승인됐습니다. 올해 들어 총 11건이 승인된 건데요. 이번에는 보건의료 분야 1건, 영양 물자 관련 1건으로 총 2건이 승인됐습니다. 방역물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떤 물품들일까요?

[안경수]구체적인 물품에 관해서는 해당 단체 관계자가 아니면 정확히 알 수 없는데요. 알고 있어도 비공개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북지원물자가 반출이 됐다는 건, 어떤 특정한 민간단체가 북한 쪽에 있는 혹은 북한 기관과 어떤 물품을 지원하겠다는 협력서, 합의서를 맺은 거예요. 2019년 이후부터 북한 측에서 '남한의 기금으로 형성된 지원물자는 받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북한 기관들, 소위 중간 사무소가 그것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남한 단체나 해외단체들이 지원하겠다고 협력 신청을 하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게 남조선 돈인지 물어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물품인지 비공개가 되는 거죠.

분명한 것은 영양, 보건과 관련된 물자는 맞습니다. 통일부가 2년 전부터 대북 영양보건협력 정책사업기금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정책사업을 하는데, 이 사업당 지원하는 돈의 한도가 5억 원입니다. (승인된) 자료를 보니까 4억 4천만 원, 5억 원 정도 등으로 반출 승인이 났더라고요.

[기자]그럼 예를 들어 영양, 보건 관련 물품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안경수]예를 들어, 비타민, 분유, 영양 가루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쌀 등 식량도 포함이 됩니다. 영양 부분에 포함되죠. 저도 신청을 몇 번 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데요. 쌀, 이유식, 분유, 마스크, 비접촉 온도계, 위생장갑, 방제복 등 우리가 생각하는 방역, 보건 관련 물품이 들어갑니다. 또, 북측이 원하는 물품이 있습니다. 북측에 있는 기관과 협력을 하려고 할 때, 연락을 취하는 곳이 있는데요. 그런 과정에서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 묻게 되는데, 그 사람들이 목록을 만들어서 줍니다. 보내는 물품은 (한국 내에 있는 민간) 단체들이 정하는 게 아닙니다. 거의 90% 이상의 확률로 상대방, 협력합의서를 맺은 북측 기관 사람들이 원하는 물품일 겁니다.

[기자]북측 기관과 한국 내 민간단체가 합의서를 맺는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북측은 공식적으로 한국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잖아요. 하지만 협력은 합의를 통해 들어간다는 이 과정이 조금 모순적으로 느껴지는데요.

[안경수]네, 그렇죠. 사실은 이 통일부, 한국의 대북 지원 민간단체, 북측 기관이 다 알고 있지만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북측 입장에서도 받아야 하잖아요. 남한 돈인 것을 알면서도 공개만 안 되면 되니까. 정확히는 북측 기관에 접촉하는 북한 중간 사업자가 평양에 있는 중앙 본부에 '해외 동포에게 지원을 받았다'고 보고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거죠. 모를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한국 정부도, 민간단체도 실적이 필요하니 이렇게라도 이루어지는 거죠, 예산은 있는데 집행이 어려우니. 공무원 입장에서도 5억을 사용하길 바라는 입장이고, 민간단체도 사업을 승인받으면 성과가 되니까요. 반출이 승인됐다는 의미는 합의를 맺고 실행 전 단계까지 온 거죠. 물품을 산 다음에 만나서 보낸 것까지는 아니라는 거죠.

[기자]네, 말씀하셨듯이 대북 지원물자 반출이 '승인'됐지만, 사업이 '성사'된 건 아니잖아요. 이 절차를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안경수]모든 대북 지원을 희망하는 민간단체가 자격이 있는 건 아닙니다. 대북 지원을 하려면 대한민국 민간단체가 통일부 대북 지원 사업자 자격을 획득해야 합니다. 이 허가 받는 절차가 북측과 우리가 진짜로 협력하고 있다는 협력 의향서 혹은 협력 합의서를 마련해서 통일부에 서류를 제출하는 거죠. 그러면 승인이 나는데요. 그런 단체 대상으로 통일부가 매년, 상시로 기금지원을 합니다.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지원금이 많이 쌓여있어요. 면담도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승인이 나는 겁니다. 승인 다음이 실제로 물품 지원이 이루어지는 거죠. 코로나만 없으면 직접 중국에 가서 (물품이 들어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곤 합니다. 여기까지가 과정이죠. 원래는 내부 모니터링까지 진행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북한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까지 가야 사업이 완료되는 겁니다.

[기자]올해 들어 11건이 승인됐는데, 이 '승인'된 대북 지원물자를 북한 주민들이 받아볼 수 있을까요? 대북 지원까지 기간은 보통 얼마나 걸리는지요?

[안경수] 1년이 넘는 경우도 있고, 잘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코로나 영향도 있고요. 중국 자체를 들어가기도 쉽지 않잖아요. 자가격리 기간도 있고 하니. 11개의 단체가 승인받았으면 몇 개 단체는 실행이 될 겁니다.

[기자]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이 취임한 후 처음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 유행 이후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가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양실조와 기아에 더 많이 시달리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 3년간 쌀값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다는 점,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의료 서비스 접근이 어려워졌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3년간 더 악화됐다고 보시는지요?

[안경수]결론적으로 건강과 관련해서는 변화에 관련해서 측정 기준이 모호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정보를 전해 듣고 있지만, 3년간 어려움이 있었다, 정도지 심각하게 악화됐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제가 생각하기론 2019년과 비교해 2020, 2021, 2022년이 확 악화됐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북한은 원래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 있잖아요.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