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중국에서 의료 장비와 약품 등을 대량 수입했습니다. 의료 장비와 약품, 마스크 재료 등을 350만 달러 이상 수입했는데, 이는 6월 대중 수입액의 20% 수준으로 지난 5월과 크게 대비되는 액수입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안경수]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규모의 20% 가까이 되는 수치가 의료 장비와 관련된 물품이라고 하는데요. 36만 달러에 달하는 인공호흡기를 들여왔다고 합니다. 마스크 제작에 사용하는 핵심 소재도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초음파, 진단기 등을 수입했는데요. 최근에 북한이 열차 운행 재개 요청도 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이 계속 시, 군, 도에 있는 인민병원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에 있거든요. 평양에 중앙급 대형병원도 계속 현대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평양종합병원에서도 현대적인 의료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 중 하나가 인공호흡기인데요. 입원실, 수술실, 중환자용 입원실 확충이 현대화 과정에 중요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앞으로 코로나 변이가 더 확산되어 북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서 (인공호흡기를) 들여왔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6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인공호흡기 수량은 3천554개, 약 36만 2천500달러(약 4억 7천500만원) 상당이라고 합니다. 이 의료 장비는 '침습적 인공호흡기'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이 침습적 인공호흡기에 대해 조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어떨 때 주로 사용하는지요?
[안경수]침습적 인공호흡기는 중증 호흡부전 환자에게 사용하는 기구입니다. 폐 근육이 자가적으로 호흡을 하기 어려울 때 기관을 절개한 뒤 삽관을 통해 기관 내에 튜브와 같은 장비를 삽입, 피부를 절개하여 인공호흡을 하게 하는 기구입니다. 침습적 인공호흡기는 말하기, 먹기 등에 장애를 받고 의도하지 않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자] 네, 말씀대로 호흡이 어려운 중환자를 살려낼 때 등 긴박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그렇다면 북한이 이렇게 인공호흡기를 이례적으로 대거 수입한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라고 봐도 될까요?
[안경수]만성환자와 중증 환자에게 주로 쓰여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코로나라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코로나 환자만을 위해서 들여온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중증 환자들의 병세는 빨리 진행됩니다. 코로나 중증 환자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많은 기기를 부착하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급성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호흡기로는 사용이 되겠지만, 코로나 상황만을 위해서 3천여 개씩 필요해 보이진 않습니다.
[기자] 방역 장기화를 대비한 예방적 목적일지, 아니면 북한이 발표하는 통계와 다른 코로나 확산 때문일지 궁금해지네요.
[안경수]방역 장기화를 대비한 예방적 목적이 더 강하다고 보입니다. 북한이 발표하는 통계를 살펴보면, 7월 27일 발표 기준으로 북한 발열자가 18명 기록될 정도로 거의 제로로 가고 있는 추세인데요. 이 통계를 신뢰하긴 어렵지만, 북한이 발표하는 이 통계와 북한이 직면한 이 상황이 정비례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안정적으로 코로나가 관리되고 있는 수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역 장기화를 대비한 예방적 목적이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로 전염병 예방 백신도 제대로 반입되지 못해 북한 어린이들의 예방 접종률은 급감했다고 합니다.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간염, 뇌수막염백신, 수막구균 등의 백신 접종률이 2021년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고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발표했는데요. 이 필수 백신 접종률 감소세가 북한 아동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안경수]국제기구들이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소아용 예방백신 말고도 북한에는 다른 경로로, 중국이나 러시아 쪽으로도 예방백신이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은 통계에 포함이 안 되고 있을 거로 보여집니다. (백신 접종률 감소세가 크더라도) 치명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디프테리아, 수인성전염병, 파상풍, 감염 등에 대한 백신 접종률은 급감하고 있긴 하지만, 실생활 정보를 들어보면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감소세가 있다는 건 동의하지만, 다른 경로로 백신이 도입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백신 접종을 받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네, 우회적으로 들어오는 길이 있어 어느 정도는 백신 접종을 받고 있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부분적인 예방백신 접종은 가능하겠지만, 전체를 다 접종하기엔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백신 미접종으로 인한 후유증은 없을지요?
[안경수]북한은 어린이 예방접종을 예전부터 철저하게 진행해왔는데요.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국제기구로부터 백신이 안 들어오다 보니 접종률 감소세가 나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경로라도 어린이 예방접종은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치명적인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지는 않습니다. 파상풍 혹은 B형간염 등과 같은 접종을 받지 않으면 나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건데요. (나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등의) 문제는 생기겠지만 다른 길로 들여오는 백신에 대해서는 국제기구가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하지만, 결핵 접종률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핵환자가 많은 북한이기에 놀랍지는 않은 소식인데요. 다른 백신은 북한에 제대로 반입되지 못해 접종률이 급감했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결핵 백신은 북한 자체 내에서 생산이 되고 있는 건지요?
[안경수]북한 자체 내에서 결핵백신 생산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 결핵 연구자들과 만난 경험이 최근에 있는 데요, 결핵 연구자 그리고 학자의 가장 큰 관심이 결핵 백신입니다. 개발이 되었으면 백신에 관심이 없고, '자체 개발한 것을 쓰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북한이 결핵 백신을 자체적으로 신약 개발을 한 건 아니라고 보고 있고요. 코로나 이후로 지난 2년간 북한에서는 결핵 환자들이 줄고 있다는 내부 정보가 있습니다.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변을 소독하니 결핵환자가 상당 부분 줄었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봐도 주변에 결핵환자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게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아동용 결핵 백신을 이야기한다면, 왜 다른 백신은 안 들어가고 결핵 백신은 들어가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결핵 백신만 북한에 들어갈 일이 없거든요. 국제기구가 어떤 것을 근거로 이러한 통계를 냈는지 궁금하네요. 결핵 백신도 북한이 다른 길을 통해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그렇군요. 또 최근 8차 전국로병대회가 열리지 않았습니까?
[안경수]제8차 전국로병대회가 2022년 7월 26일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 진행된 제7차 전국로병대회와 마찬가지로 참석자들이 굉장히 고령자인데요. 코로나 방역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취약한 고령자인 셈이죠. 작년에 이 고령자들이 마스크 착용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참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살펴보니 거리두기 없이 고령자들이 붙어서 마스크 없이 참석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 방역 상황이 안정화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령자들은 전 세계 모든 의학자들이 동의하는 바와 같이 바로 치명적으로 중증환자로 넘어갈 수 있거든요. 백신 접종도 맞지 않은 상태잖아요. 이 모습을 볼 때,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방역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반해 덜 중요한 행사, 일상적 행사도 열렸는데, 7월 26일 조국해방전쟁승리 69돐경축 녀맹일군들 웅변모임이 진행됐습니다. 그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 모습을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젊은 여성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북한에서 코로나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북한 당국이 중요한 행사, 1호 행사에서는 철저하게 코로나 방역을 해서 격리도 미리 시키고 발열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진행시키는 반면 그 외의 비교적 덜 중요한 행사는 일상처럼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거죠. 즉 북한 당국이 코로나를 통제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