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 국경봉쇄 마지막 국가
최근들어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 관련 방역 정책을 완화하고 관광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국경을 봉쇄하고 있으며 방역 정책이 가장 높은 ‘완전히 통제상태(totally restrictive)’인 국가입니다.
앞서 북한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펼쳐오던 중국은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고 위드 코로나(느슨한 방역) 정책으로 전환했습니다.
외국인에게 국경을 봉쇄해오던 투르크메니스탄도 봉쇄를 끝내고 3월 1일부터 국경을 개방하고, 국제 운송 및 환승을 재개했습니다.

북한 관광 재개 및 국경 개방 소식은 없을까 .
이런 가운데 지난달 북한과 중국의 주요 육상 교역로인 나선-훈춘 구간 트럭 통행이 재개되며 북한의 국경개방 및 관광 재개 움직임이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RFA가 최근 접촉한 북한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다수의 관광 업체에 따르면 아직 북한 측과 국경 개방, 관광 재개에 대한 계획이나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KTG 여행사( KTG Tours)는 (2월28일) RFA에 "국경 개방 및 관광 재개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KTG 관계자는 북한 측 소식통과 거의 매일 연락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백두산 지역 새 관광 리조트에 대한 정보를 받아 “북한이 곧 관광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은 곧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다른 북한 전문 관광 업체는 오는 4월 15일에 열리는 평양마라톤대회를 홍보하며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조적입니다.

이 여행사는 인터넷에 올린 홍보물을 통해 4월 7일 출발하는 3박4일 일정의 평양마라톤 단기 관광 상품과 4박5일 일정의 평양마라톤 기본 관광 상품을 내놨습니다. 또 평양마라톤과 태양절을 묶은 10박11일짜리 관광상품과 7박8일 일정의 태양절 관광 상품도 내놨습니다.
KTG 측은 이 평양 관광 상품이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예상했습니다. 평양마라톤 대회의 경우 통상 2월까지 마라톤 참가자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데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일정을 포함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2021년과 2022년도 3월 초에 평양마라톤대회가 취소됐습니다.
북한 관광을 진행해온 다른 여행사(CultureRoad)도 북한 현지 소식통으로부터 국경개방 혹은 관광 재개에 대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듣지 못했다고 RFA에 (2월 27일) 전했습니다.
이 밖에 평양마라톤에 참여할 관광객을 모집중인 관광 업체(KoreaKonsult)도 (2월 27일) “북한이 언제 국경을 개방할지 모르지만, 국경을 여는 즉시 투어를 재개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북한은 언제 국경을 개방할까 .
한국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이신욱 연구교수는(2월 28일) 북한이 곧 국경을 개방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최근 극심한 식량난과 외화 부족을 겪고 있어 빨리 대외 개방을 할 수밖에 없는 북한이 경제적, 물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러시아 혹은 중국과 국경 개방에 적극적이라는 겁니다.
[이신욱]앞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개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북한은 작년 6월부터 코로나가 전체 사회에 퍼졌다고 외국에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같은 경우 이미 코로나가 전 국민들에게 면역 상태에 이르기까지 확산됐기 때문에 북한은 개방을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확산 정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확인하며 아마 올봄에 전면적으로 개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가오는 봄 춘궁기를 맞아 대규모 식량 원조가 필요하기에 국경 개방이 필수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이신욱]김정은 총비서가 평양에서 빵을 많이 먹자고 했었어요. 아마 물밑으로는 러시아 정부와 상당한 부분의 교감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봄철 춘궁기에 러시아는 많은 양의 밀을 전략적인 원조를 통해 북한을 돕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춘궁기를 벗어나기 위해 김 총비서는 러시아에 많은 밀을 들여올 예정이라고 생각되고요. 그 일환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밀을 많이 먹자, 빵을 많이 먹자고 말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사회주의 국가의 경우 결핍 경제로 항상 외화 부족에 시달리기 때문에 국경 개방이 된다면 관광사업이 제일 먼저 재개될 것이라 이 교수는 내다봅니다.
따라서 4월에 예정된 평양 국제마라톤에 맞춰 국경을 개방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신욱] (평양마라톤에) 개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그때 개방해야 중국 관광객도 들어오고, 러시아에서도 전략 물자가 들어올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전승절 기념행사에서도 국민들에게 베풀어주는 게 없었거든요. 그래서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는 강력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봄에 국경을 개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국경 밀무역도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고요.
현승수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2월 28일)도 평양마라톤에 북, 중, 러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국경을 개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현승수] 국제 마라톤에 아마 북한도 러시아도 부르고 중국도 부르고 과거의 구사회주의권의 연대를 강화해서 보여주기 위해서 상당히 화려하게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저도 하고 있지만….
북 ,러 국경 개방 및 관광 재개 가능성은?

이런 가운데 최근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국영 매체(RT)와 인터뷰 중 북러 관광을 언급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관광업에서 북한과 협조를 발전시킬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러시아 외무성은 북측과 적극적인 관광 사업을 해 나갈 것”이며 “두 나라 사이 여행 절차를 완화 시키는 게 양국 간 논의 대상”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북러 관광 재개에 관해 양국 간 논의가 있었는지에 관한 RFA의 질의에 3일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현승수 연구위원은 북러 국경 개방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북한이 얻는 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현승수]북한의 코로나가 수습되고 러시아에서도 코로나 확산에 대한 공포감이 사라지니 국경이 개방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90% 이상을 중국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경제로서는 사실 러시아와 무역이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래서 굳이 코로나가 없던 시기에도 적극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던 무역이 이번 국경 개방을 통해 갑자기 활성화될 가능성은 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또 가시적인 효과도 크게 보기는 힘들죠.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황의 러시아기에 북한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해 한국 그리고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러 밀착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현승수] 일단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러시아 쪽에서 북한과 관광뿐만 아니라 '보여주기식'으로 강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는 지금 상당히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황이고, 북한이 아주 대놓고 지금 러시아를 지지해 주는 상황이잖아요.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 사실 외교적이나 군사적으로 북한의 존재감은 러시아에서는 상당히 하위입니다. 러시아는 북한과 관광 교류나 경제 교류가 러시아에 주는 도움은 크지 않지만 그럼에도 북한과 러시아의 전략적 연대가 이렇게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이러한 것들이 결국에는 남한, 더 나아가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하나의 외교, 안보적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거죠.
사면초가에 빠진 러시아가 북한이라는 카드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란 분석입니다.
[현승수]완전한 정보전의 일환입니다. 그 목적은 바로 국제적으로 러시아와 북한 간 연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한국 사회에 주는 하나의 메세지이기도 합니다. 나아가서는 이러한 모든 책임 뒤에 미국이 있고 미국이 남북 교류나 동북아 협력 교류 현황 상황들을 방해하고 있다는 어떤 메시지를 증폭시키기 위한 하나의 선전이라고 봐야 합니다.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해오던 국가들이 서서히 국경을 개방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국경개방 및 관광 재개가 언제 이뤄질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