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에서 공격용 드론 활용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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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 한국 , 무인기 방어 체계 검토할 시점 "

[ 기자 ] 마키노 기자님. 지난 9일 발표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4분기 국민통일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했습니다. 이런 인식의 주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또 이런 인식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전략과 국가 안보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 마키노 요시히로 ] 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 정세에 위협이 된다고 느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김정은 정권이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군사력 행사도 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의 보고에 따르면, 이미 북한군 소속 전사자나 부상자가 약 3천 명에 달하고 있지만, 북한이 파병을 취소하는 징후는 아직 없습니다. 또한, 북한 병사가 생포되기 전에 자살한 사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서방 국가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북한군이 현대 전투에서 많은 전술을 배우고 있다는 ‘위협’입니다.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소지품에서, ‘드론(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2~3명씩 그룹으로 분산해 전투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문서가 발견됐습니다. 또 우크라이나군에 발견되지 않도록 무선 통신을 자제하고, 사전 정찰의 필요성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 전쟁 이후 대규모 전쟁에 참가한 경험이 없으며, 러시아나 중국과 합동 군사 훈련 경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군의 전술이 너무 낙후해 현대 전투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시각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에 대한 전술이나 전략을 다시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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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4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자폭형 공격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기자 ]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는 지난 9일,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주 마흐놉카 마을에서 북한군과 교전한 우크라이나군 중령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군이 드론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운용법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전쟁이 길어질 경우 드론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군이 전장에서 드론을 활용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전장에서 무인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8월과 11월, 자폭형 공격 무인기의 성능시험 현장을 방문하고, 무인기 생산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또한, 김 총비서는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측으로부터 자폭 드론 5대와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정찰 드론 1대, 드론 통제 시스템 등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무인기를 전장에 도입하는 시기는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려되는 점은 북한이 노후화된 전투기, 폭격기, 전차 대신 드론을 활용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무인기를 사용할 때, 한미 연합군의 F-35 전투기나 블랙호크 군용 헬기를 파괴하기는 어렵지만, 전차나 장갑차를 파괴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과거에도 북한 무인기가 한국 내에 깊숙이 진입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공격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고 있는데, 한국도 기존의 미사일 방어를 강화하는 동시에 무인기에 대한 방어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 ] 북한의 오랜 동맹국 중 하나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이 지난해 말 붕괴했습니다.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53년간 이어진 알아사드 가문의 독재 통치가 막을 내린 건데요. 북한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 달째 시리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시리아 정권의 붕괴에 대해 한 달째 침묵하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마키노 요시히로 ] 말씀하신 대로 2024년 12월 8일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했습니다. 북한의 정부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그날 시리아 사태에 대해 미국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시리아가 붕괴한 이후에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 총비서는 과거부터 아사드 대통령과 여러 차례 메시지를 교환해 왔습니다. 2024년에도 1월에는 연하장을 보냈고, 3월에는 시리아 혁명 61주년 축전, 4월에는 시리아 독립 78주년 축전, 5월에는 아사드 대통령이 바트 사회당 서기장에 당선된 것을 축하하는 메시지, 그리고 11월에는 시리아 교정 운동 54주년 축전 등을 전달했습니다.

북한과 시리아의 이런 긴밀한 관계는 시리아가 북한의 독재 정치를 모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은 1974년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독재 정치 수법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1996년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를 방문했을 때, 여러 장소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동상이나 포스터를 보며 북한과 매우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이지만, 베트남이나 중국처럼 집단 지도 체제를 취하지 않고 권력을 세습하는 독특한 나라입니다. 그런 가운데, 같은 세습 체제를 유지하던 시리아가 붕괴한 것은 김정은에게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겁니다. 북한 입장에서 과거 최대의 악몽이, 김일성 주석과 의형제를 맺었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대통령의 처형이었다면,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그보다 더 큰 충격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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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8일, 시리아 반군이 내전 13년 만에 승리를 선언하자 스웨덴 스톡홀름시티역 광장에서 시리아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일본 내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불안감 커져 "

[ 기자 ] 지난 15일, 한국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면서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 정치의 불안정은 주변국들과의 외교 관계, 특히 한미일뿐 아니라 한일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 마키노 요시히로 ] 말씀하신 대로 지난 15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습니다. 어느 나라든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한국 여론이 높아지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일 외무장관이 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와 한미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일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 정치의 안정화가 올해 여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개선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국 내 일부에서는 그의 역사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한일 관계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지만, 정치적 교류보다는 행사 중심의 낮은 수준의 교류가 예상됩니다. 이는 한국 내 정치적 반발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오는 20일에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한미일 협력을 그대로 이어갈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미국의 대응에 따라 한미일 협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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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선포에 따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첫날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기자 ] 북한은 최근 김정은에 대한 단독 초상휘장 보급과 주체연호 사용 자제 등 독자적인 우상화 작업을 강화해 왔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독자적인 우상화를 위해 생일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딱히 그런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김정은의 생일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될 가능성과 이 조치가 북한 체제 결속에 미칠 영향은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 마키노 요시히로 ] 북한은 올해도 1월 8일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의 생일인 2월 16일을 '광명성절'로 지정한 시기가 2012년부터였음을 고려하면, 김 총비서의 생일이 아직 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체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김 총비서가 자신의 체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징후도 관찰됩니다. 우상화 작업은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일 방북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소속 조선학교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한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해당하는 연령대로, 이는 2013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딸 김주애의 '친위대'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김 총비서는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지만, 조총련 간부들에게 새해 축하 메시지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는 새로운 세대로 교체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올해도 북한에서는 이러한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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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이었습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