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수력발전소 수해 복구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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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월 말 압록강 대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의 살림집 건설이 대부분 끝났지만, 자강도의 '흥주청년수력발전소'는 여전히 복구가 끝나지 않은 것이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발전소는 북한 전력의 상당량을 담당하고 있지만, 복구가 늦어지면서 신의주시와 의주군 주민의 전력난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발전소 스위치 야드 복구 안 돼 … 사실상 전력 생산 중단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1일 평안북도 수해 지역의 살림집 준공식이 성대하게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매체는 “1만 5천여 세대의 현대식 살림집과 6천여 세대의 보수된 살림집, 탁아소, 유치원, 학교 등 각종 시설이 건설되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이번 복구 사업을 “건설사의 기적”으로 평가하며, 압록강 하류 지역의 안전성을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12월 23일)] … 김정은 동지께서는 오늘의 이 준공식은 국가의 근본이자 전부인 인민을 절대적으로 받들고 위하는 우리의 사회주의 위업이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도도한 전진을 계속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는 중대한 계기로 된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복구를 해놓고 보니 이제 또다시 100년 내에 큰물이 나도 이곳 압록강 하류 지역은 끄떡없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갖게 되고 …

하지만 수해 지역의 주요 전력 시설 복구가 늦어지면서 전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 분석가 제이콥 보글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니 자강도 강계시 인근 ‘흥주청년수력발전소’의 세 개 댐은 지난 7월 대홍수로 손상된 이후 여전히 복구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지난 11월 22일과 12월 23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4호 발전소’는 홍수 이후 지원 건물과 ‘스위치 야드’(switchyard), 즉 여러 호기의 발전기에서 나오는 전력을 모아 여러 곳의 송전 선로로 공급하는 설비가 여전히 복구되지 않았으며, 물은 수력발전소를 거치지 않고 수문으로만 흐르는 것이 관찰됩니다.

스위치 야드는 발전소의 핵심 설비로,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전력 생산이 중단된 상태와 다름없습니다.

또 정상적인 수력발전소라면 댐의 물이 발전기의 터빈으로 유입돼 회전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는데 ,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현재 물은 터빈이나 발전 설비로 유입되지 않은 채 곧바로 수문을 통해 방류되고 있습니다. 이는 발전기가 가동되지 않아 전력 생산이 중단된 상태임을 보여준다는 것이 보글 분석가의 설명입니다.

1호 발전소도 수위가 낮아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지난 11월 18일과 12월 23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지난 7월에 발생한 홍수로 지반이 유실됐고, 물은 여전히 수문을 통해 흐르고 있습니다.

주변 도로와 철도 일부는 복구됐지만, 스위치 야드를 비롯한 발전소 자체는 아직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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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주청년1호발전소를 촬영한 11월 18일자 위성사진(왼쪽)에서는 강물이 수문을 통해 흐르고 있으며, 수위가 여전히 낮아 댐이 완전히 가동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12월 23일자 사진(오른쪽)에서도 강물이 수문을 통해 흐르는 모습이 관찰된다. /분석 - 제이콥 보글(Jacob Bogle), 이미지 - Planet Labs

5호 발전소도 홍수로 유실된 제방이 부분적으로 복구됐지만, 물은 여전히 수문을 통해 흐르고 있고, 발전소가 정상 가동하기에는 추가 복구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글 분석가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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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주청년5호발전소를 촬영한 9월 15일자 위성사진(왼쪽)에서는 복구되지 않은 제방과 드러난 물 유입 지점이 확인된다. 12월 22일자 사진(오른쪽)에서는 제방 일부 복구와 수문을 통한 물 방출, 그리고 가동 준비 상태를 시사하는 강한 유속이 관찰된다. /분석 - 제이콥 보글(Jacob Bogle), 이미지 - Planet Labs

‘흥주청년수력발전소’는 북한 전력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주요 시설이지만, 이처럼 홍수 피해를 입은 1호, 4호, 5호 발전소의 복구가 늦어지면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주민에 전력 공급하는 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해 지역 아파트는 완공했지만 , 기반 시설은 아직…

위성사진에서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 주택 재건 공사는 대부분 완공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변 정리와 도시의 기반 시설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김혁 한국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진단했습니다.

[김혁] 아파트가 완공되더라도 기본적으로 도로망이 갖춰져야 하고, 도시 조경과 공공시설들도 필요합니다. 북한 지역의 경우, 공공 생활과 문화생활을 지원할 공간들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아파트만 먼저 지어놓고 관련 공공시설들은 추후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올해 연말까지 수해 복구를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만큼, 11차 전원회의에서는 수해 피해 주민들의 입주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선임연구원은 특히 “신의주 하단리 지역의 다리 건설과 도로, 그리고 도시 기반 시설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라며 “겨울철이기 때문에 일부 구간은 아직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홍수때 주민들의 대피 경로가 부족했던 것이 피해를 키웠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신의주 하단리와 의주군을 연결하는 새로운 다리가 추가로 건설된 점이 눈에 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김혁] 원래 지역은 탈북을 막기 위해 다리를 하나만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 결국 , 주민 이동을 철저히 통제했던 지역이었는데 , 이번에는 다리를 추가로 설치해 피해를 줄이려는 선택을 것으로 보입니다 . 새로 설치된 다리가 기존 다리보다 규모가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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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평안북도 수해지역에서 살림집 준공식이 21일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18일 RFA에 “수해복구에 나선 건설자들도 며칠 뒤 신의주에서 전부 철수하게 된다”면서 “수해복구 공사에 참가한 건설자들에 의해 아파트 내부공사가 완전히 끝났으며 전기와 물 공급도 정상적으로 보장되도록 완비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일부 주민이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북한 당국은 대규모 입주 행사를 통해 복구 성과를 부각하고, 김정은 정권의 치적을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급하게 지은 아파트의 안정성 문제와 기반 시설 부족, 전력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 김혁 ] 가장 문제는 질적 저하입니다 . 과거 김정은 위원장이 시찰하며 건설 자재나 공정이 열악하다는 점이 확인된 있습니다 . 철근이나 시멘트가 부족하게 투입될 가능성이 높고 , 지역 특성상 지반 침하로 인해 아파트가 기울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 이러한 문제는 기반을 제대로 다지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

김정은 정권이 주민 복지를 이번 복구 사업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지만, 실제로 주민들의 생활 안정과 지속적인 개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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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