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정상회담에서 두만강 자동차 다리 건설에 합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러를 잇는 두만강대교가 완공 후 10년 간 개통되지 않은 북중 간 신압록강대교와는 다를 것이라고 관측했는데요. 지금의 북러 관계를 고려하면 두만강대교는 착공부터 완공까지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두만강대교가 왜 신압록강대교와 다를지 서혜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북러 두만강대교 완공 가능성 높아"
[ 조선중앙TV (6월 20일)] "두만강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에 관한 협정과 보건, 의학, 교육 및 과학 분야에서…"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북한 평양에서 만나 합의한 ‘두만강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
현재 북러 국경을 가로지르는 두만강에 두 나라를 잇는 열차용 다리는 건설돼 있지만, 자동차용 다리는 없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015년부터 북한 나선과 러시아 하산을 잇는 830m 길이의 왕복 2차선 대교, 이른바 ‘나진-하산 도로 건설’ 사업을 논의해왔지만, 2016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건설 사업 논의가 중단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협정에 따라 두만강 대교가 실제로 착공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세종연구소의 최은주 연구위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북러 관계에서 (대교 건설) 실행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습니다.
지금의 북러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소원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 총비서와의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이번 협정을 시작으로 새로운 북러 관계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조선중앙TV (6월 20일)] 뿌찐(푸틴) 동지는 로조사이에 조인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은 달성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고 로조관계를 새로운 질적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두 나라의 지향을 반영하고 있는 사실상의 돌파구적인 문건이라고 언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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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연구위원은 앞으로 국제질서가 단극체계에서 다극체계로 전환될 수 있다고 판단한 러시아가 북한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고, 북한 또한 러시아와 협력 속에서 존재감을 높여 실익을 얻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두만강대교 건설 사업은 이행될 가능성이 다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그의 관측입니다.
강동완 한국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26일 RFA에, “중국과 북한의 경우, 이미 신의주와 단둥, 만포 및 훈춘 지역까지도 두 나라를 연결하는 육로가 있지만, 러시아와는 전혀 육로가 없기 때문에 이번 협정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강동완] 협정 체결을 했기 때문에, 나중에 대교를 열지 말지의 문제를 떠나서 일단 러시아는 당연히 자본을 대고 착공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또 지금 서로의 접점이 잘 맞는 가장 좋은 북러 간의 시기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러한 교류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지난 2014년 10월에 완공된 이후 10년 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는 북중 간 ‘신압록강대교’와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사이에 있는 위화도, 황금평 지역의 개발과 연계된 사안인데, 이와 관련해 북중 양국의 뜻이 잘 맞지 않았던 게 개통이 늦어진 부분적인 이유라고 강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과 달리, 북러 간에 개설된 육로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다리를 먼저 건설하고 무역과 인적 교류를 통해 양국 간의 이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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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완] (대교를) 짓다가 중간에 어떤 국제관계의 변화 때문에 중단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건설을 하다가 러시아 측의 지원이 안 되거나 또는 북러 관계가 틀어져서 건설이 안 된다고 한다면 북한과 러시아가 전통적으로 맺어가고 있던 관계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거죠.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도 27일 RFA에, “과거 북한이 신압록강대교의 완공을 반대했던 이유는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에 대한 공포가 있어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다르기 때문에 두만강대교의 착공부터 완공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두만강대교로 노동자 파견 용이, 교류 활성화 가능성
현재 북러 간 운송 수단은 주로 철도나 화물선입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는 북한과 러시아가 두만강 대교 건설에 합의함에 따라 양국 간 교역량이 많아지고 운송 시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 정은이] 육로 같은 경우는 철로보다 훨씬 더 많은 물류량을 활발히 운송할 수도 있고, 또 사람도 운송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북러 간에 다리가 건설된다면 철도보다는 훨씬 더 물동량도 많아지고, 운송 시간도 더 빨라지고, 교역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강동완 교수는 두만강 대교 건설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와 해외 노동자 파견을 강력히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철도나 해상으로 노동자를 파견하는 것이 제한적이었지만, 육로를 통한다면 인적 교류를 통한 외화벌이가 더 활발해질 거란 설명입니다.
[ 강동완] 북한과 러시아가 지금 공통적으로 이해가 맞물린 것이, 바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고, 북한은 인력을 수출해서 외화를 벌어들여야 되는 상황인 겁니다. 이 두 문제가 모두 대북제재라는 틀에 갇혀 있다는 건데, 국제제재와 정치적인 압박을 탈피할 수도 있다는 것을 협정에서 간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런 점에서 본다면 대북제재로 인한 제약 요인들을 (양국이) 스스로 헤쳐가겠다는 의도가 이번 협정문에서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고 봐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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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연구위원도 지난 26일 발간한 세종연구소 기고문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미 방북 이전,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과 상호 결제 체계를 발전시키는 등 유엔 대북제재에 구애받지 않을 것을 명확히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노동력을 파견하고, 외화를 확보하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대북제재의 효과는 더욱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란코프 교수는 북중 간 신압록강대교가 중국의 고속도로, 북한에서는 비교적 잘 포장된 도로와 연결돼 있지만, 두만강대교의 경우 러시아 강안에는 도로가 거의 없고 북한에도 포장도로가 없기 때문에 무역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두만강대교는 10년 동안 방치된 신압록강대교와 다를 것이란 전문가들의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다리가 지금의 북러관계를 상징하는 꽃길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힌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