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겨울철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유행에 대비해 북한 당국은 다시 방역 의식을 강화하고 있는 듯 합니다. 공식적인 백신 접종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고 있는데요. 새로운 방역 소식이 있을까요?
[안경수]북한 내부적으로 확실하게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있는 게 확인됩니다. 한 달 전만 해도 마스크를 자율적으로 착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11월이 되면서 거의 100%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더라고요. 방역 의식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은 굉장히 많이 보입니다. 북한에서 돌림감기와 함께 코로나가 동시 유행하는 걸 대비해 경각심 홍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 매체에서 '겨울철 방역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계절적 영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1월부터 겨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11월이 되면서 계절적 영향으로 인한 호흡기 질병을 방지하기 위한 '검병검진사업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기업소에 있는 종업원들에게 겨울철 위생과 관련한 상식을 홍보하고, 호흡기 질병을 철저하게 예방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북한의 모든 지역에서 소독 사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고요. 생활 용수에 대한 위생 안전대책을 강조하고 있고요. 위생 보호구역에 대한 보수 및 청소 소독 작업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겨울철에 흔히 발생하는 질병들과 혼합해서 유행할 수 있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예로 들며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 변형 바이러스가 많이 출현하고 있는데 이게 겨울철에 흔히 발생하는 돌림감기와 함께 대유행할 수 있다’며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들며 북한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기자]백신 접종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있을까요?
[안경수]공식적인 백신 접종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고요. 아름아름 듣는 내부 소식통에 의하면 아직 코로나 백신 접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그중 독일 바이오앤테크의 백신을 제공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화이자와 같이 연구한 mRNA 백신을 만드는 회사인데요. 그 백신을 중국에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 오갔습니다. 중국은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고 있었는데, 중국 내에서 바이오앤테크 백신 접종이 허용되면 외국산으로 처음이 될 전망입니다. 바이오앤테크 백신이 공교롭게도 싱가포르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굉장히 가깝죠.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볼 때, 만약 중국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활발하게 제공된다면, 결국 북한에도 이런 서구권 백신이 흘러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보입니다. 북한 경제 체계상 중국, 러시아에 무언가 있다면 결국 북한에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그런 이유 때문에 저는 이런 과정을 색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기자]화이자 백신은 유통과정이 굉장히 까다롭지 않나요? 만약 북한에 유입된다면, 운송이나 저온 유통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까요? 안전하게 북한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안경수]콜드체인 확보와 함께 mRNA 백신을 접종 받으려면 의료인들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도입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지 북한 당국이 정식으로 '전 주민 백신 접종' 사업을 벌이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암암리에 반입이 돼서 유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씀드린 겁니다. 운송 문제도 암암리에 해결책이 있죠. 돈, 이윤의 문제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 전문가가 대동해 운송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북한이 일부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코로나 예방약'이라며 약을 투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코에 약을 투여하는 점적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과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예방약 투여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합니다. 점적용 코로나 백신은 처음 들어보는데,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예방효과가 있을까요?
[안경수]점적이라는 게 주사 형식이 아니잖아요. 코로나 예방약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요. 북한 제약공장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제품 약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의약품을 보면 만병통치약이라고 하는 약물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내부에서 코에 점적 방식으로 투약했다는 약도 분명 북한 내부에서 개발된 약이라면 다양한 호흡기 질병, 감기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투여 받았을 텐데 그 중 코로나나 돌림감기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하겠죠. 그래서 소식이 전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 전용인지는 의문이 드네요. 범용 약품, 즉 이것저것 다 효과가 있는 약품일 수 있는 거죠.
[기자]코로나 영향으로 중단됐던 북-러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습니다. 러시아 극동철도청에 의하면 다음 열차에는 의약품을 실어 보낼 것이라 밝혔는데요. 어떤 의료품들이 들어올까요?
[안경수]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밀접해진 건 사실이죠. 정세적인 영향 아래 북-러 화물열차 운행 재개도 당연한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건 의약품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러시아에서 의약품을 제공한다고 했으면 의료기기나 다양한 의약품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러시아도 의료, 과학 강국이잖아요. 러시아에서는 코로나 백신도 초기에 개발이 됐고요. 러시아 백신은 유통의 간편함이 있어 러시아에서 백신을 제공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과연 지금 러시아산 코로나 백신을 받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듭니다, 부작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코백스에서 제공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그런 이유로 안 받은 측면이 있거든요. 예전부터 들어오던 물품을 연구해보면 유럽산 의약품, 러시아산 의약품 등 다양합니다. 북한의 개인 집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약들을 보면 전 세계 의약품이 다 있습니다. 동남아, 유럽, 미국, 일본, 한국제 의약품까지 다 있습니다. 비타민도 들어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굉장히 선호하는 의약품이 영양제거든요.
[기자]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이 김정은 총비서에게 선물로 받은 풍산개를 반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문득, 북한의 반려동물 문화와 의료체계도 궁금해지는데요. 북한의 수의학 체계는 어떤가요?
[안경수]북한의 수의학은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인데요. 북한 수의학자 중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민이 극히 적습니다. 저는 그 중 2명을 만나 봤는데요. 평양 중앙동물원이 있습니다. 그 안에 동물병원이 있습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수의학 체계와 상이합니다. 농장에서 축산개념으로 집짐승을 기르기도 합니다. 토끼, 돼지, 염소, 오리 등을 북한에선 농장에서 축산개념으로 기르는데요.
북한에서 수의사가 되려고 하면 의사와 간호원과 똑같습니다. 졸업하면 수의사가 됩니다. 대학에서 수의사 인력을 양성합니다. 수의 축산학부가 존재합니다. 북한에서 수의사는 축산대학이나 일부 농업대학에서 자격을 줍니다. 우리는 졸업하면 개업하거나 주로 동물병원에서 종사하지 않습니까. 공공기관에서 종사할 수도 있고요. 북한의 수의사들은 축산분야, 관료, 공공기관 쪽에서 많이 근무하게 됩니다. 북한은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이 한국에 비해 크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북한에는 반려동물 개념이 없다는 말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도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기르곤 합니다. 집에서 경제 사정이 좋은 사람이 주로 기르죠. 반려동물 개념은 있지만 우리처럼 활발하게 동네마다 동물병원이 있지는 않습니다.
[기자] '동물병원'이 없으면 주민들은 어떤 방식으로 반려동물의 예방접종, 약물들을 해결하고 있나요?
[안경수]북한의 수의사들은 기관이나 축산 농장에 소속되어 있지만, 그분들도 (따로) 경제생활을 합니다. 동네에 수의사가 있으면 집으로 (애완동물을) 데리고 가서 치료받게 하곤 합니다. 개인 집 약국, 개인 집 치료소처럼 북한의 수의사들도 경제생활을 하기 위해서 집에서 기르는 각종 애완동물을 봐주기도 합니다. 또, 축산용으로 가정에서 기르는 돼지, 닭을 가서 봐주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돼지, 닭 등 축산 동물을 아파트에서 기르기도 합니다. 아파트 화장실에서 돼지를 기르기도 합니다. 도시 아파트 베란다에 가면 닭, 돼지가 있곤 합니다. 수의사가 그런 동물을 봐주러 가기도 합니다. 주사, 약물 등을 들고 가서 예방접종 등을 하고 하는 거죠.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