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북한] 개성공단∙마식령스키장도 야간작업

0:00 / 0:00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으로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살펴보고, 정치·경제·사회의 의미를 분석해 보는 ‘줌 인 북한’. 한국 한반도 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진행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북∙중 국경 지역인 중국 단둥 세관과 북한 함경북도 신의주, 양강도 삼지연 등에서 야간 불빛이 감지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개성공단과 마식령스키장에서도 야간 불빛이 확인됐습니다.

미국의 우주항공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6일과 9일에 촬영한 개성공단과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에 대한 야간 위성사진에서 불빛이 감지됐는데요. 개성공단에서는 가방과 신발을 비롯해 의류 업종의 공장 시설이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고요. 마식령 스키장도 지난 9일 방북한 러시아 관광객을 맞아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9일에 촬영한 단둥 세관에는 여전히 불빛이 환히 비취고 있고, 삼지연 베개봉 스키장에는 불빛이 더 넓게 포착돼 새벽까지 작업 중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정성학연구위원님. 최근 북∙중 국경 지역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양강도 삼지연의 야간 영상을 분석해 봤는데, 북한 전역이 깜깜한 가운데, 유독 이 지역만 밝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개성공단과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에서도 야간 불빛이 감지됐다면서요?

[정성학] 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공동 운영하는 SNPP 위성이 지난 2월 9일 새벽 1시 30분에 촬영한 야간 위성영상(VIIRS)을 분석했습니다. 지난 2월 6일 새벽에는 북한 전역에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가운데 평양과 신의주, 삼지연에만 환한 불빛이 감지돼서 야간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됐는데요. 이번에는 개성공단과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에서 야간 불빛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마식령 스키장은 지난 2월 9일 러시아 관광객 97명이 평양에 도착했는데요. 이들이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 9일 당시 스키장에서는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을 것으로 분석되고요. 개성공단의 일부 공장 시설에서도 야간 불빛이 포착된 걸로 미뤄볼 때 일부 제품 생산에 대한 야간작업이 진행 중이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자] 그럼 개성공단의 야간 영상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주로 어떤 공장에서 불빛이 감지됐는지 궁금합니다.

[정성학] 네. 지난 6일에 확인된 야간 영상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남동쪽 지역에서 희미한 불빛이 추가로 확인됐는데요. 특히 가방과 신발, 전기∙전자 분야 업종과 섬유∙봉제 등 의류 업종의 공장 시설이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근 개성공단에 대한 열적외선 영상을 보면, 1월 들어 가동하는 공장 시설이 지난해보다 많이 줄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일부 제조업 부문의 공장 시설에서 불빛을 감지된 것을 볼 때 야간작업이 한창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0213-2.png
지난 2월 9일에 촬영한 야간 위성영상(VIIRS)에 따르면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에서 호텔을 중심으로 스키장 하단부에서 야간 조명 지역이 넓게 포착됐다. 최근 평양에 도착한 러시아 관광객을 맞이하기에 앞서 막바지 시설 점검과 준비 작업이 새벽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VIIRS(해상도 460m), Analyzed by RFA. 이미지 제작 – 정성학

[기자] 그럼 마식령 스키장의 야간 영상은 어땠습니까?

[정성학] 지난 2월 9일에 촬영한 마식령 스키장도 호텔과 헬기장, 눈썰매장을 중심으로 환한 불빛이 감지됐는데요.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러시아 여행객 97명이 지난 9일 평양에 도착했고,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맞이하기 위한 시설 점검과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매년 마식령 스키장을 관찰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이 없는 가운데 스키장이 정상 운영되지 않거나, 일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부분 운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위성사진 분석 결과 마식령 스키장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개장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이번 러시아 관광객을 맞아 정상 운영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지난 6일에 촬영한 단둥 세관과 북한 신의주, 삼지연 지역에는 이후에도 변화가 있나요?

[정성학] 지난 6일에는 중국 단둥 세관을 중심으로 압록강 철교를 따라 신의주시 일부 지역과 의주비행장에서 불빛이 감지되지 않았습니까. 음력설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북∙중 간 교역에 관한 야간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판단했는데, 9일에도 야간 불빛이 확연히 드러나는데요. 지난 6일과 마찬가지로 단둥 세관 2곳을 중심으로 압록강 변을 따라 밝은 불빛이 뚜렷이 식별됐습니다. 삼지연은 불빛이 더 많아졌는데요. 지난 6일에는 호텔과 빙상장, 삼지연시 일부에만 불빛이 식별됐는데, 9일에는 스키장을 포함해 베개봉 방면으로 빛이 길게 확대돼 뻗어 올라간 것이 포착됐습니다. 이처럼 베개봉 스키장 일대에서 불빛이 넓게 포착된 것은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한 삼지연 관광사업 재개를 위해 새벽까지 준비 작업에 열중인 것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결론적으로, 지난 6일에 이어 9일에 포착된 야간 조명에 따르면 마식령 스키장과 베개봉 스키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에 앞서 준비 작업이 새벽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고, 개성공단에서는 부족한 물자 생산을 위해 야간에도 남측 시설을 무단 가동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북∙중 국경 지역에는 광명성절을 앞두고 물자 교류를 위한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0213-3.png
야간 위성영상(VIIRS)에 따르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삼지연에서 지난 2월 6일에 이어 9일에도 야간 불빛이 확연히 포착됐다. 삼지연에서 불빛은 베개봉 일대까지 길게 확장해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시설 점검과 준비 작업이 새벽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VIIRS(해상도 460m), Analyzed by RFA. 이미지 제작 – 정성학

[기자] . 오늘은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삼지연에 이어 개성공단과 마식령 스키장에서 나타난 야간 조명과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줌 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위성사진 전문가 정성학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정성학 연구위원: chungsh1024@naver.com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봉현, 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