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난해 9월 6자회담 공동성명 이행 의지 의심” - 크리스토퍼 힐

북한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29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지난해 9월 합의된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이행할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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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 RFA PHOTO/양성원

힐 차관보는 이 날 연방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해 9월 6자회담에서 합의된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6자회담에 북한 측이 왜 복귀하고 있지 않은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그 반대급부를 택할 결단을 내렸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Christopher Hill: Fundamentally, the question I have is 'are they serious about getting this done'.

힐 차관보는 지난해 9월 6자회담 공동성명에는 북한 측이 원하는 에너지 지원과 안전보장 문제, 또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 등 모든 것이 망라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2천4백만 달러를 구실로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고 있지만 만일 북한이 핵포기 결단을 내리고 회담에 복귀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시작했을 때 얻게 될 이익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위폐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달러화와 자국민 보호를 위해 미국은 적절한 사법적 수단을 앞으로도 계속 강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Christopher Hill: The U.S. will continue to take law enforcement actions to protect our currency and our citizens from these illicit activities.

힐 차관보는 또 부시 행정부 일각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를 바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권교체보다는 행동변화(behavior change)를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시민사회의 역량 부족으로 북한 내부로부터 어떤 체제변화를 일으키기는 아직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 내 주민과 탈북자들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미국이 탈북 난민들을 미국에 정착시켰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미국은 북한 난민들을 다른 나라 난민들과 똑같이 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 난민문제에 올바로 대처하라는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 씨의 남편인 남한인 납북자 김영남 씨가 29일 기자회견을 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일본인과 남한인 납치는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의 개성공단 방문과 관련해서는 다음 달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레프코위츠 특사의 방문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동아태 소위원회 짐 리치 위원장은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북한은 지난해 9월 이후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하면서 핵물질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치 위원장은 지난 26일 발간된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까지 최대 13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면서 이는 2003년보다 약 50%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