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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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겨울에는 우선 춥기 때문에 야외에서 활동이 여름보다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루해도 짧아서 금방 어두워지는데요. 겨울에 여유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스키입니다. 굳이 제가 여유있는 사람이 즐긴다고 한 것은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고 또 눈이 쌓인 산으로 찾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난생처음 스키장을 가봤다는 북강원도 출신의 탈북여성 이순복 씨의 남한에서의 스키장 체험담을 전해드립니다.

이순복: 갔다오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요. 너무 몰랐구나 가까이 있으면서 이제는 조금씩 그런데도 가고 세상을 봐야겠다.

무엇이든 처음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초행길, 첫사랑 등 해보지 않았기에 걱정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그런데요. 지난 2007년부터 남한생활을 한 이순복 씨는 이번에 스키장을 처음갔습니다. 갔다와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떠나기 전에는 망설임과 설렘 그 자체였죠.

이순복: 당연히 그렇죠.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한 번은 가야된다. 남들이 간다니까 듣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떠났어요. 떠나기 전에도 말이 많았어요. 가나마나 눈도 안 왔는데 춥다고 해서 걱정도 했었는데…상상 외로 그렇게 많이 춥지는 않고.

이 씨는 남강원도 원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벌써 햇수로 7년째 식당을 하고 있는데요. 집에서 30분 거리에 스키장이 있지만 이번에 어려운 발걸음을 한 겁니다. 속된말로 바리바리 준비를 해가지고 말입니다.

기자: 가기 전에는 뭘 준비하셨습니까?

이순복: 가기 전에는 음식. 저희가 직접해 가서 먹으려고 준비를 했고 장사 끝내고 점심 조금 전에 갔어요. 가서 같이간 사람이 한 번 타고 내려와서 먹고 움직였죠.

기자: 음식 준비를 해서 갔다고 했는데 무슨 음식이었나요?

이순복: 족무침, 명태찜, 짝태 말린 것 술, 닭튀김을 가지고 갔죠.

기자: 그 음식을 어디서 해서 드셨습니까?

이순복: 바로 스키장 옆에 매장 들어가는 곳이 있는데 파라솔 해놨는데 거기서 먹었는데 음식 싸가지고 온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어요. 가서 사먹으면 돈이 비싸다고 해서 챙겨가지고 간거죠.

기자: 사람들이 다 보고 그랬겠어요.

이순복: 네, 우리가 라면도 끓여 먹고 명태찜 펼쳐놓고 먹으니까 사람들이 가면서 구경 했어요.

기자: 음식을 해 먹게 스키장에서 허락을 해줍니까?

이순복: 아니요. 음식을 해가지고 가서 조그만 고체연료를 가져가서 물 끓여서 부어 먹었어요.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배가고프면 안된다고 스키타러 가는 사람이 음식준비에만 온통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스키장에 처음 가는 것이라 뭘 준비해야 하는 지 알지 못했고 하는 일이 식당이라 제일 잘하는 것만 넘치게 준비했던 거죠.

기자: 스키장은 추운데 옷은 어떻게 입고 가셨나요?

이순복: 옷은 두꺼운 것을 입고 귀마게도 하고 겨울장갑, 신 만반의 준비를 하고 탈줄도 모르는데 갔는데 배워준다고 해서 갔죠.

기자: 겨울이면 가끔씩 스키장도 다니고 하십니까?

이순복: 제가 여태 장사 때문에 힘들어서 못갔었는데 여유 시간을 가져보자 해서 하루 갔다 왔는데 처음 시도를 해본 것이죠.

기자: 스키가 쉬운 것은 아닌데 어땠나요?

이순복: 그럼요. 이거는 산에서 쭉 내려오는데 한참 구경하고 커피까지 가지고 구경을 갔어요. 너무 멋있고 부럽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배우긴 너무 힘들더라고요. 보기하고는 틀려요.

기자: 일행 중에 스키를 타신 분은 있나요? 아니면 모두 구경만 하셨나요?

이순복: 있어요.탈북자 동생 신랑이 정육점을 하는데 아들하고 그분은 너무 잘탔는데 우리는 구경하고 조금 연습하다가 왔어요.

기자: 위험하지는 않던가요?

이순복: 위험하죠. 여자들은 엄두내기가 힘들더라고요. 거의 남자가 타고 여자는 스키 타는

사람이 드물어요.

기자: 텔레비전 보면 남한분들 스키복장이 화려한데 어땠습니까?

이순복: 그럼요. 우리는 이북에서 장비는 보지도 못한 건데…저는 올림픽 경기 텔레비젼을 통해서만 봤지 진짜 보니까 새롭죠. 솔직히 이북에서는 가족단위로 움직이기가 힘든데 여긴 가족단위, 친구 이래서 그것이 부러웠어요. 거의다 가족단위로 왔어요. 학교에서도 오는데 함께 배워주고 음식도 사서 먹고 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저도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이런데 왔으면 하고 감동 했어요.

상상했던 것보다 가서 보니 심장이 뛰는 것이 바로 스키 신발을 신고 산에 올라가 멋지게 타고 내려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 뿐이었습니다. 능숙하게 스키를 타는 사람을 보면 한 두번 탄 솜씨가 아니란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는데요. 보통 사람들이 어디를 떠날 때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경비죠.

기자: 스키는 많은 장비를 요구하는데 경비도 많이 들잖습니까. 하루정도 가족 나드리할만한 정도이던가요?

이순복: 숙소까지 잡으면 30만원정도 드는데 저희는 가까운 거리로 가서 10만원 안에 해결하고 왔어요. 여럿이 갔는데 거기서 쓴것만 10만원이 좀 안들었어요.

기자: 장비 대여하고 미국 돈으로 100달러 정도 되면 되는군요

이순복: 장비 3개 빌리고 해서 그정도면 됐어요.

기자: 갔다온 소감을 정리하자면 어떤 것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까?

이순복: 북한 사람들이 그런데 많이 다니지 안잖아요. 한국사람도 마찮가지고요. 저희는 생각없이 갔는데 사람들이 옆에서 부러워하고 나도 나중에 더 잘 준비해서 가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거죠.

이번에 처음이라 그런지 스키장 가서 스키를 탄 것보다는 싸가지고 간 음식을 먹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 가 봅니다.

이순복: 내가 좀 알았더라면 안했겠는데 음식은 사실은 거기서 사먹고 먹는 시간을 줄이고 타는 시간이 많아야 하는데 우리는 음식을 내놓고 해먹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이왕이면 우리가 가서 즐기면서 좋은 것보고 해야겠는데 아낀다고 해갔는데 아낀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거기 있는 것도 맛보고 싶더라고요.

기자: 오면서 차 안에서는 무슨 얘기 나누면서 오셨나요?

이순복: 갈 때는 걱정하고 갔잖아요. 여자는 스키 못타니까 썰매를 타자 했는데 거기 가서 보니까 엄두를 못내겠더라요. 다음에는 스키도 좀 타고 싶더라고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의 정착한 탈북자의 스키장 체험담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