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의료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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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모든 것을 얻는다 해도 건강을 잃게 된다면 아무 소용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한에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탈북민에게는 특히 건강이 재산이다란 말에 공감하실 텐데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건강이 안따라 준다면 안되겠죠. 오늘은 탈북자가 질병치료에 쓰는 의료비용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순희: 의료보험이 없었다면 치료도 못 받고 치료받는다 해도 벌어놓은 돈을 다 써야했어요.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이 씨는 지난해 무릎관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2006년 탈북해 이듬해부터 남한생활을 시작한 이 씨는 엄청나게 나온 병원비 때문에 처음엔 당황했는데요. 국민의료보험 혜택을 본 덕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습니다. 탈북민의 받는 혜택 중 하나가 바로 의료지원입니다. 경기남부하나센터 허용림 사무국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허용림 사무국장: 일단 탈북민이 한국에 들어와서는 수급권자로 6개월간 나라에서 지원 합니다. 생계급여와 함께 수급권을 지원합니다. 또 5년까지는 의료급여 1종으로 혜택을 받습니다.

기자: 혜택을 받는 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허용림 사무국장: 거의 병원비를 안내고 비급여에 대한 병원비만 일부 내고 나머지는 1종 급여에서 차상위계층에서 받을 수 있는 의료비 기준을 지원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차상위계층으로 지원 받는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허용림 사무국장: 본인 부담금이 많이 적다는 것이죠.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의료급여 1종 수급자 규모는 107만명으로 탈북자와 그 가족은 1종에 속합니다. 의료비 중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3차 벙원 즉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 입원비는 무료며 의사의 진료를 받았을 때는 2천원, 약값은 500원 입니다.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에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차상위계층이란 소득과 재산이 기초생활수급자보다 약간 나은 형편인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나라로부터 생계급여 측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을 수 있는지 보면 2019년 기준 1인가구 월소득이 대략 83만원 미화로 800달러 정도 벌고 있다면 해당됩니다. 법이 정한 차상위계층에 해당된다면 정부로부터 쌀지원과 학비지원 그리고 휴대전화비용, 전기와 가스 요금 등 여러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순희 씨는 남한에 산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니 탈북자에게 5년간 지원되는 의료지원 혜택은 종료됐습니다. 하지만 무릎이 아파 일을 못하게 되면서 정부가 주는 최저생계비를 지원 받으면서 일반 국민이 받는 1종 의료급여 혜택을 받게 된 겁니다.

이순희: 이번에 수술을 3번 받았는데 총 합치며 1천만원 정도가 나왔어요. 그런데 실제 제가 낸 것은 300만원 정도도 안됐거든요. 남한의 의료보험 제도가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을 제가 이번에 병원에 입원해서 3번의 수술을 통해서 온몸으로 느끼게 된 것이예요.

미화로 환산해서 1만달러 정도의 병원비가 나왔지만 자신이 낸 금액은 3천 달러정도였다는 말입니다. 남한에 입국해 50살이 넘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했고 졸업하고는 간호조무사로 일했습니다. 열심히 살다가 고질병인 무릎관절이 악화돼 걷기조차 힘들자 수술을 받았던 겁니다.

이순희: 원래 무릎이 안좋았는데 북한에서는 그것을 강하게 느끼지 못했어요. 제 직업이란 것이 막 뛰어다니는 그런 것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와서 내가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어르신들 돌보는 것이 매일 팽이처럼 돌아가야하거든요. 그러니까 다리에 무리가 더 간 것 같아요. 여기는 개인기업이기 때문에 개인이 돈을 주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북한보다 굉장히 쎄요. 북한은 사회주의고 경쟁사회가 아니다 보니까 노동강도가 심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기는 경쟁사회다 보니까 더 많이 일해야 자기가 살아남기 때문에 가혹하고 사람을 부리는 것도 강도가 높아요.

탈북할 때의 심정이면 남한에 가서 무엇을 못하겠는가 하겠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물론 남한에서 영양섭취를 잘하고 생활환경은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지만 한 번 망가진 건강은 정신력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겁니다.

이순희: 솔직히 남한에서는 자기가 먹기 싫어서 안먹을 정도로 식사 조건이 좋죠. 하지만 북한에서는 못그렇잖아요. 하루하루 먹고 살자고 다니다 보니 언제 자기 몸의 병을 모르고 살았다는 거죠. 아이들 먹여살리자면 엄마가 벌어야 하니까요. 놀면 못버니까 언제 앓을 세도 없이 다니다가 결국 쓰러져 가보면…

이 씨가 말한 것처럼 남한에 사는 탈북민들 대부분이 호소하는 문제가 건강에 대한 걱정입니다. 북한에서는 잘 못느끼다가 남한에 입국해 몇 년 후에 하나 둘 나타나는 겁니다. 흔히 말하는 디스크 환자 이런 분은 허리가 아파서 오래 서있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노동일을 피하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가 이 씨처럼 무릎관절이 안좋은 사람 또는 북한에 가족을 걱정하다보니 오는 마음의 병 등 각종 들어보지도 못했던 진단결과에 잠시 멍해지기도 한다고 호소합니다.

의사의 진단이 나왔으니 병을 치료해야 겠고 그리고 나서 걱정이 앞서는데요. 탈북여성 노우주 씨는 남한입국 직전 일터에서 쓰러진 후 위암 판정을 받았던 경우 입니다.

노우주: 탈북민은 만약 수술을 할 때 돈이 하나도 없으면 수술은 받고 의료보험 1종 혜택을 받으니까 70퍼센트는 정부에서 보조를 하고 나머지 30퍼센트를 본인이 내는데 저는 시청사회복지과에서 수술내역 날짜, 본인 신분증과 통장을 가져오라고 해서 서류를 가져다 주니까 제가 내야할 금액을 병원으로 보내주더라고요.

기자: 탈북자분들이 아파서 수술을 받게되면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겁니까?

노우주: 네, 예를 들어 암에 걸렸을 때도 담당 신변보호관 형사님께 얘기를 하고 주변 탈북민들에게 얘기를 하면 서로 연결이 되니까 크게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아요.

암은 한때 불치의 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옛말이 된듯 합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수술 후 관리만 잘하면 생활에 큰 불편이 없을 정도입니다. 노 씨도 위암 수술을 받은지 11년이 됐는데요. 좋은 음식 찾아서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그리고 좋은 신약이 개발돼도 치뤄야 하는 값이 크다면 소용이 없을 겁니다. 그래서 남한에 사는 탈북자는 큰병이라고 하면 덜컥 겁을 먹는데요. 무릎수술을 받은 이 씨나 위암 수술을 받은 노 씨의 말을 들어보면 청취자 여러분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한시름 놓으셨을 겁니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리 잘 먹고 편한 환경에 산다고 해도 걱정 근심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면 당장 병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언젠가 큰 병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뭔가 문제가 생기면 막연히 걱정하기 보다는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한데요. 남한에서 소위 말하는 정착에 성공한 탈북자. 건강하게 새로운 인생을 사는 분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경기남부하나센터 허용림 사무국장의 말 들어보시죠.

허용림 사무국장: 사람은 누구나 똑같겠지만 좀 열정을 가지셔야 겠고 취업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는 건강을 잘 지키셔서 건강해야 일도 열십히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건강을 잘 챙겨서 근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에 사는 탈북자의 의료비용에 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