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이 안통하는곳이 있습니다. 북한의 구금시설인데요. 이곳에서 감시자가 수감자에게 대놓고 ‘너희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인권 침해가 매일 자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1998년 탈북했다가 중국에서 강제북송 당해 평안남도 증산군 11호 노동단련대에서 1년을 살아야 했던 최지애(가명)씨를 통해 그곳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 지 알아봅니다.
최지애: 벽에 딱 써있어요. 우리로 말하면 프린트로 찍어나온 글짜 있잖아요. 빨간 글자로 해서 액자처럼 만들어서 벽에 붙였어요.
지난 2000년 8월, 1년형 선고받고 증산 노동단련대에서 살아나온 탈북여성 최지애(가명) 씨입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최 씨는 아직도 빨간 글자만 보면 갑자기 기분이 나빠집니다. 왜냐하면 단련대 방에 붙어 있던 문구들이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최지애: “위대한 수령님 말씀과 교시를 철저히 받들라” 이것밖에 기억에 없어요. 옛날 생각을 기억에 떠올리기 싫어서 자꾸 머리에서 지우려고 하다보니까 기억에 남는 것은 그것밖에 없어요.
노동단련대에서의 생활총화는 수감자의 사상개조를 목적으로 저녁식사 후 자기 전까지 1시간 가량 하는 또다른 형태의 고문입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악몽 같은 기억이 흐려졌기에 조심스레 당시 겪었던 일들을 말할 수 있습니다. 최 씨는 신의주 보위부에서 4개월 그리고 남신의주 집결소에서 6개월 조사를 받고는 증산 노동단련대 1년형을 받습니다.
최지애: 제가 잡혀서 신의주로 나갔는데 거기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고 남신의주 집결소에서 몇 개월 있는데 7월8일 행사, 김일성 서거 그 시범케이스로 우리가 몽땅 거기 들어간 거예요. 몽땅 우리가 열손가락 도장을 찍고 어디 간다는 말 없고 까만도장 찍고 기차에 실려서 간거예요. 너희가 단련대 간다 했는데 증산으로 가는 것은 몰랐어요.
외부 세계에서는 북한이 가입 또는 비준한 네개의 UN인권조약을 근거로 북한 당국에 의한 인권침해 현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가 되는 것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여성차별철폐협약, 아동권리협약입니다. 쉽게 말해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체포가 되고 구류장이나 또 다른 시설로 이감이 되는 것 그리고 재판에 의해 형이 확정될 때까지 모든 과정은 북한이 정한 법에 의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법절차가 흔히 무시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 예로 최 씨의 경우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 모르는 상태에서 도착한 곳이 증산 노동단련대입니다.
최지애: 첫날에는 밥을 못 먹었어요. 우리가 밖에서 먹고 들어가서 밥을 주지 않았어요. 검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그날 저녁 밥을 안주고 밖에서 옷도 증산에서 내려서 용덕리까지 또 화물차를 타고 집결소까지 들어와야 돼요. 그 전에 증산에 내려서 시장에서 자기가 가지고 갔던 것을 팔아 거기서 먹고 들어왔잖아요. 그것을 아니까 밥을 안주는 거예요.
기자: 도착을 몇시에 했나요?
최지애: 저녁 4시인가 5시인데 밤 12시될때까지 검수가 안끝났거든요. 12시 넘어 취침을 했는데 아침 6시에 기상을 시켜요.
기자: 한 방에 몇 명이나 있나요?
최지애: 최소 60명 이상이요. 그런데 크지 않아요. 모로 누워서 자야해요. 통로에도 누워야 하고요.
기자: 방의 구조는 어떤가요? 화장실도 있고 씻을 수도 있습니까?
최지애: 없어요. 그런 것이 없고 콘크리트 바닥인데 딱딱하니까 가마니를 깔았는데 그것을 까니까 더 딱딱한거예요. 그리고 한 사람당 담요가 한장인데 갑자기 인원이 불어나니까 한장에 두 명씩 했는데 나중에는 그것도 부족했어요.
최 씨의 증언에 따르면 생존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식사 제공이 제대로 안됐습니다. 그리고 시설 환경이 비위생적이며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가 정한 인권조약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국제피구금자처우준칙 ‘위생’ 부분을 보면 피구금자가 상시 사용하는 시설의 모든 부분이 항상 적절히 관리되고 깨끗이 유지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 지시사항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 건물에 방이 몇 개나 있는 겁니까?
최지애: 건물로 하면 그 안에 반들이 쭉 있는데 7개 반이 있어요. 한 개반은 두 개 방으로 돼있어요.
기자: 2층에는 뭐가 있습니까?
최지애: 화장실이있어요. 계단을 올라가면 화장실만 만들어놨더라고요. 거기 화장실은 문이없어요. 옛날 시골 변소처럼 한 줄에 한 30개 정도 되는 구멍이 있어요. 문도 없이 그냥 턱을 만들고 허리만큼 높이로 벽을 만들어놨어요.
기자: 화장실은 땅 구덩이를 하고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2층에 화장실을 만들었을까요?
최지애: 그러니까 냄새가 엄청 지독하죠. 그 냄새를 다 맡고 사는 거죠.
기자: 그럼 인분이 어디로 떨어지나요?
최지애: 산있는 데 짓은 수용소라 땅을 파서 떨어지게 만든거예요. 밖으로 나가게끔.
세계인권선언 제6조에는 모든 사람이 어디에서나 법 앞에 인간으로서 인정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감시설에서는 수감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성적수치심이들 정도의 인권침해가 아주 당연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즉결 처벌도 재판없이 발생합니다.
최지애: 자기 말을 안듣거니와 일을 못하면 사정없이 때려요. 짓밟고 때리고 주먹치고…
울타리가 다 3미터 이상이고 전기를 넣었어요. 도망 못치게..거기서 도망치면 총으로 쏴버려요. 문도 철문인데 한 번 열때면 소리가 요란해요.
북한의 모든 구금시설의 공통점이 부족한 식사량입니다.
기자: 양은 얼마나 되나요?
최지애: 말로는 200g이라고 하는데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 만에 의하면 120g밖에 안 된데요. 그 밥이 옥숙수 껍질이 다들어간 쭉정이예요. 돼지먹이도 안되는 그런 것을 주다 보니까 씹으면 씹을수록 딱딱하고 국물에 그냥 꿀꺽 삼켜야지 씹으면 이가 나가는 정도예요. 그리고 국 자체가 모래가 많아서 씹으면 안되요.
기자: 매일 똑 같은 것을 먹습니까?
최지애: 먹는 것은 똑같아요. 특별히 명절은 갈치젓갈 같은 것 소금에 절인 것 반숟가락 하고 염장무 그런 것 반쪼가리씩 나오고.
최 씨가 증언한 증산군 11호 노동단련에데서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작업장에 가서는 해떨어질 때까지 고된 노동을 합니다. 항상 먹을 것은 부족하고 저녁밥을 먹고 나서는 생활총화를 한 뒤 하루 일과가 끝이납니다. 이런 과정에 많은 수의 수감자가 병들거나 영양부족이 오게 됩니다. 최 씨도 수감 1년이 안돼 영양실조가 와서 사망직전 병보석으로 노동단련대를 나왔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증산군 11호 노동단련대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