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러시아 하면 쉽게 연상되는 것이 붉은광장 그리고 추운 지방인 탓에 러시아인들이 많이 마시는 독한 술인 보드카입니다. 하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전쟁과 평화를 쓴 톨스토이, 죄와벌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말라는 유명한 시를 쓴 푸시킨의 고향이 러시아라는 것을 여러분 아실 겁니다. 오늘은 탈북자로 남한정착 11년 차가 되는 러시아 인문학 강사인 최금희 씨와 러시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먼저 박물관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기자: 톨스토이나 푸시킨 박물관은 어떻게 꾸며져 있나요?
최금희: 박물관에 가면요. 가령 예를 들어 톨스토이 박물관엘 가면 톨스토이가 안네카레리나를 집필할 때 살았던 집입니다. 톨스토이가 살았던 방, 부부방, 자녀들의 방, 하인들의 방, 부엌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요. 톨스토이가 집필한 친필, 원서와 낙서 등이 그대로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문화의 독특한 점은 관광지마다 입장료가 있지만 또 박물관에 가면 사진을 찍는 비용이 따로 있습니다.
기자: 세계 3대 지하철 하면 뉴욕, 도쿄, 모스크바 지하철인데 웅장하고 화려하다는 러시아 지하철 어떻습니까?
최금희: 저는 너무 익숙한듯 낯설다. 평양 지하철과 너무 유사한 점에 깜짝 놀랐습니다. 거의 어떤 역은 건축 형식, 에스컬레이터가 유사합니다. 제가 언젠가 인터넷에 사진을 올렸는데 정말 어디가 모스크바 지하철이고 어느 사진이 평양의 지하철인지 일반인들은 설명을 하지 않으면 잘 모르시더라고요. 모스크바는 역마다 70년 역사가 된 역도 있고 거의 100년된 역도 있는데 이런 것이 언제 완공 됐다는 날짜가 벽에 새겨져 있거든요. 러시아는 소비아트 혁명이 있던 해부터 1930년대에 완공된 역도 있고 1940년대에 완공된 역도 있고요. 반면 평양은 제 기억에는1979년에 지하철이 처음 개통됐거든요. 그래서 역사는 짧지만 시기가 거의 반세기 이후에 만들어져서 좀더 깔끔하고 러시아의 양식도 닮았지만 북한만의 독특성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벽화의 사상성이나 예술성, 모자이크 등은 북한이 좀 더 정교하다고 할까요? 러시아의 레린, 소비에트 혁명 당시 소련 국민들의 환호와 열광하는 모습이 벽화에서 그대로 나타났던 것 같아요.
기자: 러시아의 지하철은 방공호 목적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지하 100미터를 내려가서 운행이 되는데 지하에서 답답한 것은 없었습니다.
최금희: 저는 그점이 정말 의아했습니다. 크게 답답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거든요. 지금도 생각하면 100년전에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을까 생각이 들어요. 모스크바는 12호선 까지 있는데 너무 정교하게 환승하거나 큰 역을 관통할 때도 편리하게 돼있어요. 공기가 답답하다는 것은 전혀 느끼질 못 했어요. 그런데 단점이 하나 있어요. 제가 발견했죠. 한국의 지하철은 정말 쾌적합니다. 광장이 있고 화장실이 있고요. 모스크바 지하철은 쉬어가는 곳이 단 한군데도 없습니다. 단지 대기하는 승객이 앉는 그런 의자 정도만 있고요. 우리나라 지하철엔 노인들이 쉬어가는 공간도 있고 공연 장소도 마련됐는데 그것이 없고 특히 화장실이 모스크바 지하철에는 없어요.
기자: 모스크바는 본래의 목적인 운송과 방공호의 목적에 충실했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최금희: 네, 그렇게 볼 수도 있고요. 100년전에는 지금처럼 문화 수준이 높지 않아 그렇지 않았을까 나름 생각을 해봤어요.
기자: 여행을 가면 해외여행이라 많이들 걱정하는 부분이 먹는 음식이 맞지 않아 배탈이 나는 것인데 어떤가요?
최금희: 저는 처음에 힘들었습니다. 요즘은 나가면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 애쓰는 편이지만 과거에는 한식만 먹었거든요. 북한이나 남한은 한식문화가 같잖아요. 가령 기숙사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면 우유에 메밀 죽이라든지 보리에 메밀 죽이라든지 이런 것이 느끼하고 어떤 음식은 독특한 향식료가 있어서 힘들었어요. 중국의 향식료와는 또 다른 러시아 고유의 독특한 향이 있어요. 처음에는 적응이 안돼서 힘들었습니다.
기자: 러시아인들의 주식은 뭔가요?
최금희: 러시아인들은 주로 빵을 먹고요. 우유, 보리나 메밀 죽을 많이 먹고요. 우리나라로 말하면 브림이라는 만두처럼 지짐을 얆게 구워서 가운데 야채 소나 고기 소를 넣어 먹는 블림이 가장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음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시지로 만든 각종 요리가 많아요. 그리고 이탈리아처럼 피자도 먹고요.
기자: 러시아인들 보드카 정말 많이 마시나요?
최금희: 정말 많이 마시고요. 길거리에 삼삼오오 모여서 남녀노소 할 것없이 아무곳에서나 골목골목마다 담배를 피고 맥주를 마시고 보드카에 취해서 얼굴이 벌건 아저씨들이 곳곳에 있죠. 제가 아버지에게서 80년대에 들은 얘긴데 러시아 사람들은 추운 지방이니까 술을 마시고 밖에서 객사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경찰이 정말 친절하게 술취한 사람은 붙들어서 술이 깰때까지 데리고 있다가 술깬다음 안전초치를 하는 그런 문화가 있더라 했는데 현지에서 물어보니까 실제 경찰이 굉장히 불친절한데 술취한 행인에게는 친절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기자: 이젠 마칠 시간이 됐는데요. 먼 나라 러시아 정리를 해주십시요.
최금희: 모스크바는 다 알려졌으니까 러시아의 제 2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면 많은 사람이 아는 톨스토이나 푸시킨이나 도스토예프스키 작품 속에 나오는 네프스킨 대로가 있습니다. 네바강을 따라 쭉 걸어가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나오는 K다리인 코크시킨 다리 그리고 쏘냐의 집과 주인공인 라스콜리니코프가 살았던 하숙집 또 당대의 러시아 사교계의 꽃이었던 나탈리아 곤차로바를 사랑해 요절한 푸시킨. 그가 늘 다녔던 커피집이 있어요. 푸시킨 문학카페가 아직도 영업중이니까 꼭 단테스와 결투를 하는 당일날에 커피를 마셨던 카페에서 200년의 역사를 느끼면서 모스크바 또 러시아 문화를 사랑하고 관심을 많이 가지길 바라면서 오늘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러시아 인문학 강사인 최금희 씨와 러시아 여행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