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여름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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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올해는 연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사람들이 사회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변한 모습은 모두들 마스크를 하고 다니고 사회적 거리두기 라고 해서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한다는 건데요. 또 최근에는 두 달 넘게 한반도에 연일 비가 내려서 여러 지역이 큰 물난리를 당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여름, 탈북자들의 휴가를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김혜성: 1박 2일로 친구들과 같이 휴가 삼아 갔다 왔어요.

강유: 개별적으로 갈 엄두를 못 냈는데 대학교에서 가니까 그래서 갔어요.

노우주: 휴가 간다는 말은 못하죠. 그냥 저희끼리 살짝 갔다 오고.

이정희: 네비게이션 찍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 제일 좋아요.

연속해서 4명의 말을 들으셨는데요. 예년과 달리 조용히 일정을 짧게 해서 계곡과 바다를 다녀왔다는 겁니다. 먼저 양강도 출신으로 지난 2009년에 남한에 정착한 김혜성 씨는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휴식을 취했습니다.

김혜성: 올해 마침 잘 아는 친구가 평창에 있는데 거기는 코로나 청정지역이래요. 여러 가지 일도 있고 코로나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라 친구들과 같이 가자 그리고 자원봉사를 같이 하는 친구들이라 단합대회 겸해서 하루라도 쉬고 오자 해서 가게 됐어요.

기자: 홍수가 나서 힘들었는데 갔던 지역은 괜찮았습니까?

김혜성: 저희가 간 쪽은 물난리를 피해서 전혀 없진 않았는데 산 높은 곳이라 별로 피해는 없었고 오히려 비가 많이 와서 물량이 많아서 래프팅 하기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평창의 계곡에서 친구들과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빠른 물살이 흐르는 계속을 내려오는 것이 재미있었는데요. 조금 격한 스포츠를 빠듯한 일정에 소화 하고는 다시 일상에 복귀했습니다.

김혜성: 피로가 쌓이진 않았고 활력이 좋았죠. 거기는 정말 청정지역이더라고요. 우리는 마스크를 했는데 거기 사람들은 코로나 피해가 덜하고 해서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미안한 느낌도 있더라고요. 우리가 갔다가 여기에 코로나가 생기면 우리가 얼마나 미안할까 하는 느낌… 어쨌든 오랜만에 쉬고 오고 산도 보고 시원했어요. 저의 고향은 산골이다 보니까 산도 많고 물도 있고 풀 냄새도 너무 좋고 하니까 좋았어요.

기자: 이번에 새로운 경험을 하셨는데요. 친구분들이랑 또 시간되면 오자 이런 말도 했겠네요.

김혜성: 그렇죠. 아무래도 그렇게 약속을 하고 왔죠.

두 번째 목소리의 주인공은 강유 선생님입니다. 지난 10년간 저희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건강하게 삽시다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강유 선생님은 올해 만으로 77세로 부산 디지털대학 노인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기자: 올해는 예전에 전혀 경험하지 못한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최근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 어딜 다녀오셨다고요?

강유: 네, 코로나 때문에 그리고 비도 많이 와서…역대 최장 장마라고 했습니다. 54일동안 비가 왔으니까요. 그냥 사람들이 어쨌든 핑계를 대고 모이고 싶어하고 하니까 우리도 3학년 실습여행 한다고 해서 거제에 갔었습니다. 거제도 매미성 갔는데 바다에서 사진도 찍고 사진촬영도 하고요. 집에 갇혀 있다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까 자유라는 것이 이렇게 귀중하다 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기자: 코로나 19 비루스 때문에 다니시는데 힘들진 안으셨습니까?

강유: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6개월 넘게 시달리면서 코로나 대처 방법을 터득했어요. 오직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그런데 가지 않고 아는 사람만 만나니까 그 더운 때도 마스크를 하고 손 소독제를 가지고 가고 차에 오를 때도 체온을 재고 그렇게 했습니다.

세 번째 목소리의 주인공은 청진 출신으로 지난 2007년에 남한에 입국해 이제 남한생활이 13년차가 되는 노우주 씨입니다. 노 씨는 최근 강원도 태백엘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원도에 비 피해가 심하다고 들었는데 장마 끝나고 다녀오신 겁니까?

노우주: 아니죠. 물난리 한참 될 때인데 신랑 회사에서 일주일 휴가를 받아서 갔어요. 거기 신랑 작은 누님께서 사시는데 괜찮다고 하셔서 직접 차를 몰고 갔었죠.

강원도 태백에서 채취한 송이버섯.
강원도 태백에서 채취한 송이버섯. (/노우주 씨 제공)

이번에도 깊은 산에 올라 송이버섯을 채취했는데요. 산은 노 씨에게는 귀한 자연의 음식을 제공하는 보물상자랍니다.

기자: 보통은 곁에 있어도 그냥 지나치게 되는데 이번에도 송이를 많이 따셨네요.

노우주: 저는 가는 길을 아니까 해마다 아는 언니랑 다른 분들과 같이 가도 저만 따니까 다른 사람들은 같이 가도 나뭇잎에 가려 있어서 모르고 그냥 밟고 다니는데 저는 알죠.

기자: 북한에서도 송이 채취를 많이 하셨군요?

노우주: 저희는 청진 명천골 안 제일 깊은 산속으로 10리 안으로 들어가죠. 자전거에 식량을 싣고 가서 비닐박막을 치고 며칠씩 있으면서 송이 채취를 해서 팔아야 식량과 바꿔먹을 수 있으니까

기자: 올 여름은 휴가를 간다는 것이 괜히 망설여지고 주변 눈치도 보이고 그런다고 하던데 친구들한테 어디 간다고 얘기는 하셨습니까?

노우주: 그런 말을 못하죠. 저희끼리 살짝 갔다 오고 아이들은 또 사촌 형제들끼리 한 3일 갔다 오고…

매년 무더운 8월 말경이면 남편의 여름휴가를 이용해 시원한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는다는 노우주 씨.

노우주: 그게 또 재미있더라고요. 10년을 혼자 살다가 가족이란 울타리가 생겨서 아주버님, 형님 동서들과 또 어울리니까 재미있더라고요.

마지막 주인공 입니다. 올해로 남한생활 11년차가 되는 이정희 씨는 더위도 식힐 겸 2박 3일 바닷가에 사는 친구를 만나고 왔습니다.

이정희: 특별히 휴가라기 보다 그냥 집에 있으니까 친구 만나러 갔었어요. 지금은 정세가 그런지라 막 몰려 다니고 그런 것이 없고 주로 가족 단위로 3명 4명 이렇게 케이블카를 타러 오고 그렇더라고요. 나는 원래 밀양 얼음골을 가려고 했는데 조금 늦기도 하고 다들 사정이 있어 못 가고 혼자서 친구가 있는 통영에 케이블카를 타러 갔었어요.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오며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통영 케이블카.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오며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통영 케이블카. (/이정희 씨 제공)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오며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통영 케이블카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 중 하나로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기자: 코로나로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은 안가는 추세라고 알고 있는데 어땠습니까?

이정희: 저도 그것 때문에 걱정을 했거든요. 마스크를 준비하고 갔는데 보니까 단 한 사람도 안 한 사람이 없더라고요. 경남 통영은 코로나 확진자가 한 사람도 없는 데에요. 청정지역이더라고요. 그런데도 입구에서 방송을 하는 거예요. 마스크를 착용 하시고 손 세정제가 있으니까 손을 닦고 올라가십시오. 안내방송을 하더라고요.

기자: 모두 마스크를 하셨군요.

이정희: 네, 다 마스크를 했어요. 왜냐하면 케이블카는 사람이 집단으로 모여서 타는데 아닙니까? 그러니까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셨더라고요. 애기까지 마스크를 하고 왔는데 얼마나 귀엽던지……

올해 62세인 이 씨는 3년전부터 자기 차를 몰고 있습니다. 보통은 가까운 시내 주행만 하다가 이번에 2시간 넘게 장시간 운전을 해서 친구를 찾았던 겁니다.

기자: 차가 없을 때와 직접 운전을 할 때는 많이 다르죠?

이정희: 네, 없었을 때는 내가 어떻게 살았나 싶어요. 그때는 버스를 타고 다녔죠. 그러면 2시간 반 갈 것을 4시간 가거든요. 버스를 타면 빙빙 돌아가거든요. 그런데 내 차로 가면 1시간 반은 빨리 갈 수 있으니까 좋죠.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망설이고 취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족이 있는 곳으로 또는 친구를 찾아 또는 섬으로 집을 떠나 짧은 휴가를 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이 씨는 운전을 직접 하고부터 남한생활에 더 자신감이 생긴 듯 보입니다.

이정희: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제가 좀 성숙돼 간다고 할까요? 이 사회에 좀더 깊이 들어간다는 그런 느낌이 드는 거예요. 남한사람 그 어느 사람하고도 대화가 되고 그 사람들 대하는데 있어서 주저하거나 말씨가 틀려서 내가 좀 두렵거나 한 것이 전혀 없는 거예요. 10년 되니까 배짱이 생기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이 직장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내가 다리 수술하고 재활한다고 직장을 안 다니는데 직장 다닐 때가 제일 보람 있고 돈도 벌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까 살도 안 찌고 하는데 집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안 하니까 살이 찌더라고요. 사람이 어느 정도 약간의 긴장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지 좋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2020년 탈북자들의 여름휴가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