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올 여름은 폭우로 인한 큰물피해 복구도 채 끝내기 전에 연이어서 한반도를 강타하는 태풍으로 시민들이 긴장한 모습입니다. 특히 북한은 전에 없는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재난방송을 내보내면서 피해복구에 애쓰고 있는데요. 오늘은 기상정보 제공회사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을 통해 북한지역에 상륙한 태풍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최근 황해도 지역과 평양에 피해를 준 8호 태풍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반기성 예보센터장: 태풍 '바비'였죠. 일단 올해 발생한 태풍부터 말씀 드리면 태풍 발생지수가 평년보다 굉장히 적습니다.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을 태평양 일대에 보이고 있어요. 이럴 경우는 태풍이 발생하는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 온도가 높게 되고요. 이렇게 되면 태풍이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8월까지 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이 평균 13.3개 정도인데 올해는 9개 정도만 발생했습니다. 평균보다 적게 발생하고 있고 또 북위 10도 근처에서 발생하는 태풍이 적어요. 이번 바비처럼 북위 23.5도의 상당히 고위도에서 발생하는 태풍이 많았는데 올해 북한에 처음으로 피해를 줬던 태풍이 8호 태풍 바비죠. 8월 27일에 북한의 옹진반도로 상륙하면서 남포, 평양 서쪽으로 진행하면서 만주 쪽으로 올라갔는데요. 태풍이 통과 했던 8월 27일 안주 같은 경우는 231mm의 호우가 내렸고요.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으로도 100mm 내외의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또 바람은 용연이 초속 19m 해주와 사리원, 신계 지역으로는 18m/s의 강풍이 불었는데 이 바람은 평균최대 풍속을 나타내니까 실제 순간 최대 풍속은 25m/s가 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라면 태풍 피해가 상당하지 않았겠나 예상이 되는데요.

기자: 이번에 북한에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남포시 재난상황을 보도한 것은 예전에 볼 수 없던 것이었는데요.
반기성 예보센터장: 일단 보도에 의하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예상보다 피해가 적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지금 북한 보니까 총력을 기울여서 황해도 태풍 피해를 복구하라고 한 것을 보면 피해가 상당하지 않았나 이렇게 예상을 합니다. 특히 북한 같은 경우는 지금 태풍에 대한 대비, 인프라가 굉장히 취약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남한에 비해서 피해가 더 컷을 가능성이 높죠.
기자: 올해 북한에 피해를 주는 태풍의 특징은 어떤 것입니까?
반기성 예보센터장: 일단 올 여름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이 되는 태풍이 4개 정도가 되는데 이번에 영향을 주는 것이 9호 태풍 '마이삭'이죠. 이 마이삭도 북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삭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태풍으로 나무라는 이름입니다. 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진로를 보면 3일, 오늘 새벽 부산 인근에 상륙해서 강릉 북쪽에서 동해로 빠져 나간 후 그대로 북진해 올라갑니다. 그러면서 오후 3시경 북한 청진 부근에서 다시 북한으로 상륙하는 것으로 예상 됩니다. 이러한 9호 태풍이 이번에도 북한에 올라갈 때도 아주 상당히 강한 태풍 세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북한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 태풍 이후에도 앞으로 우리나라에 두 개 정도 태풍이 더 올 것으로 보이지만 9월 중순 이후에는 주로 태풍이 대한해협으로 이동해 나가니까 북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기자: 보통은 태풍이 북태평양에서 생성돼 일본 본토를 거쳐 남한에 피해를 준 후 동해상으로 진행이 됐는데 이번에 태풍이 북한에 상륙한 것은 새로운 길이 생겼다고 봐야 할까요?
반기성 예보센터장: 태풍의 진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8호 태풍 '바비'의 경우는 한반도 쪽까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안으로 못 들어갑니다. 그래서 가장자리를 삥 둘러서 이동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서해상으로 올라와서 북한의 옹진반도로 올라갔던 거고요. 그런데 이번 9호 태풍 같은 경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 일본 쪽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좀 더 동쪽으로 진로가 바뀌는 것이죠. 이번에는 서해상으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제주도에서 남해상으로 해서 부산 쪽으로 상륙을 해서 올라가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것은 그때 그때 북태평양의 고기압 세력이 어디까지 확장이 돼있냐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다.
그러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9월이 되면 약해서 일본 동쪽으로 빠져 나가기 시작을 하면 그때부터 발생하는 태풍은 대개 우리나라 대한해협 쪽으로 많이 들어오게 되죠. 따라서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을 어떻게 하느냐가 예측이 돼야 하기 때문에 내년에 태풍의 진로가 어느 쪽으로 오겠는가 하는 것은 예측을 하기 어렵죠. 다만 오늘 북상하고 있는 9호 태풍의 진로 같은 경우는 지금까진 상당히 보기 드문 진로입니다. 대개 이렇게 부산 인근에 상륙해서 강릉 그쪽 인근 쪽으로 빠져나가는 태풍이거든요. 그러면 거의 그대로 러시아 동쪽으로 쭉 빠져나가는 진로입니다. 우리나라에 피해를 굉장히 많이 줬던 '매미'의 진로와 비슷한데요. 이번 태풍은 강릉에서 동해상으로 빠져 나갔는데 북진해서 다시 청진 쪽으로 상륙하거든요. 이런 태풍은 제가 예보관 생활하면서 처음 보는 태풍인데 이렇게 자꾸 바뀌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도 좀 있다고 보고요. 이러한 기후 변화로 인해서 앞으로 발생하는 태풍은 매년 점점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이 되고 또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있잖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북한 지역으로 올라가는 태풍도 앞으로는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기자: 북한의 인프라 즉 사회기반시설이 약해서 피해가 클 것 같다고 하셨는데요. 태풍에 대한 대비시설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겁니까?
반기성 예보센터장: 우리가 보통 인프라라고 얘기를 하죠. 구조물, 도로 이런 야외에 설치되는 시설물들 그리고 항구로 치면 방파제 등 많은 시설들을 태풍에 대비하는 인프라라고 하는데 동일한 태풍이 들어가도 일본은 워낙 태풍 피해를 많이 봐서 태풍에 대한 인프라, 대비 시설이 잘돼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동일한 태풍이 일본과 우리나라에 동일하게 들어 온다면 일본 보다는 우리나라에 태풍 피해가 두 세배는 더 많을 거라고 봅니다. 태풍에 대한 대비가 덜 돼있으니까요. 그런데 북한은 우리나라 보다 태풍에 대한 인프라가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쪽에서 북상해서 약해진 태풍이라도 북한 쪽으로 올라가면 피해가 굉장히 커지는 것을 예전에도 몇 번 본적이 있거든요. 특히 오늘 북상하는 태풍은 북한 지역으로 올라가면서도 태풍이 강한 상태로 북상하기 때문에 상당히 피해가 많지 않을까 예상을 합니다.
기자: 이번에 온 것이 9호 태풍인데 앞으로 있을 11호 태풍의 이름은 '노을'이네요. 이런 이름은 누가 어떻게 붙이는 겁니까?
반기성 예보센터장: 예전에는 미국의 태평양 썬터가 괌에 있었습니다. 여기서 이름을 정했었는데 2000년 들어서면서 태풍이 아시아 국가들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태풍의 이름을 아시아 국가들에서 만드는 것이 옳다 해서 14개 국가에서 각각 10개씩의 이름을 제출했습니다. 북한도 10개 우리나라도 10개를 제출했고요. 저번에 5호 태풍 '장미'는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이죠. 그런데 이번에 말씀하신 '노을'은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고요. 이번 '마이삭'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이고요. 아시아 국가들이 제출한 이름을 번갈아 가면서 계속 이름을 붙입니다. 북한 이름이 이번에 붙여졌으면 그 다음 14번 이후에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 다시 붙여지는 거죠.
기자: 폭우에 이은 연속적인 태풍 피해까지 힘든 한 해를 맞고 있는데요. 앞으로 기상 전망으로 정리를 해주시죠.
반기성 예보센터장: 일단 올해 코로나 19로 전세계가 아주 굉장히 힘든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 또 북한도 보도는 안하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방역대책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북한도 코로나가 심각하지 않나 예상이 됩니다. 지금 9월 가을에 접어드는데 북한지역에 태풍이나 호우가 심했거든요. 구성 지역엔 이번 여름에 1,500mm 정도의 비가 내렸습니다. 신계도 900mm가 넘었고 황해도 지역도 거의 7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려서 이 정도의 강수량이라면 남한하고 거의 큰 차이가 안 나거든요. 올해 지금 남한의 비 피해가 극심했으니까 인프라가 약한 북한은 피해가 엄청 컸을 것으로 보는데 이렇게 물난리가 나면 물이 굉장히 오염되고 하니까 식수섭취에 조심했으면 좋겠고요. 올 겨울 제가 보기에는 혹한이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최근 몇 년 동안 겨울이 따뜻했거든요. 그런데 올 겨울은 추위도 일찍 오면서 굉장히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우리보다 기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겨울난방 대비도 잘했으면 좋겠네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을 강타한 태풍과 관련해 기상정보 제공회사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을 전화로 연결해 올 여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