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불리는 한가위. 추석이면 언론에서 늘 접하는 말이 귀성행렬, 고속도로 정체 등 민족의 대이동에 관한 보도입니다. 이런 명절이면 두 동강난 한반도의 북쪽이 고향인 사람들은 북녁땅이 보이는 곳을 찾아 망향제를 올리는데요. 오늘은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추석명절에 대해 알아봅니다.
고아라: 저녁에 모여서 음식도 하고 오전에 통일 전망대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얘기 나누고 집에 왔죠.
탈북여성 고아라 씨의 말입니다. 이렇게 명절 때가 되면 실향민과 탈북민들은 북녘 고향을 바라보면서 향수를 달래고 조상에 대한 차례를 모시기 위해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습니다.
올 추석 연휴의 경우 추석 전날인 23일이 일요일이라 26일 수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면서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총 5일간이 법정 공휴일이었습니다. 관광서나 은행 등 대부분이 영업을 하지 않고 휴무를 했다는 말입니다.
올해는 다른해에 비해 쉬는 날이 길어지면서 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남한언론을 보면 연휴 첫날인 22일 토요일 하루평균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이용객 수가 12만여명으로 출국장이 가장 붐비는 날이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고향집을 찾았는데요.
추석 이튿날인 25일 YTN뉴스 보도 잠시 들어봅니다.
YTN: 한국도로공사는 오늘 오후 4시에서 5시쯤 고속도로 교통량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오늘 낮 12시에 부산을 출발하면 서울요금소까지 승용차로 8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도로공사는 오늘 차량 518만 대가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고, 수도권으로 55만 대가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하루 고속도로 이용 자동차 수가 500만대가 넘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차들로 쭉 줄지어 움직이는 모습이 장관인데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JTBC 뉴스보도 계속 들어보시죠.
JTBC: 이처럼 연휴 마지막 날에 길이 막히지 않은 것은 연휴 5일동안 차량이 분산된데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통행료 면제 기간이 일요일인 지난 23일부터 어제 자정까지여서, 어제 자정 이전에 서울로 올라온 차들이 많다는겁니다. 추석 당일인 월요일에는 역대 가장 많은 607만 대의 차량이 도로에 나와서 혼잡이 빚어졌는데요, 오늘 통행량은 추석 당일의 63% 정도입니다.
고향에 갈수 없는 탈북자들은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 아픔을 달랬습니다.
고아라: 한국에 들어온지 올해 10년이 됐는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변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집에서 똥그랑 땡하고 호박전 또 다른 것은 음식점에서 조금씩 사서 북쪽에 대고 술한잔 올리며 아버지 어머니 그리움을 나눴고 그 음식은 친구들하고 맛있게 먹었어요.
명절이면 평소보다 푸짐한 음식을 만들어 여러 사람이 나눠먹는 탓에 너무 먹어 배탈이 나는 사람까지 생기는데요. 고 씨는 남한의 추석음식은 북한과 좀 다르다고 말합니다.
고아라: 북한에 있을때는 추석이면 소박한 음식을 만들어 가족끼리 모여 앉아 먹지만 한국은 명절음식이 색깔이 많이 들어가고 다양한 것이 달라요. 북한에선 송편과 떡 두가지고 좀 더 하면 순대하고 돼지국밥인데 한국은 떡도 여러가지고 음식도 여러가지고 부침게도 북한에선 크고 채소를 많이 넣었는데 여기는 모양과 맛을 다양하게 하잖아요. 문화적 차이가 심한 것 같아요. 북한은 쌀밥에 돼지고기국인데 한국은 추석이 되면 좋은 음식을 나누고 선물을 들고 가는 것이 달라요.
부산에 사는 탈북여성 한경희 씨도 여느 다른 날과 달리 명절에 고향생각이 더 나더랍니다.
한경희: 추석이면 당연히 고향생각이 안나겠어요? 북한 땅속에 뭍힌 부모님은 추석밥이라도 얻어 드셨는지… 그런 생각이 드는거죠.
많은 사람들이 가족 친지를 만나 음식을 나눠먹고 얘기를 나누고 하는 시간 한 씨는 새로 문을 열 식당준비에 바빴습니다.
한경희: 음력설과 추석명절에 음식을 한적이 없었고요. 저희 교회 서명보 이은정 집사님 부부가 항상 명절음식을 가져다 주면서 혼자 고향생각이 얼마나 나는가 하면서 항상 챙겨주셔서 명절음식을 먹었고요. 그리고 저는 10월 1일 음식점을 개업하는데 생선구이 전문점입니다. 마음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하려고 합니다.
사업을 하는 탈북민은 명절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한현영: 제가 올해 추석엔 쉬질 못하고 일했습니다. 회사 상품판매 때문에 바이어도 만나고 면세점 사람들도 만나야 해서 쉬지 못하고 명절 실감이 안나게 …
한현영 씨는 화장품 판매 회사에 임원으로 있는데요. 쉬는 것은 잠시 뒤로 하고 연휴기간 정신없이 사업장을 돌며 사람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한현영: 추석 전부터 고향 생각도 많이 나고 가슴이 설렜어요. 그런데 여기 혼자 있다보니까 올 추석에는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매출을 더 올려야겠다 생각해서 저희가 거래하는 업체를 찾아가서 유통을 위한 만남도 갖고 앞으로 어떻게 판매전략을 세워야 할까 많은 상의를 하면서 추석을 보냈습니다.
일하며 정신없이 다니다 보면 외로움도 느낄새가 없는데요. 고향사람들의 만남은 이런 명절때가 아니면 다들 바쁘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정진화 씨는 이번 추석연휴에 고향분들과 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진화: 여기 경기도 파주쪽 문산인데요. 탈북민들이 추석연휴 이용해 1박2일로 왔어요. 한 50명이 왔는데 노래를 하며 집에 갈 생각도 하지 않고 놀고 있어요.
기자: 주로 무슨 얘기를 나눴습니까?
정진화: 대체로 하나원에서 나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여기 오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어디서 왔는가 하는 건데 여기 노래 부르는 것을 보면 전부 고향에 대한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는 오래 돼셨는데 그런 자리에 참여를 하셨네요. 올해는 기분이 좀 다르겠어요
정진화: 그런 것도 있죠. 북한에서 좋은 소식도 들려오는데 반면 북한당국이 통제를 조금 더 강화 하고 있다는 말도 있어서…아무튼 북한땅과 가까운 곳에 와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기면서 고향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추석 전에 남북한 두 정상의 만남은 탈북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허수정 씨입니다.
허수정: 정상회담 기간내내 눈물로 보냈거든요. 간절한 바램이란 것이 통일까지는 아니어도 왕래하는 것은 될 수 없겠는가...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좀 특별한 음식도 장만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