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정부가 최근 4.27 판문점 선언 두 돌을 맞아 남북철도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강릉까지 단절된 동해북부선 100킬로미터를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과 설계를 마치고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한다는 겁니다. 오늘은 남한의 영토학자인 조병현 박사를 통해 남북철도 연결사업에 대해 그 내용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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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근 남한정부가 발표한 남북 철도연결 사업이란 것은 어떤 겁니까?
조병현 박사: 남북 철도연결 사업은 남북의 끊어진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2년전 남북한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철도연결을 합의했지만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경색으로 진척이 안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남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하면서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이해 다시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유엔의 승인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우선 남측 구간의 동해북부선 연결 기념식을 갖게 된 것입니다.
기자: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남북철도 연결이 아니고 남측구간의 일부를 연결하는 사업이란 말씀이죠?
조병현 박사: 그렇습니다. 남한의 속초에서 북한의 안변까지를 동해 북부선이라 하는데 이번에 착공하는 것은 남축 구간인 강릉역에서 제진역까지 단선 전철로 길이는 총 110.9㎢를 연결한다는 것입니다. 이 구간은 동해선철도 구간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단절 구간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되었지만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폐지된 것을 이번에 복구하는 것입니다.

기자: 철길 연결 사업의 건설비용도 엄청나겠죠?
조병현 박사: 네, 총 사업비는 약 2조 8520억 원으로 이것을 미화로 환산하면 약 23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건설계획이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조병현 박사: 2002년 9월에 군사분계선에서 제진역에까지 7㎞ 구간이 이미 완공되었고, 강릉에서 삼척 구간도 평창동계올림픽 때 완공되어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구간을 복구하여 삼척까지 연결하고 현재 공사 중인 삼척-부산 구간과 연결하면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철도망(Trans Korea Railway)을 완성하게 됩니다.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입니다. 이번 공사가 완공되면 남북정상이 합의한 남북철도 연결과 함께 대륙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기자: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연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슨 뜻인지요
조병현 박사: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가는 기찻길은 경의선과 동해선이 있습니다. 경의선 연결사업은 지난 2000년 7월 31일 합의하여 2003년 6월 14일에 연결행사를 가졌습니다. 경의선에 비해 동해선은 진척이 늦지만 동해선은 남한의 마지막 역인 제진역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의 감호역을 연결하면 북한의 금강산역과 안변역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경원선과 평라선, 함북선을 지나 대륙으로 연결됩니다. 2011년 러시아 하산시와 북한 나진시를 잇는 나진-하산구간이 개통되어 모스크바역(야로슬랍스키 역)까지 연결하는 한반도 종단철도(Trans Korea Railway)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기자: 이론적으로는 기차를 타고 남한사람들이 러시아를 갈 수 있다는 말이지만 현재 분단상황에서는 주민들이 사용할 수 없는 상징적인 철길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데 실제 이번에 착공되는 동해 북부선을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겁니까?
조병현 박사: 제 생각에는 실제 주민이 이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은 군사분계선에서 강릉역과 삼척역을 거쳐 포항과 울산, 부산까지 동해안이 모두 연결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통일 이전이라도 남북이 협의만하면 부산역에서 모스크바역까지 대륙을 횡단하여 유럽으로 여행을 다니게 될 것입니다. 남북이 분단되기 이전에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다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볼 때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기자: 그렇게만 된다면 남북관계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겠군요
조병현 박사: 그렇습니다. 관광과 물류산업부터 변화가 일어 날 것입니다. 남북한과 해외 관광객이 금강산과 설악산, 나진과 부산으로 여행을 다닐 것이고 부산항을 기점으로 하는 많은 물동량이 유럽으로 실시간 이동할 수 있어 교통과 물류에도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북한 경제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 경제영토가 유라시아와 태평양으로 확장되면서 이를 통해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을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자: 그렇게 되자면 당장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북측에서 남측에 요구하는 고속철도를 깔자는 것인데요.
조병현 박사: 제가 파악하기로는 북한의 요청에 따라 경의선 복원사업과 별개로 최고 시속 350km 고속철도를 놓는 사업이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연결된 경의선 철도는 경부선과 함께 중국을 거쳐 대륙을 이어주는 교통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중단된 것을 연결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고속도로 건설을 더 빨리 잘하는 것입니다. 고속철은 남한의 수색역을 출발해 김포를 거쳐 판문점으로 향하는 고속철도 노선이 검토되고 있고 북측 구간은 이와 별도로 개성과 사리원을 거쳐 평양, 신의주로 가는 노선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박사님은 남북 철도 연결사업과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을 어떻게 보십니까?
조병현 박사: 저는 남북 철도연결사업과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은 남북이 협력해서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끊어진 한민족의 동맥을 잇고, 국토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사업입니다.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창조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입니다. 북한의 철도 현대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최대 관심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중국과 고속철도 건설에 합의하고 지난해 6월 시진핑 주석이 신의주-개성 간 철도 보수를 제안하는 것을 보고 저는 매우 실망했습니다. 유럽∼아시아∼태평양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를 남북한이 함께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중국에 사업권을 넘겨주면 남북간의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경제 협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남북한은 이 분야에 대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에 과히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데 이 문제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어떤 것인지요?
조병현 박사: 정부의 입장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만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모든 사업에는 건설 비용이 문제입니다. 항공과 해상로 보다 철도가 더 경제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그러나 개성-의주를 잇는 경의선의 경우 시속 110~180㎞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복선 철도로 바꾸는 데 비용이 13조 1600억 원, 미화로 하면 107억 달러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여기에다 선로 인프라 개선, 차량비용, 철도시스템 구축 비용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철도연결사업의 편익에 비하면 이 정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남한 경제규모로 보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제는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남북철도 연결 사업, 정리를 좀 해주시죠.
조병현 박사: 남북철도 연결은 대륙 진출 명분도 있지만,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에 따른 부대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북한을 비핵화 협상에 나오게 유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저는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속도를 더 냈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 때 서울에서 기차 타고, 평양을 거쳐 북경에 가서 남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기자: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조병현 박사: 네 고맙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정부가 발표한 동해 북부선 철도 연결사업에 대해 영토학자 조병현 박사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