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음식 달고 북한음식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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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북한의 분단된 세월이 사람의 입맛조차 변하게 했습니다. 북한에선 먹지 않는 야채를 남한에선 건강식품이라고 즐겨 찾고요. 그 반대로 남한에선 꺼리는 조리법이 북한에선 일반화됐습니다. 오늘은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탈북여성 강다현(가명) 씨가 들려주는 남북한 음식 맛의 차이에 대해 전합니다.

강다현: 목,금,토는 주말이라 그때는 족발을 50개 넘게 삶고 평일은 40개 정도 합니다. 거기에 보쌈에 매운 족발도 파니까 하루 평균 50개는 판다고 봐야죠.

탈북해 남한에 가서는 돼지족발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을 낸 강다현 씨. 항상 더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지짐을 북한식으로 요리해 좋은 반향을 일으킨 것도 있습니다.

강다현: 본점에서 우리가 배웠을 때 기본적으로 누룽지 탕, 주먹밥, 막국수 이런 것은 족발 외에 있었고 해물전이 있었는데 해물이 잘 상해서 녹두전을 하면 어떤가 하고 의견을 냈어요. 북한에는 고기가 귀하니까 명절에 조금씩 사용하는 데 한국에는 전에 고기를 넣는데 느끼해서 제가 순 야채만 넣고 간을 해서 녹두전을 하는데 손님이 정말 맛있다고 해요.

북한에서는 음식을 다루는 직업이 아닌 평범한 가두여성이었지만 남한으로 가서 맛으로 승부를 내는 전문식당 사장이 됐습니다. 강 씨가 남한에 가게 된 사연 잠시 들어보죠.

강다현: 다 아시다시피 고난의 행군이 이어지면서 너무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12살 된 아들이 꿈이 너무 크고 너무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지만 돈 없다는 것으로 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항상 우울해 했습니다. 엄마가 중국에 가서 돈 많이 벌어서 네가 청년회장 될 수 있게 해주마하고 탈북 했는데 1년 반 만에 아들을 찾았어요. 북한에서는 부모 없는 자식은 굶어죽는 사례가 많아 항상 좋은 음식을 보면 아들 생각나고 해서 브로커를 사서 아들을 데려왔고요. 한국에 온지는 5년차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남한에 가서는 식당에서 일하면서 직접 운영을 해보자 맘먹고는 조리학원에 다니면서 요리사 자격증을 땁니다. 그리고는 음식점을 차릴 수 있었는데요. 족발 전문점이라고 해서 한 가지 음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찬 종류도 여러 가지라 각각의 음식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그러면서 강 씨가 느낀 것이 남북한 사람이 먹는 음식도 참 다르다 하는 겁니다.

강다현: 야채로 하는 것이 부추무침이 있고요. 북한에서는 양배추라고 하면 저려서 무침을 하거나 볶아 먹는 것이 기본이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그냥 썰어서 소스를 비벼 먹어요. 우리는 상상도 못했죠. 그리고 무김치는 매일 하는데 너무 달아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그 김치는 못 먹겠는데 여기 사람들은 더 달라고 하더라고요.

북한에선 먹지 않던 음식이 남한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식재료도 있습니다.

강다현: 우선 우리는 기본 나가는 것이 부추가 북한에는 영지라고 하는데 솔직히 많지는 않아요. 특히 추운지대는 그런데 우리는 다 볶아 먹는 것으로 아는데 여기는 그냥 깨끗이 씻어서 툭툭 썰어서 세콤달콤 무쳐서 손님들에게 드리고 그렇거든요. 우리는 북한이 정말 힘들 때 고난의 시기에 맛있어서 먹거나 건강음식이라 먹은 것이 아니라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은 것은 있는데 여긴 건강음식이라고 생풀을 먹으니까 남북이 다르다 생각하게 되지요.

기자: 남한사람이 음식을 먹는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어떤 것에서 느끼셨어요?

강다현: 우선 양배추 같은 것도 생것으로 먹는가 하면 돼지풀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런 것을 먹고 있어 깜짝 놀랐고요. 씀바귀는 토끼풀인데 여기서는 몸에 좋다고 먹는 것을 보고 한국 사람들은 먹을 것도 많은데 왜 하필 토끼풀, 돼지풀(쇠비름)을 먹나 그랬어요. 전 지금도 그런 것을 잘 먹지 않아요.

음식 맛도 쓰는 양념에 따라 달라지고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위해 준비된 재료의 신선도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내게 되는데요. 북한의 경제상황 때문에 북한의 입맛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강다현: 매운 것은 비슷해요. 그런데 북한은 더 짜요. 북한은 생활이 힘들다보니까 냉장고가 없고 그나마 장사를 하고 간부는 있는데 대부분은 그냥 저림으로 가는 거예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이 음식을 해놓은 것을 보면 짜요.

기자: 그러니까 북한 사람은 음식이 좀 짠데 남한 음식은 싱겁다 이거죠.

강다현: 네

강 씨는 남 강원도에서 백년족발이란 간판을 달고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가 하는 음식에 대해 좀 자세히 알아볼까요?

강다현: 우선 북한에 있을 때 북한에서는 발족이라고 하는데 발만 먹고 다리까지는 안했어요. 그런데 한국에선 족발을 다리까지 하고 있어요. 그래서 남한족발은 고기 살이 많아요. 북한에서는 살이 별로 없는데 고기라고 비싸죠. 내가 북한에서 발족하는 집 앞을 지날 때면 너무 냄새가 좋아서 그 앞에 한참 서있었던 적도 있거든요. 여기 오니까 다리까지 다 하니까 북한 사람이 누가 한다면 권유하고 싶고 발만 하지 말고 다리까지 하라고 하고 싶어요.

강 씨가 말한 것처럼 남한 사람에게 발족을 판다고 하면 못 알아들을 텐데요. 이 족발은 각 가정에서도 만들어 먹지만 식당에서 먹는 족발의 맛은 좀 특이합니다. 그 이유는 족발을 삶을 때 쓰는 간장물 즉 족물 때문입니다.

강다현: 우선 약초가 12가지 들어가고 사과, 마늘, 대파, 건세우, 양파 등을 함께 넣어서 같이 삶아내면 좋아요. 족물은 며칠에 한번은 갈아주면서 철저히 관리를 해줘야 해요. 그래야 맛있는 족발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거죠. 매일 끓이고 저녁에는 뚜껑 열어놓고 다음날 먼저 한 번 끓이고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보름에 한 번 맛이 아니다 싶으면 가지고 있던 족물을 더해주고요.

가게 문을 열기전인 2년 전에 본점에서 족물을 받아서 현재까지 쓰고 있다는 강 씨. 그는 남북한 사람이 선호하는 맛이 분명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직도 자기가 먹는 음식은 북한식이라고 하네요.

강다현: 남한 사람들은 단것을 좋아해요. 족발도 간이 배어있는데 조금은 달큼하면서 짜지 않고 그렇거든요. 제가 못사는 시절 북한에서 먹어본 것은 단 것이 전혀 안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여긴 모든 것이 좀 달지 않으면 안돼요. 동태찌개는 북한에는 소금물이나 간장을 넣어 끓이다가 동태를 넣어요. 그리고 양념을 해서 먹는데 여기는 고추장 넣고 뭐 넣고 비린내를 잡는다고 하는데 이상해요. 저는 북한식으로 하면 여기 사람들은 비린내 난다고 안 먹고요. 이런 차이가 있더라고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춘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다현(가명) 씨에게 남북한 음식 맛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