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2019년 남북문화예술교류사업의 일환으로 11월 첫째주 한국 극작가 협회가 주최하는 북한 희곡 문학의 흐름 낭독극이 열립니다. 이틀에 걸쳐 열리는 이번 희곡 낭독에는 해방 이후 작품으로 북한 희곡 흐름을 조명하게 됩니다. 남한사람에게 소개되는 북한의 희곡. 오늘은 극작가 양수근 기획을 통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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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번 북한 희곡 낭독극은 어떻게 기획이 된 겁니까?
양수근 극작가: 우리가 분단 70년 정도 고착화되면서 남과 북의 희곡이 각기 다른 방향의 길로 가는 것이 사실 아닙니까? 그래서 좀 답답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과연 북쪽에서는 어떻게 희곡을 쓰고 또 공연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이런 것들을 공부하고 싶어서 기획을 했어요.
기자: 북한 희곡을 남한주민들이 접하는 것이 있었습니까? 처음인 것처럼 생소하게 들리는데요.
양수근 극작가: 간간히 있었습니다. 저희가 처음 하는 것은 아니고 이번 공연의 의미는 한국 극작협회에서 극작가들이 공식적으로 북한의 희곡을 공부하겠다는 겁니다. 그 전에는 연구자들이라든가 남북연극교류위원회가 북한의 희곡을 소개하고 낭독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기자: 2019년 극작가들이 북한 희곡을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게된 계기가 있습니까?
양수근 극작가: 정부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해외교류사업의 일환으로 남북교류지원 신청을 하게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렇다면 우리도 북한의 희곡이 어떻게 됐는지 한 번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죠.
기자: 방송을 듣는 분들은 왜 갑자기 북한 희곡을 다룬다는 것이지 하는 일반적 궁금증에 대해 여쭤본 것이고요. 이번에 극작가 협회 홈페이지를 보니 분단의 벽을 허무는 극작가들의 첫 여정. 북한 희곡을 소개하고 나아가 남과북의 희곡 문학을 복원한다고 했는데 이 말은 단순히 북한 희곡을 소개하는 것이 그치지 않고 남쪽과 북쪽 희곡의 공통점 또 비교 더 나아가서 뭔가 하나를 이뤄나가는 그런 느낌을 받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를 한 것인가요?
양수근 극작가: 목표는 좀 거창한데요. 사실 현실적으로는 아주 힘들 겁니다. 저희가 이런 것은 꿈꿀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남쪽의 연극이 북쪽에 가서 공연을 하거나 북쪽의 연극이 남쪽에 내려올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손쉬운 것이 뭔가 생각을 하다보니까 그러면 북쪽의 희곡문학을 한 번 우리가 들여다볼 수는 있지 않을까?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남쪽의 극작가들과 북쪽의 극작가들이 만나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최근에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데 저희들 모임에서 젊은 극작가 후배가 그러더라고요. 북쪽에도 희곡이 있었어요?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만큼 우리가 북쪽에 대해 몰랐다는 겁니다. 저도 사실 몰랐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부분들을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이번에 북한의 다섯편의 희곡을 소개하는데 선정 기준은 무엇이고 어떤 작품입니까?
양수근 극작가: 조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이 행사 자체가 사실 따지고 보면 북쪽의 예술작품을 읽는 다는 것이 두려운 일이거든요. 저희가 선정한 기준은 북쪽의 희곡이 어떻게 흘러왔을까 하는 것을 추정했습니다. 먼저 분단 이전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분단 이전에 김사량이란 작가가 있었는데 이 사람이 북으로 가서 활동을 했을텐데 북으로 가기전 작품을 점검하자 해서 김사량의 호접이란 작품을 할 겁니다.
기자설명: (호접이란 작품은 1941년 12월 중국에서 조선의용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벌인 ‘호가장 전투’를 다룬 3막4장 희곡입니다. 시인 독립전사와 그를 사랑하는 여성 독립군 그리고 생존을 위해 중국 땅으로 흘러들어 아편장수로 전락했다가 일본군의 사주를 받아 의용군에 잠입했으나 전향한 독립군과 그의 아내 등이 등장 하는데요. 일본군의 기습 공격을 받지만 결국 큰 승리를 거둔다는 내용입니다.
양수근 극작가: 그 다음으로는 1946년 작품 입니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 상해임시정부 100주년이잖아요. 그래서 김남천이란 작가의 3.1운동이란 작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자설명: (삼일운동은 3막 8장으로 구성된 희곡작품으로 일제 식민지하 우리 민족의 비극적 상황을 배경으로 굴절과 저항정신을 둘러싼 수난과 비극, 각성을 통해 일제에 항거하는 강렬한 민족정신 의지와 인간의 아픔을 묘사하고 있다고 작품 설명이 돼있습니다.)
양수근 극작가: 그 다음부터는 분단 이후죠. 송영이란 작가가 북으로 넘어가서 북한 희곡이나 연극에 큰 공헌을 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 사람이 썼던 박연암이란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은 역사극이니까 남과 북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문제는 저희가 하려는 작품인데 성황당과 산울림인데 이것이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거나 사회주의를 미화하는 그런 내용이 좀 있죠. 그래서 저희가 낭독할 때는 그런 부분들을 다 배제하고 소개하는 형식이 될 것같습니다.
기자: 남한 희곡은 안하고 북한 희곡만 낭독하면서 희곡에 대한 설명을 작가가 관객에게 하게 됩니까?
양수근 극작가: 그것은 극작가가 하는 것이 아니고 이 분야 연구자들이 나와서 세미나를 두 차례 합니다. 학자가 나와서 해방기 남북한 희곡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설명하고 또 다른 연구자는 김정은 시대 이후 북한에서는 어떻게 희곡이 흘러왔는가 이런 것들을 한 50분 세미나를 하실 겁니다.
기자설명: 첫날은 세미나를 통해 해방 이후 북한 희곡의 형성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극발전소301에서 김사량의 호접, 극단 명작옥수수밭에서 김남천의 삼일운동, 극단 창에서 송영의 박연암을 낭독합니다. 관객들은 일반 접하게 되는 낭독극 공연하고는 좀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양수근 극작가: 김사량의 작품을 호접이란 작품을 다 낭독하거나 공연하면 거의 3시간 정도는 걸릴 겁니다. 못하니까 김사량이 누구인지 호접이 어떤 내용인지를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우리가 그 중에서 몇장면을 낭독하겠습니다 할 겁니다. 기존의 낭독과는 좀 차별이 된 것이죠.
기자: 그러면 이것을 관람하는 분들이 어떤 것을 느끼고 얻기를 원하시는 겁니까?
양수근 극작가: 가장 첫번째는 우리가 분단되기 이전에는 같은 역사고 같은 희곡을 공연했는데 그 이후로 어떻게 완전히 서로가 갈라졌는가는 경험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관객도 그렇고 저같이 글쓰는 사람도 마찮가지입니다. 이렇게 계속 두 동강이 나서 있어야 하나 하는 회의감, 언젠가는 만나지 만나야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북쪽의 희곡을 남쪽 사람에게 알려보고 또 더 나아가서 우리 희곡도 북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이번 행사를 통해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기자: 북한희곡을 한다고 했을 때 극작가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양수근 극작가: 아주 좋아합니다. 한 번 가보고 싶어. 그런 것도 해? 진짜 그런 것도 해? 그런 반응이 있는 것이죠. 초청장을 연극인들에게 보내드리죠. 재밌는 것 하네, 의미 있는 일을 하네, 고생하네 이런 반응이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희곡 낭독극에 대해 극작가 양수근 기획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