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호화음식 진주 닭 호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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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 저는 김일성 일가의 건강장수를 위해 조직된 운곡목장에서 만수무강연구소 연구사들이 여러 종류의 가금류들을 연구한 데 대해 몇 차례 이야기 드린 바 있습니다.

그 중에는 운곡목장에서 기르는 진주 닭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얼마 전 저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진주 닭을 거의 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물원이나 개인 집에서 가끔 사육을 해도 식용으로 팔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대개 관상용인데 그러고 보니 진주 닭을 대규모로 키우는 목장은 남북한 모두 합쳐 만수무강연구소 산하 운곡목장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일성과 그의 일가들만 진주 닭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운곡목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진주 닭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드리려 합니다. 남한에서는 진주 닭을 호로조, 아프리카 뿔 닭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일본말로 '호로조'인데 식민지 시대의 옛 이름을 그대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도 동물원에 가면 가끔 진주 닭을 볼 수 있습니다. 진주 닭이라는 이름은 유럽에서 전해졌습니다. 진주 닭은 온몸을 덮고 있는 검은 회색의 깃에 진주처럼 둥글고 흰 점들이 진주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진주 닭이라고 부른 것이었습니다.

머리에는 케라틴 질로 덮인 투구 모양의 뿔이 있는데 원산지가 아프리카여서 아프리카 뿔 닭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 수단, 케냐 등 서아프리카에서 서식했는데 15세기 포르투갈 탐험가에 의해 유럽에 들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주 닭은 게사니(거위)처럼 한 마리가 울어대면 여러 마리가 동시에 시끄럽게 합창을 하기에 외부 침입자를 막아내는 보안용으로도 키웠습니다. 반세기전까지만 해도 진주 닭은 이렇게 관상용이나 보안용으로 많이 키워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일부 나라들에서 진주 닭은 고급 식 자재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애굽에서는 진주 닭이 부자들을 위한 고급음식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미국의 고급식당들에서도 드물기는 하지만 요리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프랑스 요리에서 진주 닭은 인기 있는 식 재료로 이용됩니다. 진주 닭의 고기는 닭고기에 비하여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아 성인병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육즙과 맛이 일품이어서 한번 맛들이면 닭고기는 먹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구운 요리와 조림, 볶음 등 요리방법도 다양합니다. 이런 진주 닭은 식성이 잡식성이어서 식물의 종자와 풀 등 식물성먹이와 함께 개미를 비롯한 곤충은 물론 개구리와 도마뱀과 같은 동물성 먹이도 잘 먹습니다.

닭은 달걀을 한 번에 한 알씩 자주 낳지만 진주 닭은 꿩 알만한 크기의 흰색 또는 옅은 갈색 알을 한배에 7~20개씩 낳습니다. 진주 닭의 산란기는 5월부터 8월까지인 데 이 사이에 약 40~80개 정도의 알을 낳습니다.

가정에서 많이 키우는 닭에 비해 한 해에 낳는 알이 형편없이 적은데다 수정률은 더욱 낮아 병아리로 부화되는 개체가 보잘것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남한에서는 전문적인 양계 목장에서 키우지 않고 시장에서도 흔하게 볼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외교관계에 관심을 두고 정상회담과 상호 방문을 활성화 하던 1980년대 초에 원산지에서 진주 닭을 처음으로 들여와 관상용 조류로 평양동물원에서 키웠습니다.

진주 닭의 고기는 닭고기보다 맛이 진합니다. 진주 닭은 고기 맛도 좋고 영양성분도 고루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다는 연구자료를 만청산연구원 통보 실에서 종합한 뒤 김정일에게 보고했습니다.

고도비만으로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이 심해지기 시작했던 김정일은 이 보고를 받은 후 운곡목장 가금전문직장인 6직장에 진주 닭을 인공 사육할 데 대해 직접 지시했습니다. 1년 이상 자란 진주 닭의 무게는 약 2kg정도이고 몸길이는 70cm였습니다.

진주 닭의 알은 무게가 50g으로 일반 달걀에 비해 작습니다. 그러나 진주 닭의 노른 자위는 일반 달걀의 노른자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짙었고 맛이 뛰어났습니다. 흰 자위 역시 쫀 득한 맛은 달걀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운곡목장 6직장에 가면 손님접대로 토종 닭과 꿩, 진주 닭의 알을 각각 10알씩 삶아 주었는데 진주 닭의 알이 가장 맛이 좋았습니다. 열대성 조류인 진주 닭은 추위에 견디지 못합니다. 가금화가 된 시기도 오래지 않아 넓은 공간에서 길러야 했습니다.

운곡목장에서는 닭이나 오리처럼 날지를 못하는 진주 닭을 울타리 속에서 사육했습니다. 사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위와 습기에 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정란이 적어 병아리의 생산성이 낮은 진주 닭은 개체 수를 늘이기가 어려웠습니다.

개체 수를 늘이기 위해 연구사들은 산란기인 5월부터 8월까지 밤낮으로 진주 닭을 관찰해야 하고 알을 낳으면 외국에서 들여 온 인공부화기를 이용해 병아리를 받아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부화한 병아리는 많지 않았습니다.

운곡목장 6직장에서 진주 닭을 수천 마리로 늘이기까지는 연구사들과 관리 공들의 피 타는 노력이 있어야 했습니다. 품을 들여 지킨 인공부화기에서 병아리가 한 마리도 깨어나지 못할 경우엔 허탈감과 함께 상부의 비판이 두려웠습니다.

진주 닭 병아리는 그야말로 연구원들과 관리 공들의 고된 땀방울이었습니다. 더욱이 병아리는 쉽게 죽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마리, 한 마리를 특별히 관리해야 했습니다. 운곡목장 6직장에서 수 천 마리나 사육되고 있는 진주 닭은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호로조라고도 불리는 북한의 진주 닭은 자신들의 호의호식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경제와 인민들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는 김일성 일가의 욕심이 가득히 깃들어 있습니다. 진주 닭 사육에 드는 비용은 계산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물론 미국과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에도 호로조 전문식당들이 있고 호로조 냄비탕, 호로조 와인 졸임, 호로조 토마토 졸임 등 요리도 다양합니다. 한국에서도 진주 닭은 그 영양적 가치로 하여 전문목장들에서 키워질 날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김일성 일가는 막대한 자금을 탕진하며 진주 닭을 사육하고 저들의 식생활에 쓰고 남은 진주 닭은 일부 고위급 간부들에게도 공급을 하였습니다. 요즘 텔레비젼(TV)에 자주 비추는 김정은의 거대한 몸집도 이런 호화음식들에서 비롯됐을 것입니다.

김정은의 식욕은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을 뛰어 넘는 것 같습니다. 인민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김일성 일가의 식생활을 북한의 인민들이 다 알게 된다면 그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식품보약화'라는 학문까지 만들어 내고 만수무강연구소까지 차려 놓았지만 김일성 일가의 명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호화 식 재료에다 건강에 좋다는 식품만을 모은 진수성찬에 파묻혀 지낸다 해도 인민을 도외시하는 통치자는 제명을 다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