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동포 여러분, DMZ 지뢰폭발사건은 2015년 8월 4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인 DMZ (demilitarized zone)에 지뢰를 매설하여 2명의 대한민국 군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 사건입니다. 김일성이 일으킨 3년여 전쟁으로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한반도가 잿더미로 변해가던 1953년 7월, 한국전쟁은 휴전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휴전선으로부터 남과 북으로 각각 2km까지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하면서 비무장지대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만약 비무장지대가 없었다면 남과 북의 군사인원들이 직접 대치하여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자칫 잘못하면 큰 사태로 번질 수 있으므로 비무장지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비무장지대에는 민간인의 출입이 허락되지 않으며, 중립국 감시단이 지속적으로, 이 지대가 비무장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있습니다. 휴전협정에는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인 비무장지대 안에서는 어떠한 적대 행위도 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휴전협정에는 “민사행정이나 구제사업을 위하여 군인이나 민간인이 비무장지대에 들어가려면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 어떤 무기도 휴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지금까지 북한은 국지도발에 이어 공중과 해상에서 지속적으로 대남군사도발을 감행하여 왔으며 2015년 8월 4일에는 비무장지대 남측지역 수색 노상에 지뢰를 매설해 수색작전 중이던 대한민국 군인들이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대한민국 국방부 검열단과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은 합동현장조사를 진행했고 “DMZ수색을 하던 대한민국 군인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이는 의도적이고 명백한 도발”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의 합동현장조사를 통해 북한군이 몰래 비무장지대에 침범해 의도적으로 목함지뢰를 매설해놓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목함지뢰를 매설해 대한민국 군인들에게 중상을 입힌 대남도발지점은 군사분계선 남쪽 440m, 북한군 최전방감시초소로부터 남쪽 930m, 대한민국 국군 최전방초소로부터 750m 떨어진 지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7월 말부터 8월 초, 장마철엔 비가 많이 내려서 짙은 안개가 자주 내리고 숲이 우거져 적군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은 지역이므로 북한군은 이곳 대한민국 국군 수색인원들이 지나가는 길에 목함지뢰를 매설했던 것이었습니다.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는 길이 20cm, 폭 9cm, 높이 4cm크기의 나무상자 안에 200g가량의 폭약과 기폭장치를 설치해, 상자를 열거나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폭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합동현장조사단은 지뢰폭발 현장에서 수거한 폭발물의 잔해 5종 43개를 분석한 결과 이 잔해들이 북한군의 목함지뢰이며 북한군이 대한민국 국군 수색로에 3발의 지뢰를 설치한 것은 아군살상을 목적으로 한, 치밀하게 계획된 도발이자 비인도적 만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지시로 일으킨 목함지뢰도발이 북한이 해오던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도발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간 불가침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이며 정상적 군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유엔사군사정전위원회도 “비무장지대 목함지뢰폭발사건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규탄하면서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했고 대한민국 청와대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해 목함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명백한 도발”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이번 도발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방장관은 “북한군이 감행한 지뢰도발로 인해 대한민국 국군은 더 군사적인 경각성을 강화하고 비무장지대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작전을 실시하는 한편 대북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지뢰도발을 일으킨 원인으로 군사전문가들은 우선 대한민국 군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휴전선지역 작전전개를 위축시키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증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군이 지뢰도발을 일으키기 2달 전인 2015년 6월, 북한 이수용 외무상은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미국이 무력 증강을 지속하면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위협해 전 세계의 비난과 분노를 사기도 했었죠.
다음으로 북한의 지뢰도발의 원인은 정전협정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엔군사령부의 통계에 의하면 김일성이 일으킨 6.25남침전쟁이 1953년 7월 27일에 정전협정으로 휴전된 후 40여 년이 지났던 1994년 4월 말까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건수는 무려 42만 5,271건이었습니다.
김일성이 급사로 죽고 1990년대 중반부터 김정일이 급사한 2011년까지 사이에도 제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북한의 대남도발은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그 도발강도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뢰도발을 감행한 또 다른 원인으로 김정일이 급사하고 김씨 왕조 3대세습의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의 권력지반의 공고화를 위해 또 북한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한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선친들의 살인기질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난 김정은이 공개처형이라는 방식의 살인정치로 첩의 자식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묻어버리려고 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닙니다. 2011년에 김정일이 급사하고 권력을 잡은 김정은은 고위급간부들에 대한 공개처형을 강행해왔습니다. 2012년에 17명, 2013년에 10명, 2014년에 41명, 2015년에 15명 등 목함지뢰 도발이 발생한 시점까지 4년 동안에 83명의 고위급 간부들을 공개처형을 하면서 북한에서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극에 달해있었습니다.
현대판 봉건왕조독재국가인 김씨 조선을 이러한 공포정치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대남도발까지 감행한 후 강력한 지도자로 자신을 둔갑하여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것이 김정은의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습니다.
1차 지뢰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21살의 하재헌 하사를 23살의 김정원 하사가 부축하던 중 2차 폭발이 일어나 김정원 하사는 우측 발목이 절단되었습니다. 부상자들은 1차 폭발 이후 1시간 28분 만에 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전역하였습니다. 현재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병사는 장애인 조정선수로 성장하여 2019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조정 남자 1000m에서 1위를 했습니다. 오른쪽 다리를 다친 김정원 하사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에서 군복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 강원도 김화군에 3대혁명소조원으로 파견되었을 당시 평강역에서 7명의 북한 군인들이 다리 한쪽씩 잘려서 목발을 하고 제대되면서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김씨 왕조에 의해 젊은 청춘의 나이에 지뢰로 다리를 잃는 남과 북의 군인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은 여기서 방송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주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