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숨겨진 진실] 김씨왕조의 영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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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동포 여러분, 지난 시간에 구세기적인 정치문화로 국가를 현대판 노예국가로 만든 김씨왕조의 반인민성에 대해 이야기해드렸습니다. 노예주국가나 봉건국가에서 신 같은 존재로 군림한 왕들의 권력 형태를 그대로 닮은 북한의 김씨왕조의 대를 이은 권력승계는 ‘영생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 이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들은 북한의 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영생탑을 볼 때마다 무슨 생각이 떠올려지는가요?

김일성 사망 후 노동당의 지시로 북한의 도시 중심거리는 물론 기업소와 군부대들에 세워놓고 영생탑이라고 부르고 있는 이 탑의 글자는 김정일이 죽은 후에 그의 이름까지 추가된 “김일성과 김정일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노래들에도 영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노래들이 꽤 있습니다. 여기에서 대표적인 노래가 ‘조국의 바다를 지켜 영생하리라’입니다. 해병들에게 김씨왕조를 지켜 한목숨 바치라며 그러면 죽어도 영생한다는 이 노래의 가사는 육체적인 죽음보다 정치적 생명은 영원하다는 뜻으로, 귀중한 목숨도 서슴없이 바칠 것을 강요하고 있죠.

청취자 여러분, 그러면 과연 영생이라는 것이 있는 걸까요? 육체적인 생명체로서의 인간의 생물학적인 존재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노화되어 죽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육체적인 죽음의 공포는 영생이라는 용어로, 영원히 죽지 않고 살려는 것이 인류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이 만들어 낸 것이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입니다.

주체사상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대해 김정일은 “개인의 육체적 생명은 끝이 나지만 수령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사회정치적 생명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와 더불어 영생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북한당국의 영생론은 현대판 김씨왕조를 위해 목숨을 서슴없이 바칠 것을 강요하는 비이성적 논리입니다.

북한에서 영생론이 대두된 것은 김일성 사망한 이후부터입니다. 이 영생론과 한 짝을 이루는 용어가 바로 ‘수령’과 ‘태양’이죠. 이 두 용어는 김일성의 대표적인 이미지이자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용어가 김일성과 김정일의 영생론을 선전하는 핵심용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북한당국은 김일성이 죽고 3년 상을 치른 1997년에 김정일의 지시로 김일성의 생일을 ‘태양절’로 명명하고 주체연호를 제정하여 김일성에게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비견되는 신격 위상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북한은 스스로를 ‘김일성민족’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고 언론들에서도 김일성의 영생론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북한당국이 펼친 김일성 영생론의 일부 내용을 살펴보면, 1998년 조선중앙연감에 있는 내용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심장은 비록 고동을 멈췄으나 수령님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영원히 모든 승리와 영광의 상징으로, 주체의 태양으로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영생하고 계신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급사하자 북한당국은 김정일에 대해서도 영생론을 들먹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일이 죽은 후, 2012년 1월 12일에 북한당국은 김정일의 생일을 광명절로 명명하도록 했고 “김정일 장군님은 태양으로 영생하신다”는 선전 문구를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금수산기념궁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명칭이 바뀐 것입니다. 사후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을 살아있을 때 모습으로 보관하기 위해 누워있는 박제품으로 그 모습을 보존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시신보관방법은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내장을 드러내고 약물 처리하는 구소련의 레닌의 시신보관방법을 그대로 도입한 것입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수령영생법전>도 만든 북한당국은 ‘김일성-김정일의 영생론’을 제도화했습니다.

북한의 영생론은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을 보존하면서 이들의 영생에 대해 주문한 것에 그친 것이 아닙니다. 김씨왕조를 하나님과 같은 존재로 내세우고 이 현대판 독재자들을 위해 순직한 사람들에게 이른바 사회정치적 생명체라는 영원한 생명과 삶을 부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북한의 영생론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종말론과 외형적으로는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씨왕조, 지금은 김정은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면 영생하게 된다는 논리는 주민들에게 귀중한 목숨도 서슴없이 바칠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가장 악한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16세기 프랑스의 신학자인 장 칼뱅은 “인간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두 부분은 영혼과 육체이다. 인간이 죽게 되면 육체는 영혼의 부산물로써 일시적 피난처이나 영혼은 거룩한 존재로 불멸하게 된다. 즉 육체는 한시적 정치적 질서이며 영혼은 영원한 영적 질서이다. 육체는 영혼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람을 정치적 생명과 육체적 생명, 두 가지 생명을 가진 존재로 규정한 북한의 영생론은 기독교 영생론과는 근본 목적과 내용은 다르지만 외형적으로 신정정치체제 속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북한은 스스로 신정독재체제임을 드러낸 셈이죠.

김정일은 자기의 노작에서 "수령의 영도 밑에 인민대중의 자주위업을 위한 성스러운 길에 한생을 바친 사람들은 그의 육체적 생명은 비록 끝나도 사회정치적 생명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와 더불어 영생하게 된다. 사회정치적 생명은 사람들로 하여금 세계와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서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생명, 영생할 수 있게 하는 생명인 것만큼 그것은 가장 귀중한 생명으로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도 노작 ‘위대한 김정일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 나가자’에서 "개인의 육체적 생명은 끝나도 그가 지닌 사회정치적 생명은 사회적 생명체와 더불어 영생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선전매체들을 통해서도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주민들을 아끼는 영도자인 듯이 말하면서도 “김씨왕조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서슴없이 바치면 영생한다”는 황당한 영생론을 강조하는 북한당국의 이러한 행위는 신정정치를 통해 영적 통제를 강행하는 가장 악한 사회라는 점에서 반드시 붕괴되어야할 사회인 것입니다.

이렇게 주민들에 대한 영적 통제를 통해 주민들의 내면적인 사상과 양심은 물론 이들의 영혼마저도 김씨왕조 3대에 의해 70년간이나 철저하게 유린되고 있으며 김정은에 의해 현재에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을 구세기적인 신정통치시기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에서 말린 시신인 미라로 보관했던 것처럼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하고 소위 ‘유훈통치’를 통해 이들이 생전에 지시하고 언급했던 내용들을 여전히 한 치의 차이도 없이 그대로 무조건적으로 실행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동지는 김일성, 김정일과 똑같으신 분”이라 세뇌시키고 있죠. 이것은 김정은이 소위 ‘살아서 통치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분신’이라고 강조하는 점이 그리스도교에서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과 매우 유사하며 북한 도처에 세워진 영생탑의 “김일성,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구호와도 같이 김일성과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 속에 영생하는 신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 집권 13년이 되어오는 현재에도 김씨왕조의 영원한 세습을 위해 영생론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논리로 세뇌시키기 위해 정치사상교육을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사상 교양자료들을 통한 지속적인 의식화교육으로 북한주민들이 수령중심, 김정은 중심의 집단적인 사고의식을 하도록 하고 김정은의 지시와 명령체계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충성하는 현대판 노예의 삶을 살도록 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정치학습과 강연회, 연간학습과제, 상반년 연간학습총화, 매일 아침 30분씩 진행되는 당보독보, 김일성과 김정일의 덕성발표모임, 김일성과 김정일의 교시와 말씀, 노작과 혁명역사시간, 항일 빨치산들의 회상기 및 덕성실기학습, 생활총화는 김씨왕조의 영생론을 강요하는 북한에만 존재하는 유일한 세뇌교육과정이라는 점에서 북한은 세상에서 가장 반인민적이며 반인륜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주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