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숨겨진 진실] 김정은의 ICBM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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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동포 여러분, 앞으로 일주일이면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이합니다. 최근 평양의 김일성 광장과 미림비행장에서 대규모 인원과 차량들이 모여 열병식 훈련을 하는 모습이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포착되었습니다. 열병식 훈련 참가자들이 만드는 대형 숫자 ‘75’ 그리고 2월 8일을 의미하는 ‘2.8’과 함께 지난 2020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도 위성사진에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11월 18일과 26일 북한 언론매체에 김정은이 딸 김주애를 거느리고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현장에 나타나 시험발사를 축하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선전선동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죠.

대한민국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은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탕진한 돈이 16억 달러에 달한다며 그 자료들을 공개하였습니다.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과 영변 핵연료 제조공장, 재처리 시설, 원자로, 경수로 등에 6억~7억 달러, 원심분리기 제작과 농축 시설 건설 등에 2억~4억 달러가 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16억 달러라는 금액에 대해 현재 국제시장의 양곡 가격으로 환산해 보았는데, 입쌀은 141만~205만 톤, 옥수수는 282만~410만 톤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한 기당 재료 비용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2천만~3천만 달러,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1천만~1천 500만 달러, 그리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순항미사일은 300만~500만 달러 수준이라고 추정하여 발표하였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2022년 1월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전 8시경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면서 1년 동안 무려 33차례에 걸쳐 약 7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1,000km인 스커드 B/C와 신형고체미사일 등의 단거리미사일(SRBM), 사거리 1,000~3,000km인 개량형 스커드미사일과 북극성 계열의 준중거리미사일(MRBM), 사거리가 3,000~5,500km인 무수단과 화성-12형 중거리미사일(IRBM), 마지막으로 사거리 5,500km 이상인 화성계열의 미사일과 대포동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3대에 걸쳐 현대판 김씨 왕조 독재국가를 만들어놓고 체제의 영원한 계승을 꿈꾸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국고를 탕진하면서 북한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빈민국으로 만든 김정은이 과연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 북한이 왜 미사일 개발에 광분했으며 앞으로 김정은이 선택한 미사일 도발의 궁극적인 목표와 그것으로 초래될 북한 붕괴의 위험성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도발하게 된 배경은 크게 네 가지 차원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선 군사적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 북한은 미사일 개발을 강행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구소련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의 군비 경쟁에만 전념하다가 결국 국가경제를 도탄에 빠뜨리면서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자본주의로 복귀했습니다. 자본주의 선진국가로 발전한 대한민국과의 경제력에서 북한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젠 북한 주민들에게도 비밀이 아닙니다. 경제력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겨룰 수 없다고 타산한 김정은도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비대칭무기 개발로 낙후한 군수산업과 경제적인 재정적 부담을 덜어보려고 꾀하였고 그래서 지금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광분하게 되었죠.

체제불안으로 술과 기쁨조에 묻혀 살던 김정일이 2008년 중풍에 걸려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면서 급기야 그 다음해인 2009년에 첩에 불과한 기쁨조 출신 무용수 고영희의 둘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웠지만 2011년에 급사하고 말았습니다. 정권을 잡았지만 체제 붕괴 불안에 휩싸인 김정은이 할 수 있었던 일은 핵전력 증강뿐이었습니다. 문제는 핵을 개발하더라도 그것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가 중요하며 그러자면 미사일 개발이 급선무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방산업이 발전하면서 해외에 한국 현대무기들이 대량 수출되고 있는 현실은 북한에게는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은 대한민국에 비해 너무도 취약한 북한의 군사력 공백을 메우려고 더욱도 비대칭무력에 관심을 가지고 미사일 개발에 전력하였습니다. 결국 2020년 10월 노동당창건 75돌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공개하였고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전략무기 5대 과제와 전술핵무기 능력 확보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차 당대회 보고에서 김정은은 “핵무력건설을 중단없이 강행 추진하며, 화성계열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과 북극성계열의 수중발사 탄도로켓 개발이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하기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광분하는 이유는 대외적인 위협공갈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핵과 미사일로 한미일 안보협력의 공백을 만들고 외교력을 높여 체제 안정을 도모하려는 김정은에게 핵우선정책의 근본이 되는 미사일 개발은 핵무장화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로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자연재해 등 3중고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북한 현실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본다는 점입니다. 최근 북한노동당은 경제난과 식량난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소위 ‘핵능력 강화’라는 대내적 위기의 돌파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김정일 생일 80주기를 며칠 앞둔 지난해 2022년 2월 11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김정일의 대표적 업적으로 1998년 8월에 발사한 대포동 1호를 언급하며 “고난의 시기에도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자찬하기도 했죠.

청취자 여러분, 북한이 겉으로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여 대내외적으로 체제유지를 든든히 하려고 하지만 김정은이 이렇게 천문학적인 국고를 탕진하면서까지 체제 유지에 돈을 들이는 것은 그만큼 김씨왕조 독재체제에 큰 비용이 들만큼 굉장히 불안하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주원,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