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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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동포 여러분!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은 김일성의 백두산 전설, 김정일의 광명성 전설에 이어 김정은의 후계세습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21세기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한 현시대에도 김정은에 대한 신화적인 전설을 만들어내 북한주민들을 영원한 노예로 만들려는 북한 당국의 어리석음은 세인들로부터 비난과 조소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북한 당국이 김씨 일가의 신성화를 위해 조작하고 있는, 김씨 일가에 대한 허황한 전설 중에서 김일성의 백두산 전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 방송을 청취하고 계시는 북녘 동포들 중에 중년을 지난 분들은 ‘전설적인 영웅 김일성 장군’이라는 대명사와 함께 김일성을 하늘이 낸 인물이라며 신화적인 전설내용들을 고등중학교 수업시간에 들었던 추억이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일성부대가 일제토벌군의 추격에 쫓기다 강물에 가로막히자 김일성이 가랑잎을 물 위에 띄워서 그것을 타고 갔고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어서 일제를 쳐 부셨다는 등의 전설들이 대표적입니다.

김정일의 지시로 1987년에 북한 문예출판사에서 출판하여 보급하였던 <백두산 전설집>을 보면 백두산전설에 대하여 “우리 민족의 영웅이신 위대한 김일성 동지께서 백두산에 오르시어 영광스러운 항일혁명의 봉화를 추켜 드시였던 20세기 전반기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인들의 투철한 자주적 지향과 주체조선의 참신한 정기를 담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백두산 전설들이 태어나게 되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설집 서두에 “김일성이 무비의 장수(將帥)함과 신기한 술법으로 이 땅을 종횡무진 주름잡아 달리기도 하시고 훨훨 하늘 공중을 날으시기도 하며 적들을 한 손에 거머쥐고 마음대로 쥐락펴락했다”는 내용으로 김일성에 대한 신비성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4.15문학창작단이 이 전설집에 대해 “현대인들의 사고방식과 미학적 기호를 완벽하게 반영한 백두산 전설집이 창조됨으로써 비로소 인류의 전설문학은 오랫동안 물려오던 허황한 환상의 틀에서 벗어나 주체시대에 상응한 새로운 전설형식을 찾게 되었으며 문학사적인 진보를 이룩할 수 있었다”고 평한 것입니다.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조작해낸 학습제강과 혁명역사교재, 덕성실기 참고서들에는 김일성에 대한 신비화가 마치나 당시 망국노의 설움으로 살아가던 백성들에 의해 스스로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 누구의 의식적인 조직화가 아니라 자연군중들 속에서 김일성 장군님에 대한 전설들이 수없이 창조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김일성 장군님이야말로 20세기가 낳은 절세의 전설적 영웅이시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고 강조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 신화 조작에 백두산을 끌어들인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민족의 시원인 단군신화 역시 백두산과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백두산 답사를 하게 되면 백두산 동북쪽 비탈진 기슭에 있는 신무성에 무장인원이 상시 주둔하는 초소가 있습니다. 단군신화와 관련된 고서에는 “환인(桓因)이 서자(庶子) 환웅(桓雄)에게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어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3천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마루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 그곳을 신시(神市)라고 이르니 그가 곧 환웅천왕(桓雄天王)이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백두산은 고려시기 이전에는 태백산으로 불렸고 신단수는 백두산 천지이며 신시는 신무성입니다.

북한에서 단군은 조선의 시조이지만 김일성은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이런 전설적인 이야기를 현대 김씨 가문에 짜맞추기 위한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백두산을 하늘의 령을 받은 성산, 조선의 생기가 일어번지는 근원’이라며 백두산을 신성화하고 여기에 김일성을 덧입혔던 것입니다. <백두산 전설집>에는 당시 남조선의 한 노인이 증언한 사실이라며 “백두산은 조종의 산 일뿐 아니라 조선의 신성한 정기가 이는 성산임에 틀림없다. 국운이 다시 일어나려고 백두산위에 장군별 하나가 떴는데, 그 별이 바로 김일성 장군 별이다. 일본 천문학자도 이 사실을 일본 천황에게 고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대한민국이나 일본 등 국내외 그 어느 신문이나 기록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근로단체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잡지에도 당시의 전설들이라며 “일본토벌대를 보고 김일성이 손을 들어 신호하자 가랑잎과 나무, 바위들이 모두 군사가 되고 총탄이 되어 놈들을 쥐 잡듯 하였다”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북한에서 배워주는 전설 중에 ‘경박호 이야기’는 김일성이 도술을 부려 방금전까지만 해도 출렁거리던 호수물이 갑자기 번들거리는 얼음으로 변했다는 내용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내용입니다. ‘다시 솟은 칠성별’ 전설에는 장군별을 따르는 칠성별 장수들이 칼을 머리 위에 쳐들고 휘둘러대니 길이가 점점 늘어나 건너편 산의 아름드리나무들이 마구 잘리워 나갔다는 내용으로 김일성부대 군사들도 도술사들인 것으로 묘사하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본 남한의 청년들은 황당한 전설을 만들어내는 북한 선전당국에 대해 조소와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북한의 전설에 있는 ‘이상한 별찌(별똥별)’에 대해서도 “김일성이 주고 간 씨앗을 땅에 심으니 곧바로 움이 트고 잎이 피고 가지를 뻗고 팔뚝같은 이삭들이 달렸다”는데 왜 배급도 못 주고 굶어 죽는 사람이 있느냐며 비웃기도 합니다.

저도 어릴 적 유치원에 다닐 때 ‘김일성 원수님 어린시절이야기’ 시간에 교양원 선생님(유치원 교사)이 일제토벌대와 싸우던 김일성부대가 후퇴하다가 강을 만났는데 날개 달린 새처럼 신발 바닥만 살짝 적실 정도로 강 위를 건너갔다는 얘기를 듣고 어머니에게 사실여부를 물은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배워주는 것은 모두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언젠가 어머니에게 어릴 적에 어머님이 제가 한 질문을 사실이라며 믿으라고 한 것을 상기시키자, “만약 내가 너에게 그런 전설들은 다 거짓이라고 말하면 네가 유치원에 나가서 친구들에 그 말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결국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정치범관리소에 끌려갔을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이 축지법을 쓴다면서 노래도 지어 부르게 하였고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에도 신조화, 신격화를 공공연하게 강조하면서 김일성을 신성화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북한에서 매주 진행하는 생활총화시간에 10대원칙을 서두에 언급하고 자기의 생활을 조직성원들 앞에서 반성하면서도 신조화나 신격화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자유로운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 남한 국민들을 보면서 신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되고 신조화와 신격화가 어떤 어휘인지를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신을 착취사회가 인민대중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세상에 없는 영적 존재라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신보다 더 위대한 김일성과 그 김씨족속들을 신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백두산 전설에서 항일빨치산투쟁시기의 김일성은 ‘자애로운 장군’, ‘하늘이 낸 명장’, ‘탁월한 장수’, ‘일본이 두려워하는 인물’, ‘신비한 탄생과 어린시절’ 등 동서고금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걸출한 위인으로 둔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전설집의 가장 큰 비중이 김일성을 ‘일본이 두려워하는 인물’로 신화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김일성이 1941년에 일제의 토벌에 겁을 먹고 소련국경을 넘어가서 소련극동군사령부 88저격여단의 소련군인으로 해방될 때까지 복무했다는 사실입니다.

전설적인 영웅이 비겁한 도망병이 되어 소련군대로 복무하다가 해방되어 한달이 지나서야 소련군함 ‘푸가초프호’를 타고 원산항으로 귀국한 김일성이 스탈린에 의해 북한의 수반이 되었던 것입니다. 신격화를 위한 전설을 만들어 내면서 그에 대해 의문을 나타낸 투사들마저 숙청하면서 영원한 김씨 왕국을 만들어낸 김일성은 여전히 죽어서도 박제 표본이 되어 유리관안에서 영생신화를 누리려고 하지만 역사는 거짓 신화의 가면을 벗겨 버리고야 말 것입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