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광명성 신화

북한은 평안남도 안주지구 '마두산 혁명전적지'를 '제2의 백두산'으로 내세우며 '백두혈통' 우상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마두산 지역에서 '발굴'했다고 소개한 '백두산 3대 장군'(김일성ㆍ김정숙ㆍ김정일) 찬양 구호나무들.
북한은 평안남도 안주지구 '마두산 혁명전적지'를 '제2의 백두산'으로 내세우며 '백두혈통' 우상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마두산 지역에서 '발굴'했다고 소개한 '백두산 3대 장군'(김일성ㆍ김정숙ㆍ김정일) 찬양 구호나무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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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동포 여러분! 북한당국은 백두산 전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 등 김일성에 대한 전설에 이어 김정일, 김정은을 하늘이 낸 위인으로 북한주민들을 세뇌시키기 위한 황당한 전설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냈습니다. 오늘은 북한당국이 김정일을 하늘에서 백두산 상공에 내려 보낸 전설적인 존재로 둔갑시킨 백두광명성 신화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주민이라면 1980년대에 노동당 선전선동부에서 강연회와 해설담화제강을 통해 강조하군 하였던 ‘백두광명성’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1980년대 중반에 백두산지구는 물론 평안남도 안주지방과 함북도 연사군, 함남도 북청군 등 북한전역들에서 대대적인 구호나무들이 발굴되었는데 당시 구호나무들에 김정일의 출생에 대해 공개한 내용이 ‘백두광명성 탄생’이었습니다. 평안남도 안주시 입석리에서는 ‘백두산에 김일성 장군 계승인 백두광명성 탄생’이라고 쓴 구호나무가 나왔다고 선전했는가 하면 함경남도 북청군 죽상리에서는 ‘백두성 5대양 6대주 비칠 붉은 태양으로 키우자’는 내용의 구호나무가, 함경북도 연사군 연사읍에서는 ‘조선아! 태양성 탄생을 만방에 자랑하자’라는 글발이 새겨진 구호나무가 나왔다는 황당한 내용들이 강연회와 텔레비젼 방송 등 다양한 선전매체들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구호나무는 당시 살아있던 나무들에 껍질을 벗기고 먹으로 글발을 새겨 넣었다고 하는데 사실 40~50년 지나도록 이런 글자가 남아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거짓 조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그리고 1941년에 일본토벌대를 피해 소련 국경을 넘어 도망간 김일성이 소련군 극동사령부 88저격여단의 소련군 군인으로 복무하면서 러시아에서 출생한 김정일에 대해 국내에 있던 어느 누가 알 수도 없었거니와 안다고 해도 당시 ‘백두광명성’이라고 불렀다는 사실도 궤변에 불과합니다. 1961년에 백두산일대에서 발견된 19그루의 구호나무들에는 백두광명성이라는 글발이 없었는데 북한당국은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1980년대 중반이 지나서야 ‘백두광명성’으로 김정일을 미화하면서 신적인 존재로 만들려고 했던 것입니다. 1986년부터 1990년 12월 말까지 북한 전역의 99개 시군에서 약 1만 3천여 그루의 구호나무가 조작발〮표되었습니다. 당시 북한당국은 대한민국에도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구호나무들이 발굴되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생활을 한지도 10년이 넘지만 단 한 그루의 구호나무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당국은 김일성이 사망하자 김정일의 후계 세습을 영구화하기 위한 세뇌선전의 일환으로 백두광명성 신화에 매달렸습니다. 백두광명성 신화는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출판·보급한 강연제강 외에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출간한 ‘조선문학’ 잡지들에 ‘수령영생기원에 바쳐진 신기한 자연현상에 대한 전설적 형상’, ‘전설은 계속된다’, 그리고 사회과학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총대와 문학’잡지들에 ‘혁명전설에서 천출명장으로서의 경애하는 김정일동지의 위대한 풍모에 대한 빛나는 형상’ 등 수많은 기사들에 실려 보급되었습니다.

김정일의 출생과 관련된 전설들 중에서 몇가지만 사례를 든다면 “한겨울 백두산에 제비 한 마리가 나타나 김정일 장군님의 출생을 예고하였다”, “김정일 장군님이 태어날 때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세 번 울렸고 쌍무지개 떴다”, “장군님의 생일 2월 16을 상징하듯 제비 216마리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백두산의 기온이 전날 섭씨 영하 40도였으나 생일날에는 뜻밖에 기온이 영상으로 되었다”, ‘김정일 장군님이 태어나자 백두산에 전에 없던 마가목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등 황당한 것들이었습니다. 마가목나무는 잎 모양이 마치 말의 이빨처럼 생겼다고 하여 마아목(馬牙木)으로 불리던 것이 점차 마가목으로 불리게 된 기침과 천식증에 효과가 뛰어난 고산지대 약초입니다.

이런 전설들을 통하여 우리는 김정일의 출생신화가 김일성의 출생과 관련된 전설보다 더 많고 더 신비하게 조작되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전설들이 조작되었다고 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가 김정일이 출생한 곳이 백두산이 아니라 러시아의 극동지역 하바로프스크의 소련군부대 주둔지였던 브야츠크마을이라는 사실입니다.

김정일의 어릴 적 소꿉친구였던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와 아우구스타 세르게예브나는 김정일의 유년시절의 이름이 김유라였으며 소련군 군인가족마을이 있었던 하바로프스크시에서 약 70km 떨어진 브야츠크 마을의 탁아소에서 함께 성장했던 사실을 밝혀 백두밀영에서 출생했다는 것이 거짓임이 드러났던 것입니다.

김정일에 대한 백두광명성 신화는 1980년대 중반에 김정일의 가짜고향집인 백두밀영고향집이 생겨나고 정일봉이 지정되면서 더 많은 전설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1990년 2월에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젼과 3방송에서는 김정일의 가짜 출생지인 백두산밀영에서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을 전후해 수차례에 걸쳐 쌍무지개가 뜨는 신비로운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보도내용을 보면 백두산밀영의 쌍무지개는 2월 1일 오전 9시 30분과 12일 오전 9시 50분경 그리고 김정일의 생일 하루 전날인 15일 오후 4시경에 나타났다며 “한결 같이 반경이 크고 색깔이 진하고 정일봉을 중심으로 영롱하고 우아한 선을 그리며 이 일대를 끊임없는 환희에 넘치게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공개하면서 북한당국은 “이 쌍무지개들이 겨울철에 나타난 것은 기상학적으로 보아 보기 드문 현상으로 이것은 참으로 전설 같은 일이면서 자연도 경사로운 2월과 백두광명성이 솟아 우리 조국의 창창한 앞날을 축복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백두산지역의 2월 날씨는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 날씨입니다. 과학적인 이치로 보아도 무지개는 대기 중의 물방울에 의해서 생기는 것으로 비가 오고 나서 해가 비치면서 프리즘 원리로 발생하는 것으로 비가 오지 않고 대기가 얼어있는 겨울철에는 생길 수 없습니다.

김정일에 대한 신화적인 전설은 김일성의 사망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듯 제작 유포되었습니다. 당시 조작된 많은 전설들은 ‘수령님과 장군님은 한 분’이라는 표현이 강조되었습니다. 김일성에 대한 전설인 ‘풍운조화를 일으킨 열차’와 김정일을 신적인 존재로 설명한 전설인 ‘러시아땅에서 천지조화가 일다’의 내용은 너무도 같았습니다. 지난시간에도 말씀드렸던 내용인 김일성이 러시아를 방문하였을 때 비가 오다가도 역에 도착하면 멈추곤 했다는 이야기와 김정일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천둥번개가 치다가도 김정일이 밖을 나설 때에는 갑자기 멎고 안개는 흩어지는 천지조화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김정일이 전설적인 김일성을 빼닮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인 것입니다.

전설 ‘금수산의 학’의 줄거리는 성스러운 존재인 백학이 금수산에 나타났던 것은 김일성이 성인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이 사망하자 백학들은 곡성을 터뜨리다가 사라졌고 얼마 후에 갑자기 백학들이 다시 나타났는데 이것은 김정일 장군님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입니다. 전설 ‘백두산의 무수해’는 김일성이 사망된 이후로 백두산의 산나물인 무수해가 모두 시들었다가 김정일이 백두산을 방문하고 나서 다시 싹이 터서 잘 자랐다는 내용입니다. 북한당국은 “김정일이 사망하자 백두산에 요란한 굉음과 함께 신비한 노을이 피어났다”, “김정일이 사망하자 백학 한 마리가 김정일 동상을 세 바퀴 돌았다”, “산비들기 한 쌍이 장례식장안으로 들어오려고 부리로 유리창을 쪼면서 구슬프게 울고 돌아갔다”는 등의 전설들도 선전매체들과 강연회들에서 강조하였습니다. “김정일이 태어날 때 3년 뒤의 1945년 해방을 예고했다”거나 “남한 수재민들이 김정일이 보낸 쌀로 밥짓자 쌀 한줌이 두가마로 불어났다”, “김정일이 일본지도에 새까맣게 먹칠하니 일본전체가 암흑천지가 되었다”, “장군님이 분계선에서 쌍안경으로 남한진지를 살피자 남한의 군인들이 눈이 멀어졌다”는 등의 전설들도 김정일을 백두광명성, 전설적인 위인으로 만들기 위한 세뇌선전이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