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동포 여러분! 주민들을 세뇌시켜 지구상에서 유일한 3대세습을 강행한 북한정권의 체제유지에서 음악정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도자에 대한 선전선동으로 북한주민들을 세뇌시켜온 음악정치는 왕재산경음악단, 보천보전자악단, 윤이상관현악단, 조선인민군 공훈국가합창단, 삼지연악단, 은하수관현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삼지연관현악단 등 무수히 많은 예술단체들의 음악예술활동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발족하였던 삼지연악단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삼지연악단은 2009년 1월 16일 김정일의 지시로 창단된 만수대예술단 소속의 악단입니다. 지난 2009년 9월 27일 노동신문에는 ‘위대한 당의 손길 아래 주체예술의 화원을 꽃피워온 예술집단 만수대예술단조직 40돌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여기에 “1970년대에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던 만수대예술단의 백설공주들이 새 세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체예술의 새로운 꽃으로 피어난 삼지연악단이다”라는 기사내용으로 새로 창단된 삼지연악단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김정일은 지난 시기 만수대예술단을 현지지도하면서 공훈여성기악중주조를 ‘백설공주’들이라고 했던 점을 미루어보아도 만수대예술단 공훈여성기악중주조가 삼지연악단으로 개편되었던 것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만수대예술단에 대한 김정일의 애정과 사랑은 1970년대에 이어 80년대,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에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에 김정일은 본처인 김영숙과 살면서 만수대예술단 무용배우였던 고영희와 눈이 맞아 김정은, 김여정, 김정철 형제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김정일은 66살 나던 2008년에 중풍에 걸려 마비증상이 오고 건강에 비상이 걸리면서 그동안 미루어왔던 후계자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되었고 2009년 1월에 접어들면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하였습니다. 김정일은 프랑스를 비롯한 해외에서 유명한 의사들을 끌어들여 치료를 해보았지만 진전이 없자 운명할 날도 멀지 않았음을 짐작하였던 것입니다.
김정일은 1980년대에 자기의 고향이 러시아의 시비리 하바롭스크라는 사실을 숨기고 백두밀영과 정일봉을 조작한 것이 후세에 알려지는 것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삼지연은 김정일이 조작한 고향집인 백두밀영과 정일봉이 있는 곳입니다.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김정일이 삼지연악단을 창단하도록 한 것은 가짜고향인 백두밀영을 영원히 자기의 고향으로 만들려는 생각에 삼지연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지연악단의 단원구성을 보면 대부분이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대학 출신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창단 당시 단원들의 평균 나이는 20~30대의 젊은 연주가들이었고 인원은 50여 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창단 초기 단장은 만수대예술단 부단장 겸 지휘자 였던 김일진이었고 실장은 송광림, 악장은 공훈여성기악중주조의 리순애였습니다. 삼지연악단은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기 중심의 여성기악중주조에서 편성을 확대하여 남성연주자들로 트럼펫, 클라리넷, 플루트 등 관악기와 드럼, 퍼커션 등을 포함시켰습니다. 삼지연악단의 특이한 점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여성연주가들이 도중에 악기를 놓고 손뼉을 치면서 청중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대중과 호흡을 맞추는 동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창단 당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신문인 조선신보도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인민의 지향과 요구에 맞는 음악,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웃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며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라”는 김정일의 음악 대중화와 통속화 방침에 따라 삼지연악단이 결성되었다고 소개하였습니다.
2009년 9월 28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된 만수대예술단 창단 40돌 기념보고회 축하문에 “최근 연간 시대정신을 반영한 당정책가요들과 기악음악들을 수많이 창작형상하고 삼지연악단의 공연을 특색 있게 진행하여 선군음악예술의 화원을 더욱 풍만하게 하는 데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하였다”고 언급한 것만 봐도 북한당국의 음악정치에서 삼지연악단의 역할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삼지연악단의 바이올린 연주가들로는 리순애, 선우향희, 홍수경, 김향순 등이 잘 알려진 배우입니다. 하프 연주는 공훈배우 최향길이 맡았고 여성독창가수들로는 전명희, 박금희, 최금주, 한혜옥, 권미화, 남성독창가수들로는 김호윤, 우명식, 김웅삼, 김일황 등이었습니다.
삼지연악단은 악기 편성과 편곡, 의상, 무대구성 등 음악 공연의 모든 면에서 민족적 정서와 현대적 미감을 잘 배합하여 북한주민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북한당국의 주장이었습니다.
삼지연악단은 바이올린과 첼로를 중심으로 하프, 트럼펫, 트롬본, 클라리넷, 플루트 등 관현악기들에 피아노, 색소폰, 바얀 등을 비롯한 악기들을 다양하게 조합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존 악기편성에서 신시사이저와 전자베이스, 전자기타 등 전자악기들도 추가되어 풍부하고 다양한 음향효과를 내도록 하였습니다.
삼지연악단은 연주가들의 기악 연주에 맞춰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도록 공연무대를 형상하였는데 성악 형태도 여성독창, 남성독창, 여성중창, 혼성합창 등 다양하였습니다.
삼지연악단은 대중과 호흡을 맞추기 위하여 출연자들이 무대에서 다양한 동작들을 연출하였습니다. 무대 등장과 퇴장도 종전처럼 세팅되어 있는 상태로 한 것이 아니라 배경음악에 맞춰 손을 흔들면서 등장하였고 퇴장도 하나 둘씩 손을 흔들면서 퇴장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공연 도중에 성악배우가 무대에서 내려가 관객에게 춤을 유도하기도 하였고 무대 위에 데리고 올라가 간단한 춤 동작을 배워주는 장면도 연출하였기도 하였습니다.
삼지연악단이 새롭게 도입한 것이 모래 그림(샌드 애니메이션)입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에서도 2011년 6월 3일과 6월 11일, 2015년 1월 3일에 녹화실황으로 방영한 삼지연악단 공연인 ‘장군님을 그리는 마음’, ‘흥부와 놀부’, ‘말해주리 병사의 사랑을’, ‘우리 집사람’ 등에도 모래 그림이 등장하여 사람들의 흥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삼지연악단은 백설공주라는 칭호에 걸맞게 창단 초기에도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공연을 하여 무대를 우아하게 단장하였습니다. 그리고 2016년 11월 16일 어머니날 경축공연에서 남성 배우들은 나비넥타이를 착용하여 신사멋쟁이차림으로, 여성 연주가들은 옅은 분홍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북한언론매체들에서는 “백두산과 삼지연을 배경으로 하여 백두의 이깔나무와 조국의 진달래로 특색 있게 장식된 공연무대”라는 설명으로 분홍색 의상이 진달래를 의미한다는 암시를 주었습니다.
김정은의 후계권력세습과 때를 같이 하여 창단된 삼지연악단은 2009년 9월 9일 북한 국경일 61돌 경축공연으로 시작하여 신년경축음악회, 전승절(6.25남침전쟁 휴전협정 기념일)경축공연, 인민군 건군 경축공연,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어머니날 경축음악회 등 수많은 공연들을 진행하여 북한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삼지연악단은 2017년 1월 1일 새해경축음악회를 마감으로 그 다음해인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공연을 계기로 삼지연관현악단으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북한당국의 음악정치는 3대세습을 이어 영원한 김씨 일가의 독재 세습을 위하여 김정은시대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음악정치의 중심에는 김정일의 가짜 고향인 백두밀영을 상징하는 삼지연관현악단이 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삼지연악단에서 새롭게 등장한 삼지연관현악단에 대해 얘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에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