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선 연천군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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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숲은 생명과 물의 원천입니다. 생태계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숲의 기반인 나무가 북한에는 거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산림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남측의 경기도 연천군이 DMZ, 즉 비무장지대 일대의 북한의 산림을 복원하기 위해 조림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규선 연천군수를 만나 연천군의 대북 조림사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자: 군수님, 안녕하세요?

김규선: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기자: 지난주에 취임식을 하셨는데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김규선: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연천군은 지난달 17일 독일의 한스자이델재단과 대북조림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양해각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김규선: 북한 지역에 조림사업을 할 수 있는 상호 간의 협력사업을 정한 것인데요. 아시겠지만 연천군이 접하고 있는 임진강 유역 북한땅이 산림 황폐화가 심각합니다. 한 마디로 임진강을 보존하고 북한 지역의 산림을 보호하려는 그런 사업입니다. 대북 조림사업은 우리 연천군이 기초지방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실시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우리 군이 혼자서 하기에는 남북관계 경색국면 등으로 어려움이 있어 한스자이델재단과 함께하게 됐고요. 한스자이델재단은 북한에도 사업소를 갖고 있을 정도로 대북지원 사업을 잘 해왔습니다. 우리 군이 추진하고 있는 남북교류 협력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돼 이처럼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기자: 대북 조림사업은 그동안 남측의 대북지원 단체들도 많이 해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천군이 직접 나서서 하는 이유는 뭡니까?

김규선: 대북 조림사업은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정부와 광역지자체에서도 필요성을 인식하여 추진해왔던 대북지원 사업입니다. 그런데 우리 연천군 같은 경우에는 현재 북한 지역에 수복하지 못한 2개의 면이 더 있습니다. 그 지역의 산림을 복원하는 일은 당연히 저희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군이 직접 양묘장을 조성하여 북한 지역 산림녹화를 위해 양묘사업을 시행하게 됐습니다.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는 것은 임진강의 생태계 보전과 홍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이 조림사업을 접경지역에서 해야 하는 이유는 나무라는 것이 원래 토질이나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연천군은 북한기후와 유사한 최북단 접경지역으로 산림녹화 지원을 위한 대북양묘장 조성에 최적지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현재 연천군과 접해 있는 북한 산림의 상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김규선: 북한은 산림 황폐율이 약 6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금 37% 정도만 산림이 괜찮은데 그것도 원산 이북 지역에 집중되고 있어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 산림 황폐율은 매우 심각합니다.

기자: 연천군의 대북 조림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제안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김규선: 대통령님께서 지난 1월에 '통일 대박'을 말씀하셨는데, 저 역시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구상하신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사업은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이고 통일로 가는 전초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도 연결된다고 봅니다. DMZ 세계평화공원은 60여 년 동안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이 지역을 남북이 서로 활용하자는 것이고요. 이를 통해 관광자원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연천군과 인접한 철원군 사이에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국가정책 사업인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우리 군의 대북 양묘장 조성사업은 별개의 사업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북한의 적극적 참여와 지지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대북 산림녹화사업을 통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대북 조림사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진행돼야 할 텐데, 언제까지 추진할 계획입니까?

김규선: 북한 지역의 산림녹화 사업은 일회성 사업이 아닌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아마도 통일 이후에도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저희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통일 독일에 관한 것을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통일이 되기 전까지 접경지역에서 동서독의 교류가 활발했습니다. 결국 이것이 통일에 기여를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 연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땅과 맞닿아 있고, 더구나 2개의 면이 연천군에 소속돼 있다고 보면 당연히 우리가 교류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산림녹화사업 외에도 영농사업이라든지 문화사업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모든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선 첫 단추인 이 산림녹화사업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기자: 과거에도 연천군이 북한의 산림녹화를 위해 사업을 벌인 적이 있나요?

김규선: 아닙니다. 이번에 처음 시작한 겁니다.

기자: 앞으로 대규모 양묘장도 조성해야 할 텐데, 양묘장 조성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김규선: 저희는 이미 양묘장 대상부지를 선정하고 금년 하반기에 위탁운영자 선정 및 부지기반시설 조성사업과 1차 묘목식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북 묘목지원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민간단체의 참여의사가 있어 공동투자협약 체결도 검토 중입니다.

기자: 사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김규선: 우리 군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2년부터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런 기금은 중앙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거 아닙니까?

김규선: 아닙니다. 이 기금은 순수 우리 군의 예산으로 마련한 겁니다. 50억 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현재 12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기자: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사업의 경우 최근 방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실무자들의 방북도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규선: 물론 저희도 방북 계획은 갖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가 대북지원 단체로 지방자치단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산림 병충해 방지 사업을 할 때는 저희가 약품이라든지 장비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진전 여하에 따라 방북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지금까지 김규선 연천군수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군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규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