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당뇨연맹의 최근 방북과 북한의 당뇨병 실태를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한국인이 평생 살면서 어떤 질병 때문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지 아세요? 요통과 당뇨병이 압도적인 점수로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경희대학교 연구팀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800여억건의 의료이용 통계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특히, 당뇨병은 한국인의 5대 사망원인에 들어갈 만큼 무서운 질병입니다. 바로 합병증 때문입니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은 실명과 만성 신부전, 비외상성 하지 절단 등 무려 80여 개에 달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 내 당뇨병 인구는 50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 명은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그런데, 한반도 북쪽에서도 당뇨병이 급증하는 모양입니다. 얼마 전 국제당뇨연맹 (IDF) 대표단이 북한에서 열린 당뇨 관련 심포지엄, 즉 학술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왔는데요, 국제당뇨연맹은 전 세계 160개국의 200개가 넘는 당뇨병협회의 국제연맹으로 세계보건기구와 공식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남한 국제당뇨연맹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북한 내 당뇨병 유병률이 결코 낮지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조남한) 지금 한국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4.5%의 유병률을 보였는데, 이번에 심포지엄을 하면서 보니까, 9.2% 유병률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약 2% 차이가 나는데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전 세계 당뇨병 환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북한 성인 인구 가운데 당뇨병 환자 비율은 6.2%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북한 성인 남성의 5.6%, 성인 여성의 6.7%가 당뇨병 환자였습니다. 또, 당뇨병은 북한인들의 사망 원인 가운데 2%를 차지했습니다.
일각에서 이번 방북길에 국제당뇨연맹 대표단이 일부 의료장비를 갖고 갔다고 전해진 점과 관련해, 이런 지원 물자가 혹시 대북 경제제재와 관계없는 것이냐고 물었는데요, 조 회장은 결론적으로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조남한) 사실 그게 왜곡된 부분이 있습니다. 의료장비는 아니고 혈당 검사기계입니다. 측정기요. 이게 개인혈당기인데, 당뇨환자면 누구나 한 개씩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약 100대 정도 가져갔습니다. 검사하는 ‘스트립’이라고 하죠? 그 혈당지를 5,000개 (가져갔습니다.) 그러면, 한 사람이 두 개를 쓴다고 해봐야 한 달도 못쓰는 양을 가져간 셈입니다. 북한 내 소화당뇨의 경우 인슐린을 매일 맞아야 합니다. 매일 맞지 않으면 사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평양에만 소화 당뇨환자가 176명 있습니다. 따라서, ‘가져갔던 장비’라고 하는 게 모순이 있고, 기계 자체도 부족한 것이죠.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개인소지품은 경제제재에 포함이 안됐습니다. 생사가 갈릴 문제니까요. 이런 측정기가 없으면 식사 전에 내 혈당을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모르기 때문에 인슐린도 못 맞게 됩니다. 따라서, 장비라고 하기보다 생사와 관련된 필수적인 혈당 측정기계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개인혈당기는 크게 혈당측정기기, 스트립, 즉 혈액을 떨어뜨려 혈당을 체크하는 시험지, 그리고 채혈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혈당측정기기는 혈액 내 당 농도를 검출하는 핵심 기기로 수만 번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스트립은 혈액을 묻힐 수 있게 제조된 검사지입니다. 혈액 속 포도당과 반응하는 효소가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쓰면 버려야 하는 소모품입니다. 채혈기는 말 그대로 피부에 구멍을 뚫어 혈액이 나오게 해 채혈을 하게 돕는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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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점은 이번 방북 기간에 올해 12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당뇨연맹 세계총회에 북한 의료인이 참가하는 방안을 북한 당뇨협회 측과 협의를 했다는 것입니다. 국제당뇨연맹 세계총회는 의학 총회로는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중요한 국제회의인데요, 조 회장은 북한 측이 부산 세계총회에 대표단을 보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남한) 결정됐다기 보다는 (북측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대략 50명 정도가 남측으로 내려와서 교육도 받고 당뇨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첫 발걸음을 떼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오는 일도 그리 쉬운 일도 아니고, 여러 환경이 갖추어져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만 ‘꼭 오겠다’는 약속은 받았습니다.
가게 되면,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사례와 비슷한 방식으로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라는데요, 이를 위해 국제당뇨연맹은 오는 7월 중국에서 북측 관계자를 만나 추가 협의를 하고 9월과 10월 다시 방북해 세부 협의를 벌일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국제당뇨연맹과 북한은 북한 내 당뇨전문병원 현대화 사업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조 회장은 북한에 당뇨병 전문 병원 설립을 추진했고 이번 방문길에 해당 병원시설도 살펴봤다고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조남한) 지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 쪽에 병원이 있고, 그때는 의료장비들이 들어가야겠죠. 유엔 등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북한에 들어갈 장비들이 의료와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제재항목에 걸리는지를요. 이런 것들을 승인 받아서 지금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논의되고 온 것 중의 하나가 북한 쪽의 당뇨병 종합병원인데요, 현재 건축 중입니다. 일부는 이미 오래된 병원이 있고, 거기에 특수병원을 건축 중인데요, 거기에 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당뇨병 병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MOU는 아니지만, 그런 공감대를 갖고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MOU는 당사자 간의 합의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정식 계약을 맺기 전에 우선 작성하는 문서입니다. 사실, 평양을 제외하고는 북한의 지방 병원과 의원에서는 당뇨병 진단이나 치료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보건 전문가들의 판단인데요, 정부가 무상의료를 내세우지만 의약품이 부족해 질병이 생기면 개인이 시장에서 약품을 구입해 치료하는 실정이거든요. 혹시 당뇨병과 관련한 납북 협력사업이 지금 있냐고 물었습니다. 조 회장의 대답입니다.
(조남한) 전혀 없습니다. 이게 처음 이뤄진 것입니다. 그런 계기가 된 것은 북한에서도 당뇨병의 심각성을 이제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은 의료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병이거든요. 예컨대,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한 달에 약 900달러가 필요합니다. 일년이면 1만달러 이상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많이 드는 심각한 질환이다 보니, 북한 측에서도 국제사회에 당뇨와 관련해 관리하는 일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국제당뇨연맹의 최근 방북과 북한의 당뇨병 실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