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눈물의 여왕, 드라마로 알아본 남한 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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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한국 드라마의 이모저모를 알려드리는 시간, "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서울에 있는 문화평론가인 중원대 김헌식 교수와 함께합니다. 이 시간 진행에 박수영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한국 방송 채널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했는데요. 지난 시간에는 드라마의 줄거리와 극 중 여주인공 홍해인이 앓고 있는 뇌 희소병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드라마 설정의 현실성과 풍자한 장면 살펴보겠습니다. 오늘도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우선 드라마의 악역 중 한 명으로 상류층 중매쟁이 ‘그레이스 고’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 아줌마 ] 아니 , 그레이스 . 말을 하다 말면 어떡해 ? 진성그룹은 셋째가 진또배기다 말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

[ 그레이스 ] 내가 그거까지 책임을 져요 . 장남이랑 선보기로 했다면서요 . 봐요 .

[ 아줌마 ] 진성 회장이 장남 제꼈다며 . 얘기 듣고 어떻게 선을 ? 셋째한테 물려줄 거라는 얘기를 귀로 들어버렸는데 .

[ 그레이스 ] 그러니 나를 먼저 찾아왔어야지 . 망나니 장남이랑 약속 잡아놓고 나더러 어쩌라고요 ? 다리 놔준다는 사람한테나 보셔 .

[ 아줌마 ] 나도 고민했지 . 솔직히 바닥에서 그레이스 갔다는 얘기 들리는데 어떡해 그럼 ?

[ 그레이스 ] 뭐라고요 ?

[ 아줌마 ] 퀸즈 사모들이랑 맨날 붙어 다니면 ? 집안 대소사 챙기면서 정작 딸내미 결혼은 시켰는데 .

[ 그레이스 ] 그래서 듣고 제멋대로 결혼한 홍해인이가 요즘 얼마나 후회 중인데 .

[ 아줌마 ] 진짜 ? 그럼 이혼한대 ?

[ 그레이스 ] 레벨은 과학이에요 . 3 년이면 많이 버텼지 . 두고 . 천하의 홍해인이도 재혼할 되면 나한테 납작 엎드릴 테니까 .

[ 기자 ] 그레이스 고는 본인의 체면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드라마 두 남녀 주인공인 백현우-홍해인 부부를 이혼시키는 것에 적극 가담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실제로도 한국에 그레이스 고와 같은 상류층 전담 중매쟁이가 있나요?

[ 김헌식 ] 예전에는 '뚜쟁이'라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연결해 주는 개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개인이 아니고 정계∙재벌들의 혼인을 중매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이 드라마에도 그레이스 고라는 인물이 자신의 업체를 가지고 있거든요. 실제로 다짜고짜 "내 딸을 돈 많은 집에 시집 보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묻는 전화가 업체를 통해서 온다고 하는데요. 다만 드라마에서처럼 재벌 2∙3세 사람과 가난한 집안 사람이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만남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데요. 당사자보다 부모가 먼저 맞선 상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리고 재벌가의 자제들은 부모의 뜻을 거스르는 경우가 없이 지정해 준 사람과 맞선을 보고요. 원하는 사람을 그레이스 고와 같은 사람이 운영하는 업체에 의뢰해서 맺어주는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재벌가의 중매도 갈수록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알아볼 정보가 옛날보다는 갈수록 더 많아지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 기자 ] 상류층뿐 아니라 결혼 적령기의 청춘 남녀들도 결혼정보업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요. 결혼정보업체는 한국에서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 김헌식 ] 본격적으로 결혼정보업체가 등장한 건 1991년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녀를 맺어주는 역할을 전문적으로 하는 거죠. 예전에는 중매쟁이라고 해서 동네에서 연결해 주는 수준이었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아니었고 범위도 굉장히 한정돼 있었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실패 없는 선택을 위해서 결혼정보 회사를 찾게 됐고, 특히 20~30대 같은 경우에는 결혼 전문가에게 개인 맞춤 컨설팅을 받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한 업체는 2021년에 결혼시킨 짝수가 4만 6천 쌍을 돌파하기도 했고, 결혼에 이른 사람들은 28.8%가 이 업체에 가입해서 활동한 지 1년 이내에 결혼했다고 합니다. 이 업체는 회원이 3만 6천 명 정도로 2022년 매출액이 382억 원이었는데 2018년 대비 38% 증가했다고 합니다.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하는 연애 문화가 있는 것 같지만, 결국 결혼할 때는 좀 더 신중하기 때문에 더 많이 (업체를) 찾는다고 생각 들고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가입하는 가격대는 한 300만 원대고 대다수 평범한 직장인이 회원 가입해서 만남을 이어간다고 합니다. 각자 원하는 조건과 이상향에 따라서 다른데 나이, 직업, 경제력, 학력, 취미, 성향, 음주, 흡연 등이 있는데요. 애초에 원하는 사람을 이야기하고 대략 선호할 것 같은 사람의 이력을 주면, 그중에 특히 여성의 선택으로 만남이 주선되는 성격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기자 ] 다양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결혼정보업체들이 있는데, 탈북민을 위한 결혼정보업체도 있더라고요.

[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 기자 ] 드라마에서 조세호, 남창희, 홍진경 씨가 출연해 탐정사무소 조수와 탐정 역할을 했는데요. 탐정이라면 사건을 해결하는 민간 조사원이라고 할 수 있죠. 실제 한국에도 탐정이 존재하는 건가요?

[ 김헌식 ] 민간자격증은 있습니다. 민간조사사, 탐정사라고 부르는데요. 한국공인탐정협회에서 주관하는 민간자격증입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국가공인자격증은 아니거든요. 그럼 탐정이 주로 하는 일은 뭐냐 하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모아서 경찰서 등 수사기관에 제출하면 그 자료를 가지고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대체로 지금은 서울디지털대에 탐정학과가 있고, 탐정학 박사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부부 간의 문제 등을 많이 의뢰하고 있습니다.

[ 기자 ] 또 재벌그룹인 퀸즈가의 가족들이 숲속으로 사냥을 나서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민간인의 총기 소지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는 북한과 달리 남한에서는 사냥 등 제한된 범주 안에서는 총기 사용이 가능한데요. 한국에서 총기를 이용해 사냥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수칙을 지켜야 하나요?

[ 김헌식 ] 사냥과 관련한 총포에는 공기총과 엽총이 있습니다. 총포소지허가증이 있어야 합니다. 무허가로 소지하면 불법입니다. 만약에 어기게 되면 3년 이상 15년 이하라는 무거운 징역형을 처벌받게 되고, 주소지나 사용자 변경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도 처벌받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끼리 돌려써도 처벌 대상이 되거든요. 또 총기 소지 허가와 수렵면허는 별개입니다. 총기 소지 허가에 필요한 용도 소명 자료로 수렵면허를 제출하는데, 수렵면허를 먼저 획득하고 그다음 총기 소지 허가를 받는 게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고요. 만약 야생동물 사냥을 하고 싶다면 총기 소지 허가와 수렵면허를 보유한 다음 구청에 야생동물 포획승인서를 받고 다시 경찰관에 가서 총기 해제 신청서를 작성해서 경찰서에 보관하고 있는 총기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총기 소지 허가를 받더라도 총을 가지고 있을 수 없습니다. 총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평소 총기는 경찰서나 지구대 파출소의 무기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도난을 당해서 악용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기자 ] 네, 그럼 잠시 드라마의 배경음악 듣고 돌아와서 '눈물의 여왕' 드라마가 풍자한 장면과 특별출연 짚어보겠습니다.

( 눈물의 여왕 OST)

[ 기자 ] 다시 드라마 얘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카메오 즉, 연예인들의 특별출연도 많았고 다른 드라마를 패러디한 장면도 속속들이 있었는데요. 가장 대표적으로 여자 주인공인 홍해인으로 등장하는 김지원 배우가 <쌈, 마이웨이>에서 보였던 애교를 김수현 배우가 따라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백현우 역의 김수현 배우가 홍해인(김지원)이 본인과 귀여워서 결혼했다는 것을 친구에게 넋두리하는 내용이었는데요.

[ 백현우 ] 홍해인이 그러더라 . 귀여웠다고 .

[ 김양기 / 백현우 친구 ] 자랑인 거냐 ?

[ 백현우 ] 그때 그랬지 ? 귀여웠지 ? 귀엽고 , 필살기 쓰고 , 홍해인 설레게 만들고 , 그래가지고 팔자를 내가 꼬았지 ? 귀여웠으면 이렇게 결혼도 했을 텐데 , 내가 .

[ 김양기 / 백현우 친구 ] 이거 완전 취했네 . 가자 . 나도 아까부터 전화 . 기저귀 떨어졌다고 . ? [ 백현우 ] 싫어 , .

[ 김양기 / 백현우 친구 ] 안가 ?

[ 백현우 ] 취했잖아 ! 취하면 진짜 귀여워서 된다고 . 용두리 배나무 막내아들 귀여운 그냥 내추럴 본인데 , 이거 기본 옵션인데 . 그냥 이렇게 태어난 건데 . 어떡하냐고 .

[ 기자 ] 김수현 배우가 따라 한 건 바로 이 장면이죠.

[ 고동만 ] 예쁜 척하지 마라 . 속이다 .

[ 최애라 ] 예쁜 척하면 재수 없지 ? 그런데 나도 진짜 곤란하다 . 나는 예쁜 척하는 아니라 예쁘게 태어난 건데 .

[ 고동만 ] 여자 있다 .

[ 최애라 ] 그거를 남들이 예쁜 척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애라도 힘들어 . 흥흥 .

[ 고동만 ] , 스트레스 받아 .

[ 기자 ] 김지원 배우가 연기한 애교 장면이 크게 화제가 됐었는데요. 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어떤 내용인가요?

[ 김헌식 ] <쌈, 마이웨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이력∙경력∙배경이 화려하지 않은 것 같지만 그 속에서 뭐라 하건 간에 자신들의 꿈을 향해서 달려가는 청춘들의 성장, 로맨스,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박서준과 김지원의 로맨틱한 호흡,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 때문에 남녀노소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데요.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해서 좋은 결과를 거뒀습니다. <태양의 후예>로 스타로 떠올랐던 김지원 배우가 최애라 역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했던 작품이 바로 <쌈, 마이웨이>인데요. 사랑스러운 김지원의 모든 매력이 발산되는 작품이었고요. <동백꽃 필 무렵>을 집필한 임상춘 작가의 미니시리즈 드라마 데뷔작이기도 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 기자 ] 드라마 속 패러디 장면뿐 아니라 특별 출연한 배우에도 눈길이 갔는데요. 앞서 살펴본 홍진경, 조세호, 남창희 씨 외에 어떤 배우들이 출연했죠?

[ 김헌식 ] 고필규, 임철수 두 배우가 1회부터 8회까지 가끔씩 나왔는데요. 퀸즈그룹 부회장이자 홍해인의 아버지인 홍범준(정진영)이 고용한 두 사람이 백현우를 미행하는 역할을 해서 웃음을 유발을 했습니다. 또 '눈물의 여왕' 1회에서는 백현우가 워낙 시집살이를 심하게 받아서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됩니다. 정신과 전문의 역할로 배우 오정세 씨가 나왔는데, <사이코지만 괜찮아>라는 드라마에서 배우 김수현의 친형 역할로 호흡을 맞춘 바가 있어서 '눈물의 여왕'에서 김수현 배우와 재회했습니다. 특히 배우 송중기 씨의 등장은 화제 그 자체였습니다. 바로 <빈센조> 드라마의 주인공 역할을 그대로 실현했기 때문이죠. '눈물의 여왕'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희원 감독이 <빈센조>를 연출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연이 돼서 출연했다고 하는데요. '눈물의 여왕' 속에서 백현우의 친구이자 변호사로 자리한 김양기 (문태유)의 상상 속에서 빈센조 (송중기) 씨는 백현우에게 총구를 겨누면서 "악은 악으로 처단합니다"라는 대사를 그대로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송중기 씨와 김지원 (홍해인 역) 씨 같은 경우에는 <태양의 후예>와 <아스달 연대기>에도 호흡을 맞췄던 인연이 있습니다.

[ 기자 ] 송중기 배우, 오정세 배우 등 특별 출연한 배우들이 많아서 더 눈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헌식 ] 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기자 ] 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오늘은 드라마에 등장한 설정의 실제 모습과 패러디 한 장면 살펴봤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도 드라마 '눈물의 여왕'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수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