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천국의 계단, 대세스타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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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한국 드라마의 이모저모를 알려드리는 시간, "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서울에 있는 문화평론가인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와 함께합니다. 이 시간 진행에 박수영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도 한국 방송 채널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권상우, 최지우, 신현준, 김태희 주연의 가슴 아픈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인데요. 2003년 12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총 20부작으로 방영됐습니다. 오늘은 천국의 계단에 등장한 네 주인공의 작품활동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우선 네 주인공의 각자 역할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 김헌식 ] '차송주'는 권상우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대기업 회장의 아들인데요. 여주인공 한정서와 서로 좋아하는 사이고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습니다. 유학도 함께 갈 상황이었는데 태미라 (배우 이휘향)의 계략으로 송주만 유학을 가면서 둘은 이별하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한정서의 의붓여동생인 한유리와 약혼하게 돼서 결혼 날짜까지 잡습니다.

‘한정서’는 최지우 배우가 맡은 역할로 비련의 인물입니다. 건축과 교수로 일하고 있는 한수하의 외동딸인데요. 부유한 환경에서 송주와의 사랑을 키워가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리게 되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유명 여배우이자 새어머니인 태미라에게 심한 폭행도 받고, 의붓여동생인 한유리에게 모든 것을 뺏기고, 한유리의 차에 치여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송주와의 사랑도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죠.

‘한유리’ 역을 연기했던 김태희는 한태화의 동생으로, 어머니 태미라가 한정서의 새아버지인 한수하 교수와 결혼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지독한 열등감과 시기심을 갖고 있어서 정서를 괴롭힙니다. 그런 와중에 여러 가지 상황이 한유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면서 한정서의 모든 것을 차지하고 차송주마저 빼앗으려고 한정서를 기억상실증에 빠지게 만들고 심지어 눈에 문제까지 생기게 하는 치명적인 악녀 역할을 합니다.

‘한태화’는 신현준 배우가 맡았는데요. 여배우 태미라의 숨겨진 아들입니다. 태미라와 사이가 안 좋아서 구박당하던 중에 자신에게 따뜻하게 해준 한정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한정서가 차 사고를 당하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상황 속에서 사고 전말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고 한정서와 같이 동거하게 되지만, 나중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한정서를 위해서 모든 것을 수행하고 바치는 역할로 나오게 됩니다.

[ 기자 ] 당시 열연을 펼쳤던 네 주인공 중에 인기가 가장 많았던 권상우 씨부터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는데요. 드라마 방영 직후 권상우 씨의 인기는 어느 정도였나요?

[ 김헌식 ] 천국의 계단에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눈물 왕자'라는 호칭까지 얻었는데요. (권상우 씨는 드라마에서) 강하고 열정적인 듯하면서도 여리고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방영한 지 1년 만에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권상우 씨는 한류스타로 발돋움하게 됐고, 특히 일본 언론은 그를 "육체미뿐만 아니라 반들거리는 피부, 촉촉한 입술, 특히 미소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2004년 12월 12일 후지 TV 초청으로 2박 3일 일본 공식 방문 일정을 가게 되는데요. 공항에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서 아수라장을 이뤘고요. 행사가 열렸던 오다이바에서는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쇄도하는 풍경도 벌어졌습니다. NHK의 겨울연가에 이어서 공중파에서 두 번째로 한국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방영했는데, 겨울 연가의 최고 기록을 위협할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요. 권상우 측은 공항에만 3천 명이 넘는 팬들이 왔고 오다이바에서 공식 행사에는 12만 명의 신청자 가운데 1,500명이 몰려들어 당혹스러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권상우는 이때 후지TV가 '상우의 날'로 정한 12월 13일 권상우 특집 토크쇼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 기자 ] 권상우 씨가 천국의 계단이라는 작품으로 대세 스타로 떠올랐었는데요. 그럼 이전에는 어떤 작품에 출연했었나요?

[ 김헌식 ]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이춘식 역으로 본격 연기자 데뷔를 했습니다. 2003년에는 군 장교와 여의사의 사랑을 그린 <태양 속으로>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떠오르는 신예 배우가 됩니다. 2004년 <천국의 계단>, 그다음 2005년 <슬픈 연가>에 출연하면서 크게 인기를 끌게 되고요. 영화는 2001년 2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의 <화산고>로 데뷔하면서 충무로 즉, 영화계에서 명성을 떨치게 됐고요. 2004년 작품인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또 히트를 치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2015년 추석 연휴에 개봉한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주인공 강대만 역할을 맡아 26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했고요. 2018년 6월에 개봉한 속편 <탐정: 리턴즈>도 315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2017년 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리즈에 출연했는데 역시 반응이 좋았고요. 2020년 <날아라 개천용>의 박태용으로 출연하면서 여전히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기자 ] 권상우 씨는 천국의 계단 이후에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와서 브라운관에서 종종 볼 수 있었죠. 또 한정서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최지우 씨에 대해 살펴볼까 하는데요. 최지우 씨는 이미 천국의 계단을 촬영하기 전부터 당대의 인기 스타였죠?

[ 김헌식 ] 그렇습니다. 2000년 시청률 40%를 넘긴 드라마 <진실>에서 여주인공을 맡아서 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 뒤에 <신귀공자>, <아름다운 날들>에 출연했는데 <아름다운 날>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2년에는 <겨울연가>에 출연했고요. 이 드라마가 20%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한 데다가 일본에서 더 크게 인기를 끌어서 남주인공 '욘사마'와 더불어 '지우히메'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배우였습니다.

[ 기자 ] 그럼 천국의 계단 이후로 최지우 씨는 또 어떤 작품에 출연했나요?

[ 김헌식 ] <천국의 계단> 이후 4년 만인 2007년에 드라마 <에어시티>에 출연했고, 2008년에 유지태와 함께 <스타의 연인>에 출연했습니다. 2013년에는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재구성한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여주인공 박복녀로 출연해서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고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은 <꽃보다 할배>라는 예능 중 2015년 그리스 편에서 배우 이서진과 함께 짐꾼으로 출연했고요. 2016년에는 김주혁과 함께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서 '주당'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냉장고 안에 샴페인을 비롯한 술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2018년에는 3월 29일에 결혼한다고 깜짝 발표했고, 2019년 12월에는 깜짝 임신 발표를 했습니다. 2019년에는 예능 프로그램 <커피 프렌즈>에 참여하는 활동도 보였습니다.

[ 기자 ] 네, 그럼 두 주인공 배우의 이후 활동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 마치고 잠시 배경음악 듣고 오겠습니다.

( 천국의 계단 OST)

[ 기자 ] 다시 드라마 얘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한정서를 짝사랑하는 이복오빠 한태화 역을 소화했던 신현준 씨는 사실 이 작품 외에 '맨발의 기봉이'에서 바보연기로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렸죠.

[ 김헌식 ]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했는데 하야시 역을 연기했고요. 1990년에 <은행나무 침대>에서 악역이었던 황장군 역으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바 있습니다. 2006년에는 <맨발의 기봉이>에서 8살 소년의 지능을 가진 40세 주인공 역을 해서 연기 변신에 성공했었고요. 2010년부터는 인덕대학교 방송연예학과 전임교수로 재임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연기를 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넓은 배우로 통합니다. 선악을 뛰어넘는 연기는 물론이고 바보 연기, 코믹한 개그 캐릭터까지 정극과 희극을 넘나들고 또 통쾌한 액션물까지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입니다.

[ 기자 ] 김태희 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녀 배우죠. 김태희 씨가 천국의 계단 방영 당시에는 남북한을 넘어 전 세계 드라마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미움을 받았지만, 이후 활동으로 또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 김헌식 ] 서울대 재학 시절 당시에 서울대 3대 미녀로 인기가 높았고 재학 시절에 길거리 캐스팅 즉, 길거리에서 눈에 들어 모델이 됐는데요. (연기자로 데뷔 전) 광고 활동을 하다가 2003년 드라마 <스크린>에 처음 출연했고요. 바로 <천국의 계단>으로 직행했습니다. 이후 2004년에 찍은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서는 절정의 미모를 뽐냈고, 또 2015년 드라마 <용팔이>에서 재벌 상속녀 역을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아 2015년 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2017년에는 5년의 공개 열애를 지속해 온 가수 비와 결혼식을 올렸고요. 2023년에는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문주란 역으로 처음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는데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 기자 ] 또 신현준 씨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이완 씨는 김태희 씨의 실제 친동생인데요. 잘 모르시는 분들은 한 가족인데 성 씨가 달라 혼동할 수도 있겠는데요. 연예인들은 흔히 본명이 아닌 예명으로 활동하기도 하죠.

[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김태희 씨의 남편인 가수 비 씨 같은 경우는 원래 정지훈이 본명입니다. 그런데 데뷔를 준비할 때 녹음만 하면 하늘에서 비가 와서 '비'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배우 공유 같은 경우 원래 이름이 공지철인데요. 아버지의 성인 공과 어머니의 성인 유를 따서 '공유'라고 했습니다. 김태희의 동생인 이완 씨는 원래 본명이 김형수입니다. 그러나 해외 유명 배우인 이완 맥그리거에서 이름을 따서 '이완'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촌스러운 본명 때문에 예명을 사용하는 배우들도 있는데요. 김태평의 이름을 대신해서 '현빈'으로, 황정만 대신 '황신혜'로 이름을 바꾼 경우도 있습니다.

[ 기자 ] 이완 씨도 누나 김태희 씨와 같이 배우로서의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요. 최근 작품 활동에는 어떤 게 있죠?

[ 김헌식 ] 2016년에는 드라마 <우리 갑순이>, 2023년 <국민 사형 투표>에서 정진욱 역할을 맡아서 열연했습니다.

[ 기자 ] 또 최지우 씨의 아역을 맡았던 박신혜 씨도 어엿한 성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드라마 촬영 당시 만 13살이었던 박신혜 씨는 어느덧 만 33살이 됐습니다. 박신혜 씨의 그간 활동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 김헌식 ] 원래 2003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꽃>으로 데뷔했고요. 그다음에 <천국의 계단>에서 아역으로 발랄한 이미지를 선보였습니다. <깍두기>로 첫 주말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2020년에 원로배우 고두심 씨는 한 방송에서 당시 극 중 자신의 딸로 열연했던 박신혜를 가장 인상 깊은 배우로 꼽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남이시네요>에서 연기력을 잘 보여줬는데 이 작품이 일본과 중화권에서 대인기를 끌면서 한류 여신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2013년에 아시아 6개국 팬 미팅을 합니다. 그 후 <상속자들>에서 차은상 역할을 맡게 되면서 더욱 한류스타로서 발돋움하게 되고요. 2016년 <닥터스>에 출연했고 이때도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2018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는 다시 한번 1인 2역을 맡아서 극 중에서 현빈 씨와 결혼했고, 2021년에는 <시지프스: the myth>에서 세상에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 존재를 밝혀내려는 천재 공학자 한태술을 위해 온 구원자 강서해역을 맡아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 기자 ] 네, 김헌식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헌식 ] 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기자 ] 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오늘은 천국의 계단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예계 활동 함께 알아봤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드라마의 국내외 영향력 살펴보겠습니다.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수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