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사랑의 불시착, 우여곡절 남한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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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한국 드라마의 이모저모를 알려드리는 시간, "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서울에 있는 문화평론가인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와 함께합니다. 이 시간 진행에 박수영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북한 배경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드라마는 문화창고와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제작해 넷플릭스와 한국 방송 채널 tvN을 통해 방영됐는데요.

손예진 배우가 연기한 윤세리는 강원도 영월 봉래산에서 무동력 비행체인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중 돌풍을 만나 북한에 떨어졌고 북한에서 탈출하기 위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윤세리가 무고한 시민인 걸 알게 된 리정혁 대위(현빈)는 부대원들과 함께 윤세리를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는데요. 우여곡절 끝에 윤세리는 남한으로 돌아오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리정혁을 음해하려는 조철강 보위부 소좌가 리정혁이 윤세리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윤세리를 죽이기 위해 남한으로 따라갑니다. 조철강 소좌는 이를 리정혁에게 경고하는데요.

[ 조철강 / 보위부 소좌 ] 지금부터 여자 목을 따러 남으로 거라서 말이야 . 따라올 테믄 따라오든가 . 보자우 .

리정혁은 윤세리의 목숨을 한 번 더 구하기 위해 남한으로 넘어옵니다.

그렇게 둘은 기적적인 재회를 하게 되는데요.

[ 리정혁 ] 한참 헤맸소 . '서울시 강남구 청담'까지만 말해 주고 구체적인 주소를 말해주지 않아서 .

리정혁이 남한으로 내려오자, 그를 데리고 오기 위해 아버지인 총정치국장은 리정혁의 부대원들을 남한으로 투입합니다.

[ 리정혁 아버지 / 총정치국장 ] 이건 극비야 . 정혁이가 가장 믿고 의지했던 5 중대원 동무들과 정만복 동무에게 리정혁이 아비로서 내래 특별히 부탁을 하려고 한다 . 우리 정혁이를 데리고 돌아오라 .

리정혁 대위와 그의 부대원들이 남한에서 또 새로운 모험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부대원들은 한참 전에 남한에 내려왔던 북한군 방동구를 만나게 되는데요.

[ 정만복 / 도감청실 소속 상위 ] 그런데 동무는 누구시길래 ?

[ 방동구 / 오성조장 ] 내래 말이야 . 동무들보다 많이 먼저 이곳에 왔지만 도통 지령이 내려오질 않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자'라고 둘까 ?

[ 표치수 / 특무상사 ] 너무나 이쪽 사람 같습니다 . 적응이 완벽히 끝나셨나 봅니다 .

[ 방동구 / 오성조장 ] , 여기도 사람 사는 데다 . 너무 두려워 말라 .

[ 기자 ] 교수님, 이분 정말 오랜만이죠? 사랑의 불시착에 깜짝 출연자로 나온 이분은 누군가요?

[ 김헌식 ] 2013년에 개봉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북한군 간첩으로 열연했던 김수현 배우입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 즉, 인터넷으로 보는 만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남한에 암약하고 있던 남파 간첩 방동구를 낮에는 바보 흉내를 내고, 밤에는 최정예 활동을 하는 모습으로 설정하고 있는데요. 5중대 대원들이 남한 분위기에 어색해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김수현이 과거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방동구로 출연하게 된 거죠. 김수현은 영화에서 초록색 운동복, 더벅머리,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모습 그대로 사랑의 불시착에 나왔습니다. 영화 속 인물이 드라마에 나오는 것은 흔하지 않은데, 그만큼 사랑의 불시착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출연할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는데요. "너무 웃겼다", "김수현 여전히 멋있다", "여기서 동구 김수현이 나올 줄이야. 깜짝 놀랐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 기자 ] 5중 대원들의 남한 적응기도 참 재미있는데요. 5중대원들은 윤세리를 찾아 세리스초이스 회사를 찾아왔습니다.

[ 김주먹 / 중급 병사 ] 저희는 대표 동지…가 아니라 사장님을 만나려고 합니다 .

[ 경비원 ] , , 대표님과 약속은 하고 오셨습니까 ? 약속 없인 저희 대표님 만나시긴 어렵습니다 .. 이쪽에 오셔서 신원 확인되시면 면담 신청서 작성하시는 도와드릴…

[ 표치수 / 특무상사 ] 아니 . 다음에 다시 와도 되지 않겠니 ? 동생 ?

[ 김주먹 / 중급 병사 ] 그럼요 , .

[ 기자 ] 한국에서는 회사를 찾아가도 그 회사 대표를 만나기 어렵죠?

[ 김헌식 ] 그렇습니다. 특히 극 중 세리스초이스와 같은 대기업일수록 더욱 그런데요. 기업이 쓰는 건물의 1층을 '로비'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안내 데스크라는 게 있고 안내하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데 이들에게 먼저 문의해야 합니다. 사전에 예약하지 않았다면 무턱대고 대표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개 일정이 굉장히 조밀하게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미리 약속한 이들도 있어서 함부로 새치기하면 안 되는데요. 물론 대기업 대표들은 비서실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손전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무턱대고 회사에 찾아가기보다는 비서실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지 약속을 타진하고 방문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한편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서 사전 예약이나 조율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지만 작은 기업의 경우에는 업무가 분담되지 않아서 대표를 직접 만나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의 일 등에 따라서 약속을 하고 만나야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가 좌우되기도 합니다.

[ 기자 ] 네, 그럼 잠시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의 배경음악 듣고 오겠습니다.

( 사랑의 불시착 OST)

[ 기자 ] 다시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 내용을 돌아와 보겠습니다. 12화에서는 중대원들이 찜질방에 앉아 작전회의를 합니다. 찜질방에 모여앉아 각자 성과를 말하던 중 표치수 특무상사는 본인이 겪은 황당한 일을 털어놓습니다.

[ 표치수 ] 기냥 거기 있었는데 열쇠를 내게 주더라 이거야 . 내가 워낙 믿음을 주는 인상이라서 기랬던 같아 .

[ 손님 ] 발레 되죠 ? 잔돈은 가지세요 .

[ 손님 2] 안녕하세요 주차 부탁드릴게요 . 대리 주차 맞으시죠 ?

[ 기자 ] 지금 어떤 상황인 거죠?

[ 김헌식 ] 한국에는 발레주차가 있는데요. 발레주차 기사님으로 오해를 한 것이죠. 한국에서는 호텔이나 고급 식당에서 발레주차를 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발레주차라는 것은 건물에서 따로 주차만 해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발레파킹이라고도 말하는데 프랑스어로 하인을 타는 '발레(Valet)'와 영어로 주차인 '파킹 (Parking)'을 결합해 만든 단어입니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생각하는 발레주차 기사는 호텔 정문이나 큰 빌딩 앞에서 고객에 자동차 열쇠를 받은 후 주차를 해주고 다시 고객에게 인도해 주는데요.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동하거나 주차하는 데 드는 수고와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운영하고 있고요. 전문적으로 이렇게 발레파킹 업체도 있어서 몇 년 전 기준으로 보면 한 1천여 개 이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기자 ] 우여곡절 끝에 윤세리와 리정혁 그리고 부대원들까지 모두 만나게 되는데요. 한국 드라마 애청자이자 최지우 배우의 팬인 김주먹 병사는 윤세리의 도움으로 평생의 소원인 최지우와 만남을 이룹니다.

[ 최지우 / 인기 배우 ] 원래 세리가 이런 부탁 하는 애인데 부탁한다고 조르더라고요 .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생들이 있는데 그중 명이라고 . 보고 싶어서 진짜 멀리서 왔다고 들었는데 , 너무 고마워요 . 나한테 하고 싶은 있으면 하세요 .

[ 김주먹 / 중급 병사 ]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길을 떠나도

[ 최지우 / 인기 배우 ] 결국 돌아오는 거야 .

[ 김주먹 / 중급 병사 ] , 옳습니다 . 사랑은 돌아오는 거지요 .

[ 기자 ] 이렇게 김주먹은 최지우를 만나 한국 드라마 '천국의 계단' 대사를 읊는데요. 그러면서 드라마상에서 머리에 쓰고 있던 비니를 한 손으로 푹 눌러씁니다. 알고 보면 정말 재미있는 장면인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김헌식 ] 북한에서 인기 있다고 알려진 천국의 계단 권상우의 '소라게 장면'을 패러디한 겁니다. 사랑의 불시착에 실제 최지우 씨가 특별 출연한 가운데 소라게 패러디를 선보였는데요. '패러디'는 원본을 재미있게 흉내 내서 재창작하거나 색다르게 꾸미는 것을 말합니다. 김주먹 병사는 마침내 만나고 싶었던 스타 최지우를 만나서 천국의 계단의 명대사 "사랑하는 사람들은 만나는 거라고 하셨지요? 아무리 먼 길을 떠나도"라고 운을 뗍니다. 최지우는 "결국 돌아오는 거야"라고 받아줬습니다. 그러면서 김주먹은 최지우의 상대역인 권상우가 했던 소라게 장면을 재현해서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권상우의 소라게 장면은 권상우가 드라마 극 중 연정훈과 김희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모자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말합니다. 행복한 두 사람의 모습을 뒤로 한 채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는 모습이 소라게 같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기자 ] 네, 이렇게 부대원들과 함께 리정혁 대위는 소중한 윤세리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결국 조철강과 리정혁 대위는 마주하게 되는데요.

[ 조철강 / 보위부 소좌 ] ? 죽이게 ? 니가 죽일 수는 있갔지만 그러는 동시에 너도 죽은 목숨이야 . 아비 만나서 고생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지켜줄 아비마저 없을 테니까 말이야 . 때문에 모든 끝장나갔지 .

[ 리정혁 ] 조철강 , 너만 앞날이 없는 아니야 . 역시 모든 걸었거든 .

[ 조철강 / 보위부 소좌 ] 태어날 때는 편이던 하늘이 이제는 편인 같다 . 그만 내리라 . 같은 종족은 .

[ 총소리 ]

[ 기자 ] 과연 누가 총을 쏜 걸까요? 조철강과 리정혁 그리고 리정혁과 윤세리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한데요. 너무 아쉽지만, 저희는 여기서 인사드려야겠네요. 김헌식 교수님,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헌식 ] 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기자 ] 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오늘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패러디한 한국 작품들과 부대원들이 겪은 한국의 실생활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사랑의 불시착의 국내외 영향력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수영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