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착 탈북민들] 류경식당 지배인에서 유튜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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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로 이곳 미국 중서부 시카고 지역이 꽁꽁 얼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는 매일 영하 17도 안팎의 온도로 떨어져서 두꺼운 옷을 몇 겹씩 입게 됩니다. 마치 북한에서 가장 추운 함경북도와 양강도 지역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지난 2016년 4월 중국 상하이 인근 닝보의 북한 류경식당 지배인(사장)으로 근무하다 식당여종업원 12명과 함께 탈북해 한국생활을 거쳐 이곳 미국 시카고 지역에 거주하며 미국생활을 하고 있는 허강일 씨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북한에서 할아버지와 부모님이 최고위 계층에 있어서 매우 유복한 생활을 해왔던 평양 출신의 허강일 씨는 지난 2016년 4월 탈북을 한 후 한국에 가서 2년여의 생활을 하다가 이곳 미국으로 망명을 했습니다. 정착초기 허 씨의 미국 생활은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허강일 : 미국 망명가서 영어도 안 통하는데 살수 있을까? 또 먼 나라에 가서 아는 사람도 없이 살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사람인데 어떻게 자기 앞날을 걱정 안 하겠어요.

강일 씨가 처음에 온 곳은 1년 내내 여름 날씨를 보이는 플로리다 주였습니다. 나서 자란 평양은 내륙지방이고 다소 추운 곳이어서 바다가 보이고 열대성 기후를 가진 플로리다에 많은 호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는 지인들이 많고 일자리가 좀더 많은 대도시인 시카고 지역을 소개받아 곧바로 이사를 했습니다. 시카고 지역에서는 지인들의 이야기처럼 플로리다보다 훨씬 많은 직업과 직장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019년 6월에 미국에 망명한 허강일 씨의 매일매일의 삶은 바쁨의 연속입니다. 단돈 1달러도 없이 미국에 왔다는 강일 씨는 현재 세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요. 주 직업인 병원 의료관련일, 저녁에는 음식 배달 그리고 주말에는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비루스 사태로 저녁에 했던 음식 배달로 돈도 벌었다고 합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코로나 비루스 때문에 음식점에 가기보다는 집에서 외부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음식을 배달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강일 씨는 하루 3시간 이상 잠을 자본적이 없고 휴일도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며 미국생활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멋진 새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2년여간 생활을 했던 강일 씨는 한국보다도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이곳 미국이 오히려 더 편안하다고 합니다.

허강일 : 미국생활을 알아가면서 제 스스로 직업을 구하고 어떻게 살지, 방법도 많이 터득했고 이제는 노년이 될 때까지 걱정이 없을 것 같아요.

허강일 씨가 미국에 와서 주말마다 시작했던 컴퓨터 인터넷 유튜브 방송 ‘북한을 바꾸다’는 이제 구독자수가 5만 4천명에 달하고 조회수가 백만 회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곧 전업 유튜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보는데요. 허 씨가 유튜브 방송을 하게 된 계기는 좀더 진실하고 사실적인 소식을 해외에 나와있는 북한 해외근로자들과 공관원들에게 알리고 그들로 하여금 북한내부로도 공정한 소식이 전파되기를 기대한다는 겁니다.

허강일 : 많은 북한분들과 한국분들이 저를 지지해주고 청취해 주실 줄 저도 예상 못했습니다.

북한에서 엘리트 상류계층이 많이 다니는 평양외국어 대학을 나온 허강일 씨는 어릴 때부터 북한에서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살아왔는데요. 그랬던 그의 인생이 한 순간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상하이 인근 링보시의 류경식당 종업원 탈북사건으로 이어진 것이죠. 현재 유튜브를 통해서 강일 씨는 평화로운 자유통일과 하나된 한민족의 꿈을 호소합니다. 새해에는 강일 씨의 소원처럼 이산가족이 만나고 서로 소통하는 그런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진행 김성한,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