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착 탈북민들] 남북이 형제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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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디나 인심이 각박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코로나 비루스 사태 이후로는 전세계 어디를 불문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고 사회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입니다. 오늘은 그런 각박함 속에서 미국 중서부 유타주 탈북민들이 먼저 이민 온 한인 이민자와 형제처럼 어울려, 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 돕고 사는 훈훈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록키 산맥으로 둘러싸여있는 이곳 미국 중서부 유타주에 거주하는 10여명의 탈북민들은 유타주에서 상당히 사회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성공한 허용환 씨를 중심으로 형제, 자매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허 씨는 유타주에 먼저 정착한 선배로서 탈북민들의 영어 통역, 번역 등 여러 가지 정착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허용환씨의 말입니다.

허용환 : 저는 유타에서 프리랜서로 통역일을 하고 있었고, 어느 날 병원에서 통역요청 연락이 와서 갔었는데 통역을 도와준 한국여성으로 보이는 분이 말씨가 매우 달랐는데 나중에 탈북민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탈북여성도 병원에서…

미국생활에 선배인 허용환 씨에게 유타주 탈북민들은 마치 친가족처럼 미국정착에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게 되는되요. 용환 씨가 운영하는 한인신문사, 그가 교장으로 있는 한국학교 등을 통해 탈북민들의 정착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유타주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탈북민들과 남성 탈북민들은 대다수가 배우자가 없이 자녀들만 데리고 온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들이 없이 도움이 많이들 필요한 상황에서 허 씨는 직업알선, 음식제공, 통역, 번역, 송금문제, 중국에 있는 배우자들과의 재결합을 위한 서류작업 등에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유타주 탈북민 최별 씨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최별 : 우리가 영어가 잘 안 되는 상황에서 그분은 허물없이 아무 시간이나 전화를 하면 통역도 해주시고 그러십니다.

허용환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인 신문사와 그가 오랫동안 쌓아왔던 주류 미국 사회와의 인맥을 통해서 탈북민들이 필요한 각종 정보와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비루스 사태 초기에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 때도 유타주 탈북민들을 위하여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하여 주기도 했었죠. 또한 명절 때에는 외로운 탈북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 각종 명절 음식을 장만해 주기도 했었습니다. 허 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는 최별 씨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시죠.

최별 : 작년에 자동차 사고가 있었는데 도움을 받으려고 그분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무 시간이라도 허물없이 전화를 받아주고. 그분도 다음날 일을 나가야 되는데도 새벽 2시까지 자동차 사고 수습이 마무리 되도록 도와 주고 했었습니다.

용환 씨를 중심으로 서로를 친 동기간처럼 생각하며 생활하는 유타주 탈북민들은 허 씨가 진짜 형님같고 오빠같이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용환 씨는 말합니다. 자유대한민국에 부모형제, 친구를 놔두고 미국에 와서 사는 남한출신들도 미국정착이 너무 힘든데, 심지어 탈북해서 두만강을 건너서 중국과 제3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자유를 찾아 온 탈북민들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말입니다. 허 씨는 힘닿는 데로 같은 핏줄, 형제, 자매로서 탈북민들을 계속해서 돕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2016년 어느 날 병원에서 시작된 남한 출신 용환 씨와 탈북민들과의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름답고 끈끈하게 이어가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성한 입니다.

진행 김성한,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