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착 탈북민들] 광활한 미 대륙을 누비는 탈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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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도 중순에 접어드는 이곳 미국 중서부 일대는 때이른 더위로 온 대지의 나무들이 어린 이파리를 벗어내고 성숙한 초록의 향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저는 종종 머리가 복잡할 때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로 운전해 나가곤 하는데요. 전국으로 연결된 고속도로에선 자주 미국 경제의 물류 동맥 역할을 하는 수많은 대형 트럭을 마주치게 됩니다. 미국에서 대형트럭은 화물운송의 70%를 차지하며 경제의 중추적 역할 담당하고 있죠.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중서부에 거주하며 대형트럭을 운전하는 탈북민 제이슨 김 씨의 이야기입니다.

제이슨 김 : 시카고에 사람들이 대형트럭 운전이 괜찮다고해서 도전하게 되었죠.

제이슨 씨는 각 지역에 생활필수품을 운송하는 트럭 운전사는 고된 직업이지만 남들이 갖지 못하는 경험과 서로 다른 지역의 경치를 누릴 수 있는 직업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산악지형이 많은 애팔라치아 산맥 주변과 중서부의 로키산맥 주변에서는 들소, 곰, 사슴 그리고 큰 자동차 정도의 크기인 사슴종인 무스, 엘크와 마주치기도 합니다.

트럭 운송업은 미국 경제 성장의 속도를 지배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미국 내 화물 운송 대부분이 육로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화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이 멈추면 나라 경제가 곧바로 멈춰설 정도로 트럭의 비중이 큽니다.

제이슨 김 씨는 직업으로써 대형 트럭 운전사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화물 트럭 운전기사는 일반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사실은 명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이 상당히 안정적이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에게 트럭 운전사는 꿈의 직업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여행가적 기질이 강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에는 운전기사는 매력적인 직업인데요. 사계절 동안 여러 주를 넘어 미국 대륙을 횡단 혹은 종단해야 하는 일이 일상사이기 때문입니다. 제이슨 씨는 대형 트럭 기사를 시작하고 미국인들의 친절함에 크게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제이슨 김 : 미국사람들 괜찮아요. 의리도 있고, 소통하기도 좋고 미국와서 계속 미국회사에서만 거의 일했구요. 일하기 편해요.

대형 트럭을 운전하려면 일단 상업용 운전면허(CDL)를 따야 하는데, 차의 덩치가 클수록 면허를 따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도 오래걸리고 시험 내용도 까다롭습니다. 김 씨는 시카고에서 대형트럭 운전 면허 학교를 두달여를 다니고 나서 면허를 땄습니다. 운전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전문 학원에 가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아예 커다란 화물 회사를 통해 위탁 교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이슨 김 씨는 대형트럭 운전기사의 급여는 매우 높다고 말합니다. 초보도 월 4,000달러 이상이 가능하며, 2~3년만 경력이 붙어도 매달 5,000달러 이상 봉급을 받는 다고 합니다. 정신적인 고독을 잘 극복할 수 있고, 한달에 20일 이상 집을 떠나 있어도 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매년 3만명에서 4만명 정도의 대형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제 미국생활이 10년째되는 제이슨 씨는 중서부의 서쪽 끝에 있는 시애틀로 이사를 가서 큰집을 샀고 집값이 크게 올라서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제이슨 김 : 4베드룸 2개 화장실.. 2000스퀘어 피트니까. 좀크긴 많이 크죠.

탈북민으로 트럭운전을 하며 오늘도 미국 대륙의 고속도로를 누비는 제이슨 씨를 응원합니다.

진행 김성한,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