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미국 중서부의 아침 저녁으로 부는 쌀쌀한 바람은 이미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음을 알게 합니다. 지난 8월 15일 한국에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만약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일명 ‘담대한 구상’이라는 대북지원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되지않은 8월 19일 북한은 강경한 거부의사를 밝혔고 게다가 지난 17일에는 순항미사일 2발까지 발사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담대한 구상과 북한의 반응에 대하여 미국 중서부에 거주하는 탈북민 허강일 씨의 의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허강일 씨는 지난 2016년 중국에 있는 류경식당 지배인으로 일하다 여종업원들을 데리고 탈북한 인물이기도 하지요. 허 씨는 북한이 남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혀강일 : 이번 담대한 구상도 이명박 정권의 제안과 별반 큰 차이가 없어요. 어떤 좋은 제안을 해도 북한은 절대 한국하고 타협하지 않을거예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담대한 구상의 내용에는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항만·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그리고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등3대 분야에 걸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이 북측에 제안한 ‘담대한 구상’의 핵심은 북한의 선 비핵화 후 경제보상이 아닌 북한의 비핵화 단계별 진행에 따라 특히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경우 초기 협상 과정에서부터 경제지원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주장해 온 한미 연합 연습·훈련의 철폐, 대북제재의 우선 해제 등은 결국 한미동맹의 약화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북한 핵 개발을 용인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에 한국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들이라는 것이죠.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메시지는 북한의 체제안전을 다른 방향에서 보장할 수 있으니 비핵화를 위한 성실한 자세를 보이라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한국의 제안에 대해 허 씨는 북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합니다.
허강일 : 보수성향의 정권에서 투자하면 꼭 댓가를 바라거든요. 우리가 원조나 투자를 했는데 제대로 돌아갔는지 보수정권은 구체적으로 따지니까 북한이 받아들이지를 않는거죠.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북한이 제안을 수용해 비핵화 지지를 표명한다면 환영할만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담대한 구상에 대하여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강경하게 거부하며 날을 세웠습니다. 김 부부장은 남측 제안에 대해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습니다.
허강일 씨는 일단 북한의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허강일 : 북한이 아직도 우리가 만만해 보여 이거나 먹으라 하고 놀리는 거죠. 강한 거부의사를 보인 것이죠.
한국이 제안한 담대한 구상이 북한에 유익할 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북.남간에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북과 남이 손을 잡고 협력하여 북.남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길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진행 김성한,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