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북한의 김정은이 집권을 전후해 지난 9년간 처형한 고위층 간부와 가족이 42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전략센터가 다른 인권단체들과 협력해 북한의 현직 간부 및 고위탈북자, 일반탈북자 등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및 서면으로 조사한 결과인데요, 명단에는 아버지 김정일의 넷째 부인 김옥, 고모부 장성택, 암살된 이복 형 김정남 등 친인척을 비롯해 인민무력부장 현영철,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호, 내각부총리 김용진 등 김정은의 최 측근 참모 들과 핵심 세력 간부들 다수가 잔인하게 처형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조사를 이끈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와 숙청 처형당한 주요 인물들과 그 배경을 살펴 봅니다. 강 대표님, 지난 몇 주 동안 살펴본 처형과 숙청 보고서,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김정은 집권 7년차인 2018년 초에 일어난 인민군 총정치국 간부들에 대한 숙청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죠. 이 총정치국 사건에 대해서는 북한전략센터가 아직 구체적인 조사는 끝내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강철환: 그렇습니다. 저희 들 조사에서는 국가보위성 사건까지는 대략적인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장성택을 처형한 집행기관으로 많은 간부를 숙청한 국가보위성 중앙기관 담당 부서는 사실 당 조직을 비롯한 많은 북한 내의 관료들 사이에서 원망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래서 언제인가 숙청될 운명이었지만 그 부서 자체가 몽땅 숙청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국가보위성 사건을 마지막으로 김정은의 고위층 숙청은 이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인민군 총정치국입니다.
전. 최근 한국 언론에서도 몇 차례 언급됐었지요?
강. 그렇습니다. 인민군 총정치국은 인민군대의 당 조직입니다. 북한은 모든 기관에서 당 조직을 우선시하고 있고 당은 모든 것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군대는 특수조직이기 때문에 당 조직이 득세하면전투력 상실과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김씨 정권에게는 전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군대의 사병화입니다.김씨 일가의 개인 군대가 되어 오로지 김씨 지도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도록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총정치국은 바로 군대 위에 군림하면서 사실상 인민군대를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민군 총정치국 책임자는 과거부터 권력 서열에서 2인자를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일 대신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은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 직위로 갔었고 김정은 대신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도 총정치국장으로 방문했었습니다. 그래서 인민군 총정치국은 김정은의 서기실과 거의 같은 동급으로 김씨 정권과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와도 같은 조직인 것입니다. 그런 핵심 통치 조직인 총정치국이 숙청 검열의 대상이 되었으니 심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것입니다.
전. 총정치국은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이 집권한 이래 26년간 단 한 번도 중앙당 검열을 받은 적이 없다지 않습니까?
강.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민군 총정치국의 비리는 김정일 시대부터 내려온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워낙 막강한 자리이기 때문에 총정치국 간부들에게는 뇌물이 집중될 수밖에 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모든 남자는 군대에 가야 하므로 총정치국과 모두 연관될 수밖에 없습니다. 간부들일수록 총정치국과 잘 사업해야 좋은 병종으로 갈 수 있고 3년 이후에 대학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간부 자녀들의 대학 입학과 유학까지 관장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뇌물이 엄청나게몰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다 인민군에 부여된 경제 관련 이권을 모두 총정치국이 관장하고 있습니다. 인민군 3대 물자를 비롯해 모든 군수물자를 총정치국에서 조달하다 보니 총정치국 산하 무역회사들은 막대한 이권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총정치국에 뇌물이 들어간 만큼 외화벌이 회사들의 이권도 짭짤해져서 막대한 뇌물이 오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 막강한 인민군 총정치국의 비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누적되어 왔다는 걸 김정일이 모를 리 없었을 텐데, 왜 방치했을 까요?
강. 모를 리가 없었지요. 최고 권력기관 중에서도 핵심 기관이었기 때문에 뇌물 비리가 없다면 오히려 정상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미 30년 전부터 인민군 총정치국에 진입하는 군인은 북한에서도 가장 선망 받는 신랑감이 됩니다.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수백만 달러는 기본이라 할 만큼 막대한 외화를 보유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로 부패가 심각했습니다.
김정일이 그래도 그들을 놔둔 것은 그들이 가족과 같은 존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유사시 때 그래도 자신의 일가와 한 몸이 되어 싸울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생각했기 때문에 웬만한 비리는 눈감아 준 것입니다.
전. 그렇다면 아들 김정은 시대 들어 인민군 총정치국 간부들의 비리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에 검열 도마에 오르게 된 건가요?
강. 사실 북한에서 인민군 총정치국이 노동당 조직의 검열대상이 되리라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총살당한 군인들을 대부분은 작전계통의 군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리영호 총참모장, 변인선 작전국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모두 작전 군인들이었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첫 정치국장은 최룡해가 맡았습니다. 하지만 장성택 처형 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김정은에게 밉보여 한직으로 내몰려 그 자리에는 황병서가 앉게 됐습니다. 문제는 황병서가 인민군을 총 책임진 정치국장으로서 억울하게 처형당하는 작전 군인들을 대변해야 했겠지만, 보신주의와 아첨으로 김정은의 결정은 무조건 옳은 것으로 받들다 보니 억울한 사람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황병서는 오죽했으면 군인들 속에서 늙은 여우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였습니다. 유엔제재로 온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민군 총정치국만은 군대에 먼저 부여한 경제기득권 때문에 뇌물은 항상 넘쳐 흘렀고 이들의 사치는 계속됐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김정은에게 보고됐고 김정은은 부패한 간부들은 유사시 때 다른 마음을 품을 자들이라고 힐난하게 됩니다. 간부직은 현직에 있을 때만 유효할 뿐 그 자리에서 옷만 벗으면 뇌물이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한 순간에 거지로 전락합니다.
그래서 한 자리할 때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것을 모아두려고 합니다. 김정은의 지시 때문에 누구도 건드릴 수 없었던 총정치국 간부들의 사생활이 조사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막대한 뇌물들이 오가고 있는 징후들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미 많은 간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호화생활을 하는 것이 파악되기도 합니다.
전. 그럼 숙청 대상이 된 사람들은 대부분 인민군 총정치국 지휘층입니까?
강.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직위 해제돼 직무 정지되고 국가보위성 사건에서 겨우 살아난 김원홍 총정치국 조직국장은 김정은의 숙청 표적이 됩니다. 김원홍 세력이라고 하는 많은 간부가 무자비하게 숙청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죽어 나가게 됩니다. 김원홍이 자리에 앉힌 총정치국 산하 무역 국장을 포함해수십 명의 간부가 고사총에 죽어 나가게 됩니다. 대좌급 이상 간부들 집을 가택수색해 현금들을 압수했는데50만 달러 이상 발견된 간부들은 모두 직위가 해제돼 농촌과 탄광으로 집단적으로 배치됩니다.
50만 달러 이하의 간부들은 장군에서 좌급으로 강등돼 휴전선 군단에 좌천돼 작전 군인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적어도 100여 명의 현직 총정치국 간부들이 처형되거나 숙청당하는 수모를 당하게 됩니다.
전. 인민군 총정치국이 무너지면 군대가 불안정해지지 않겠습니까?
강. 한 마디로 어수선한 상태라고 합니다. 인민군대의 자존심이 완전히 구겨진 상황이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군 간부들은 누구나 뇌물을 받고 있고 뇌물 없이는 살 수 없는데 그들을 모두 부패한 반역자로 몰아 처형하다 보니 간부들의 사기는 땅바닥에 떨어지고 이제는 김정은에게 충성하는 것보다 각자도생으로 제 살 방법을 찾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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