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자유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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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5월 28일부터 사흘간 노르웨이에서 열린 연례 국제인권회의 오슬로 프리덤 포럼에 올해에도 탈북자들이 참여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강연하고 토론을 벌였습니다. 강철환 대표께서도 참여하셨는데요. 벌써 이번으로 10회째 개최됐습니다. 한국 내와 국외에서 북한 인권 향상과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는 여러 탈북자들이 그동안 이 오슬로 국제인권토론회에 참석해 오지 않았습니까?

강철환: 저는 오슬로 프리덤 포럼 두 번째에 메인 연사로 참석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알리고 북한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이 포럼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미국 HRF(인권재단)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매해 주요 탈북자들이 참석해 증언을 해왔고 북한인권문제는 항상 주요 쟁점으로 다뤄져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났던 지성호 대표도 프리덤 포럼에 주요 연사로 전 세계에 알려졌고 정광일 대표, 박상학 대표 등 북한인권 운동가들도 이 포럼에서 북한 인권문제 실태를 전세계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에게 알리고 또 인권문제와 북한 민주화를 향한 전략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토론해 왔습니다.

전. 마침 올해 오슬로 인권회의는 북한이 미국과 6월 정상회담을 희망하면서 양측이 벌이고 있는 실무급 고위급 회담이 분주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상황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열렸습니다. 물론 북한의 인권문제가 오슬로 프리덤 포럼에서는 그 어떤 세계 인권문제보다 큰 관심과 초점의 대상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오슬로 인권 토론회가 오직 북한 인권문제만 다루는 건 아니잖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사실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북한 문제만 다루기에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 문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독재국가들,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중남미의 문제국가들,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지역 문제 등 심각한 문제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가 독재로 회귀하는 사례들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 인권회의 시작 기자회견에서는 문제 국가의 각 대표들이 자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북한 인권 문제는 그 가운데서도 특히 세계인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북한 인권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연미씨가 발제자로 나서 자신의 북한 생활과 탈출 과정에서 겪은 인권 유린 문제를 강연했습니다. 북한에서 억압받다가 가족과 함께 탈출해 한국에 들어가 정착한 박연미씨는 유창한 영어로 자신이 경험한 참상을 생생하게 전달해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전. 이번 포럼에 참석한 탈북자 대표들이 어떤 주제로 강연하고 토론했는지 전해주시죠.

강. 앞서 언급한 박연미씨는 작년에 참석해 강연한 것과 같이 이번에도 북한인권 참상을 고발했습니다. 그밖에도 지성호씨가 참여했습니다. 지성호씨는 철도 사고로 팔, 다리를 잃고 꽃제비로 전락했던 경험을 가진 북한에서 가장 억압받는 밑바닥 사람들을 대변하는 상징이 됐습니다. 올해 초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서 전 세계에 더 잘 알려졌습니다. 장애를 입고도 정상인들도 하기 힘든 탈북과정을 거쳐왔고 대한민국에 와서도 북한주민들을 위한 인권운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성호 대표의 참담한 경험담에 감동했고 그의 활발한 북한인권 개선 활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 요덕수용소에 오랫동안 수감됐었던 경험을 토대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유린 상황을 전세계인들에게 계속해 알려왔고 지금은 북한체제의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외부의 정보를 내부로 들여보내는 중요성과 그 활동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오슬로 포럼에서도 토론을 통해 활동 내역을 설명하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대북정보 유입 활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전. 이번 프리덤 포럼에서는 인권문제 말고도 요즘 세계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북한과 미국간의 정상회담 준비 회담들이 화제가 됐었다면서요?

강. 그렇습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회담 예정이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노르웨이 현지 방송국들이 요청한 회견에서도 이 회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전문가들과 인권운동가들도 북미 회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핵심적인 관심사는 이 회담이 성공적일 수 있는지? 김정은이 과연 핵을 포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많았고 북한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가장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전. 강 대표께서 참석한 토론회에서도 미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성사될 경우 북한이 진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그 점을 가장 궁금해 했다면서요?

강. 그렇습니다. 제가 포럼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 전망한 것은 단기적 호재와 장기적 어려움 두 가지였습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유엔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타결이 필요하고 그것은 북한 정권의 장기적 생존을 위한 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에 북한은 무조건 미국으로부터 유엔제재를 완화시키는 약속을 받아내려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김정은 정권이 이번 회담을 정권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과거 김일성, 김정일도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김정은이 노리는 것은 선대 수령도 하지 못한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자기가 만난다면 그것은 역사적으로도 엄청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자신의 위대성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단기적 효과는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렵게 되는 것은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가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문제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소형화된 핵무기들을 자강도 어느 깊은 산골 터널에 감추려 할 것이고 그 비밀을 장담할 것입니다. 미국과 전 세계의 정보기관들은 이번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들을 어디로 빼돌리는지 알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만약 북한이 미국과 약속한대로 핵과 미사일 폐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토론회 참석자들에게는 어떤 해법을 설명하셨나요?

강.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는 군사적 선택안입니다. 김정은과 그 측근들만 족집게 식으로 제거하는 특수공격을 포함한 수십가지의 군사적 해결 방안입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남북한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 옵션은 남한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 한국정부는 물론 한국인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군사적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과거 루마니아의 혁명처럼 북한주민 스스로 독재권력을 무너뜨리고 민주화의 주체가 되는 방안이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외부 정보를 내부로 유입시키는 일을 대대적으로 확대시켜야 합니다. 이미 루마니아, 동독, 그리고 아프리카, 중동지역의 쟈스민 혁명을 통해 입증된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무지막지한 폭력에 억눌려 있지만 외부의 정보유입으로 정신적으로 깨어난다면 외부의 압박보다 더 효율적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북한을 자유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