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북한이 최근 잠수함탄도탄이라는 북극성 3호를 발사하고 난 뒤 로동신문을 통해 '5천 년 역사에서 이런 사변'은 처음이라면서 '방방곡곡'에서 환희와 격정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국방력 강화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께서는 요란한 이 자화자찬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강철환 대표: 북한 매체가 무려 관련 기사를 5개나 싣고 마치 SLBM이 완성된 것처럼 자축하고 나섰습니다. 이제는 공화국 압살 책동에도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무기를 지니게 됐다며 ‘적들이 어디에 있든 모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던데요,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SLBM의 실제적 성능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 그렇게 환호할 만큼 요란한 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여하튼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사실상 재래식 전력의 재배치를 포기했고 그래서 비대칭 전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핵과 미사일, 그리고 잠수함 현대화에 집중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유엔제재의 압력에 직면했고 실제적인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었는지는 모르지만, 체제의 내구성은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날로 무감각해지는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방사포를 개량해 시험발사하고 다양한 미사일 발사를 통해 그 능력을 과시해왔습니다. 하지만 한미연합사의 전력으로 이러한 위험들은 얼마든지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으므로 선제적 공격을 해도 적에게 큰 위협은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과 북한 군부는 방어하기 매우 어려운 SLBM 개발에 전력을 다해왔고 실제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전.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실제적인 성능에 의문점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실전배치 가능한 단계에 다다른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시험단계인지가 궁금합니다.
강. 사실 북한은 SLBM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에 오래 전부터 매달려 왔지만, 이들 국가는 북한과 우방임에도 이 기술을 전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상 장시간 항해를 하고 전략적 요충지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핵 잠수함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일단 북한이 SLBM을 장착해 실전 발사할 수 있는 고도의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이 되느냐의 문제입니다. 북한은 현재 중소형 잠수함 제조 기술은 확보하고 있고 소형의 경우 소형 어뢰와 전투원 침투용으로 대량 운영하고 있고 반잠수함 등을 통해 어뢰 발사용 잠수함들을 대량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뢰 발사 잠수함은 거의 자폭수준의 잠수함들이기 때문에 북한의 기술력으로도 감당할 수 있고 실제로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대형 잠수함은 우선 장거리 항해가 필요하고 오랜 잠수 시간이 필요하므로 현재 북한의 잠수함 건조기술로는 건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직 선진국 몇 개 국가만 보유하고 있는 SLBM 발사 잠수함 건조기술은 현재 북한의 수준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잠수함 기술 건조기술을 통째로 준다고 해도 건조에 필요한 첨단 소재들과 전자 장비들은 북한이 생산할 수 없으므로 모두 이들 국가에서 수입해야 할 상황입니다.
전. 미국 당국은 이번 SLBM 발사가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됐다고 하던데요, 아마도 이 잠수함 건조 기술과도 연관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잠수함탄도탄’의 진짜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척 이상의 시험용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논평을 봤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강. 그렇습니다. 북극성 3호는 그야말로 시험발사이고 잠수함의 내구성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발사에만 집중한 측면이 있습니다. 발사시험만을 위한 잠수함이 건조되고 발사 이후에는 잠수함 자체가 가동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시험발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척 이상의 시험용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전문가들 속에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전. 결국 시험발사에 성공해도 실제로 전력화에 성공하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집합된 대형 잠수함이나 핵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것이군요.
강.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험발사에 성공하더라도 실제로 전력으로 활용하려면 잠수함 자체의 건조가 필수인데 사실 지금 시점에서는 발사용 실험 잠수함이기 때문에 그 자체는 실전 배치가 불가능합니다. 엄청난 내부 충격을 견뎌야 하고 깊은 심해와 장거리 여행이 가능한 고도화된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잠수함은 현재 북한의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어떻게 하나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이런 잠수함을 구입하거나 일제 설계도와 소재들을 통째로 수입해야 만 완성도 있는 SLBM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에 잠수함탄도탄 시험발사를 했습니다. 장기 교착에 빠졌던 미국과의 협상이 드디어 열리게 된 시점에서 이런 위험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강. 저는 그 동기를 두 가지로 봅니다. 첫 번째는 한미연합군의 비대칭 전력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특히 스텔스 기능을 갖춘 한국형 전투기 F-35기는 북한에 매우 위협적인 무기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실제로 과장된 SLBM 능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북한 내부의 문제입니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북한 인민군의 능력이 과대하게 포장되어 있고 실제로 미국과 싸우면 20분 안에 괴멸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저희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런 소문은 유입된 외부 정보를 근거로 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군사력이 중국과 러시아 군사력을 합친 것 보다 월등하다는 정보들이 나돌면서 북조선이 아무리 핵과 미사일을 보유했다고 해도 미국이 일시에 북한을 공격하면 아무것도 쓸 수 없다는 공포가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부에서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대응할 수 있는 실제적 무력 수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어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선전용으로도 활용하려고 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환희와 격정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실제 북한 일반 인민들이 잠수함탄도탄 발사 성공에 ‘불덩이’처럼 열광하고 있을까요?
강. 사실 북한은 북한 주민들을 수없이 속여왔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북극성 3호는 김정은 개인의 일이지 자신들의 삶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북한 주민들이 제대로 속은 대표적인 사건은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이 활짝 열린다는 선전이었습니다.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군사력과 경제 강국이 동시에 열린다는 선전이었는데 김정일이 사망하자 흐지부지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일이 생전에 강성대국 선전을 워낙 대대적으로 해왔던 터라, 그가 죽은 다음의 별 볼일 없는 결과에,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이 명백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마음에 새기게 됐습니다. 김정은도 여러 번 민생을 챙기기에 힘을 쏟겠다고 천명했지만 기승전결 모두 핵과 미사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자신이 국방력은 선진국에 들어섰는데 경제는 너무 열악하다고 본인의 입으로 여러 번 말했고 올해의 경우 경제건설에 몰입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회생은 보이지 않고 미사일, 방사포, 그리고 SLBM까지 경제 회복에 투입해야 할 막대한 자금을 무기 개발에 탕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신문의 선전과는 달리 먹고 살기 어려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은 냉담하고 무겁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