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여성의 사회적 지위 인식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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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최근 북한당국이 조선여성동맹(여맹)을 통해 북한 여성들의 불건전한 생활 방식을 비판하고 여성 동맹이 앞장서서 이러한 상황들을 개선하도록 독려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대변한 조직은 그 구성원의 이익을 대변하기 마련인데, 북한의 여성 동맹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강철환 대표: 북한의 모든 조직은 그 조직 구성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수령의 이익과 그를 위해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기 때문에 조직 구성원에 대한 이익을 기대하기는 매우 쉽지 않습니다. 조선여성동맹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당이나 청년들을 제외한 모든 여성이 가입된 여성 동맹은 여성들의 권익을 보호하거나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아니라 수령에게 여성들의 충성심을 강요하고 통제하는 조직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북한당국은 여성 동맹을 통해서 여성들의 일탈행위들을 지적하고 그것들을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전. 불법적 행위가 있다면 법적으로 다루는 것이 원칙일 텐데 여성 동맹을 활용하는 것을 보면 불법적이라고 할 만한 일탈행위는 아닌 듯 하네요. 여하튼 북한 당국이 근절하겠다는 여성들의 일탈행위가 어떤 것인가요?

강. 지금 북한의 여성들은 과거와는 달리 자신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희생을 겪으면서 권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여성 인권은 거의 중동나라 아프칸 수준입니다.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해 여성들의 권리는 사라지고 의무만 잔뜩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북한에서 여성들이 요구하는 이혼이 늘어나고, 가정폭력에 참지 않고 저항하고 있고 외부의 정보를 접하거나 한국영화, 노래 등을 부르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남성들이 앞장섰지만, 이제는 여성들이 더 한류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성 동맹은 일부 사치하는 여성들이 외국 옷에 빠져있거나 금, 은으로 장식한 사치품들을 선호하고 문란한 성행위 등을 거리낌 없이 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또 남자들의 전유물인 술, 담배에도 손을 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상 교육을 통해서 이러한 변화를 막아보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사회주의 미풍양식에 맞지 않고 조선 여성의 고유한 품성을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전. 그렇군요. 이런 북한 여성들의 변화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강. 그런 북한 여성들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시장의 힘입니다. 배급제가 붕괴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시장이 인민들의 삶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 시장의 주체는 바로 여성들입니다. 여성들이 시장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그 가정은 생존하기 어려울 만큼 여성들의 역할이 커진 것입니다. 그래서 집안의 여성 능력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시장 통제기구인 보위성이나 보안부의 단속원들도 여성들의 집단행동이나 항의에 노출되면 더 이상 통제를 포기할 만큼 여성들은 시장 단속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한 더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통한 사회통제를 약화하고 가족을 지키는 여성들의 힘 앞에 보안원들도 속수무책 손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에 참가하지 않아도 가정경제는 여성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가축을 키우고 온갖 집안일을 통해 가정을 지키는 몫은 여성들에게 있으므로 이제 여성들은 일방적으로 당하는 삶을 살려고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전. 외부 정보유입의 영향은 없을까요?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이나 그밖의 나라에서 대북 방송도 하고 또 한국에서는 특히 한국사회상을 반영하는 드라마, 영화 그리고 남한 생활에 관한 영상물 같은 것이 북한에 유입되기도 하지 않습니까?

강. 사실 그렇습니다. 탈북자의 비율만 봐도 여성이 70%입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탈북의 길에 남성도 하지 못하는 위험을 여성들이 감수하며 감행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저항에 여성들이 남성들을 앞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실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봅니다. 사실 한국 드라마나 한국의 문화를 접할수록 북한 남자들은 불편한 진실에 다가서야 합니다. 여성들을 함부로 대하고 온갖 집안일을 여성들에게 맡겨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그런 것들은 전형적인 북한 남성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엌에서 설거지하는 것은 아예 상상조차 하지 못 하는 일이지만 이미 한국에서는 보편화한 것입니다. 북한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남성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반대로 북한 남성들이 한국 여성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높은 한국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맞는다든지, 불필요하게 친절한 모습들은 사실 북한 남자들의 의식과는 상반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북한 여성들은 능력이 있지만, 오히려 여성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비 오는 날 우산을 씌워주고 차를 탈 때 먼저 문을 열어주는 한국 남자에 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 남자들이 여성들을 막대할 때 과거에는 참았지만, 지금은 참지 않고 대드는 일이 많아지고 그래서 이혼율로 과거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 국제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위상이 개선되고 남성들과 동등하게 변화되어 온 것이 벌써 수십 년 됐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북한 체제에서는 여성들의 지위나 사회적 변화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책인 모양이군요.

강. 사실 김정은 정권 들어 권력 전면에 나타난 여인들이 있습니다. 바로 부인과 여동생, 그리고 현송월 등입니다. 나이도 어린 여성들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권력 중심에서 그것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김정은에게 관심을 받는 가족과 로열층에 국한 된 것이고 그 외에 대다수의 여성 변화는 바로 북한체제의 변화와 맞물리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허용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김정은 주변의 몇 명의 권력층에서 활약하는 여성들 때문에 북한 일반 여성들의 권리가 증진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시장을 넘어서 사회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변화를 북한 정권은 나쁜 눈으로 보며 사상 교육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 동맹이 나서서 교육하고 통제할 것을 독려하는 것을 보면 이제 더 법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그런 현상들이 만연화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은하수 악단 여성단원들에 대한 집단 처형사건이 생각납니다. 실질적인 여성들의 권리 개선이 북한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강. 그렇습니다. 20대의 여성들이 처형당했는데 사실 너무나 끔찍한 일입니다. 북한 화장터의 소장이 너무나 많은 젊은 여성들이 화장됐다는 소리를 했다가 수용소에 갇힌 적이 있을 정도로 여성들을 함부로 처형하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그 누구도 챙겨주지 않은 여성들의 인권을 스스로 개척하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북한 여성들의 인권과 권리 향상을 위해 도와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